구글 스트리트뷰, 어떻게 Wi-Fi로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했나

일반입력 :2010/08/12 17:35    수정: 2010/08/12 18:12

황치규 기자

경찰이 10일 구글코리아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인 것은 국내는 물론 외신들에서도 비중있게 다뤄졌다.

명분은 구글이 인터넷 지도 ‘스트리트 뷰(Street View)’ 서비스 준비를 위해 와이파이(Wi-Fi)망에서 불특정 사용자들이 주고받은 통신 정보를 무단 수집, 저장했다는 것이다.

서버가 미국에 있는데, 한국 지사를 압수수색한다고 얻을게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왔지만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한 압수수색은 그것만으로도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스트리트뷰는 구글이 2007년부터 제공하는 인터넷 사진 서비스로 9개 카메라가 찍은 실제 거리 모습을 360도 각도에서 볼 수 있다. 미국·유럽 등 21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지만 한국에는 아직 상륙하지 않았다.

구글은 한국형 스트리트뷰를 준비하다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고 압수수색까지 당하게 됐다. 스트리트뷰 때문에 구글이 압수수색을 당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스트리트뷰와 같은 인터넷 사진 서비스는 구글만 제공하는게 아니다. 국내의 경우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로드뷰라는 이름으로 먼저 서비스를 제공중이다.그런데도 다음이 아닌 구글만 경찰로부터 수색을 당했다. 구글은 차량을 활용한 거리 촬영 과정에서 와이파이망을 활용했고 그 과정에서 실수로(?) 개인정보까지 수집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구글은 와이파이망을 거드린 것은 보다 정확한 서비스를 위해서였다.

GPS는 오차가 존재하다보니, 와이파이 액세스포인트(AP) 위치도 활용해 정확도를 끌어올리려다가, 본의 아니게 개인정보까지 수집하게 됐다는 것이다. 다음 로드뷰는 GPS만 활용해 위치정보를 수집했기 때문에 경찰 조사를 피해갈 수 있었다.

구글이 수집한 정보는 암호화되지 않은 이메일, 동영상 다운로드, 웹브라우징과 같은 것들을 포함하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윤석찬 팀장의 블로그에 따르면 구글은 제3의 컨설팅 회사에 검증을 맡겼고 이에 대한 기술 보고서는 이미 올라와 있다. 구글은 고의가 아니라고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선 이같은 상황에 마음이 편할리가 없다. 구체적으로 어떤 정보가 얼만큼 빠져나갔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와이파이를 활용한 위치정보 수집은 구글보다는 스카이훅이라는 업체가 대표주자로 통한다.

스카이훅이 보유한 WPS(Wi-Fi Positioning System)는 와이파이 네트워크로 들어오는 무선 AP 정보를 이용해 위치를 파악하는데 있어 독보적인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애플 아이폰에도 이미 스카이훅 솔루션이 기본으로 들어가 있다. 삼성전자 바다 운영체제(OS) 기반 스마트폰인 '웨이브8500'에도 미국 스카이훅 위치추적 기술이 탑재돼 있다.

구글코리아 압수수색의 배경은 대충 이렇게 요약된다. 그렇다면 와이파이를 통한 개인정보 수집이 스트리트뷰 논란의 핵심일까?

그렇지 않은 듯 하다. 구글 스트리트뷰는 2007년 서비스를 시작할때부터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사람 얼굴이나 차량 번호판이 그대로 나오는것부터가 문제가 됐다. 구글은 얼굴이 공개되는 것에 대해서는 희미하게 처리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지만 스트리트뷰를 둘러싼 논란은 세계 각국에서 진행형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그리스 정보보호 당국이 지난해 5월 도시들에 대한 영상 촬영을 금지했고, 3개월뒤에는 스위스연방 자료보호국(FDP)도 프라이버시 보호법에 위반을 이유로 구글에 거리 영상을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스트리트뷰에 우려를 표한 국가는 독일과 스위스, 캐나다, 프랑스 등 10개국에 달하고 있다. 인권단체들도 스트리트뷰를 우려섞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모습.

미국 전자사생활정보센터(EPIC)의 법률 고문인 존 베르디는 AFP통신을 통해 스트리트뷰는 누가 특정 거리에 주차를 하는지와 같은 일시적인 정보들을 영구적인 것으로 만든다고 지적했다. 길거리를 걷는 것은 누구에게나 공개되는 것이지만 그것이 DB안에 들어가고 언제든지 접근되는 것은 프라이버시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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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올해까지 독일 20개 도시에서 스트리트뷰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나치 파시즘과 동독 공산주의 체제를 경험한 독일은 개인정보보호에 대해 매우 엄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위해 구글은 자신의 집앞이 스트리트뷰 서비스에 노출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미리 알려주면 서비스에 반영하기로 했다. 옵트아웃 방식을 적용하는 셈이다. 독일 정부도 구글이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엄격하게 모니터링하기로 하고, 필요할 경우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