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는 왜 가상화에 집요하게 집착하나

밀리면 OS 헤게모니까지 축소 불가피

일반입력 :2014/08/06 14:31    수정: 2014/08/06 14:32

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서버 가상화 시장 1위 자리에 올랐다. 2011년 1분기에 20%가 채 안되던 점유율을 단 3년 만에 41.1%로 끌어올린 결과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큰 격차로 앞서있던 VM웨어를 MS가 추격하는 모양새였던 만큼 최근 점유율 발표를 놓고 MS가 숫자를 과장해서 발표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도 존재한다. 윈도서버에 가상화 기능인 하이퍼-V가 번들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MS 가상화 점유율 발표가 실은 윈도서버 라이선스 기준이라는 소문도 시장에서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퍼블릭 클라우드가 확산되면서 가상화 기술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약해진 감도 있는데, MS는 여전히 1위라는 타이틀에 집착(?)하는 듯 하다. 이에 대해 한국MS 서버 및 개발 도구 사업부 김경윤 상무는 MS 입장에서 두려워하는건 운영체제(OS) 아래에 다른 강자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강자라 함은, 바로 가상화를 뜻한다. IT인프라에서 가상화는 서버 OS의 영향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 가상화를 다른 업체가 지배한다는건, MS가 가진 윈도 서버의 영향력이 축소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MS가 가상화 시장 넘버원에 대한 의지를 계속해서 불태우는 이유다.

2010년 전후만 해도 VM웨어가 세계 x86서버 가상화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90%를 넘었다. VM웨어 가 윈도서버를 지원하지 않는다고 해버리면 윈도서버를 팔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가상화가 OS에 대한 지배력을 갖게 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김경윤 상무는 “하드웨어와 운영체제 사이에 가상화가 들어가기 때문에 하드웨어 업체들이 MS가 아닌 VM웨어와 맞춰 일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가상화를 내주면 하드웨어 업체들에 대한 영향력도 무너질 수 있다는 얘기다. OS와 하드웨어에 대한 콘트롤 권한을 뺏기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서버 가상화 점유율을 바라보는 MS의 접근법이라는 설명이다.

세계 서버 가상화 점유율에선 VM웨어가 여전히 MS에 앞서 있다. 유독 몇몇 국가에서 MS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한국도 그 중 한 지역이다.

이에 대해 한국MS의 김우성 서버사업부 마케팅본부 부장은 “한국이 서버 가상화 도입이 늦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상화를 빨리 시작한 나라들은 아직도 VM웨어가 강하고, 가상화가 늦게 시작한 국가는 MS가 우세한 경향이 있다는 거다.

김우성 부장은 MS 하이퍼-V가 아무리 윈도서버에 번들로 포함돼 있다고 해도 VM웨어와 비교해 기술적으로 부족했을 때는 채택률이 낮았지만 최근엔 성능이 많이 향상돼 기술적 차이가 거의 없어졌다며 “윈도서버를 사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하이퍼-V가 있는데 굳이 별도의 라이선스 비용을 내고 다른 벤더의 가상화 기술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김경윤 상무도 “예전에는 가상화 프로젝트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상화를 어렵게 받아들였지만 지금은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이 아니라 윈도서버 안에 있는 하나의 기능이기 때문에 손쉽게 하이퍼바이저를 올렸다가 내렸다가 할 수 있어 사용하는 고객이 많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 대한 요구가 상당히 높다는 점도 하이퍼-V 성장을 이끈 요인 중 하나다. 김경윤상무는 “언젠가는 하이브리드를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기업 고객들이 많다”며 “하이퍼-V로 가상화된 버추얼머신(VM)을 떼다가 애저로 보낼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하이퍼-V가 ‘애저’덕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가상화 점유율은 객관성이 없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김경윤 상무는 “윈도서버 라이선스를 기준으로 집계했으면 진작에 VM웨어를 9대 1로 제쳤을 것”이라며 잘못된 의혹이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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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VM웨어와는 경쟁관계이면서도 협력관계임을 강조했다. 한국은 유난히 유닉스 시장이 강하기 때문에 X86 시장을 키워나가려면 MS와 VM웨어 둘 다 잘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 상무는 “VM웨어보다 우위를 가져가는 것이 목표이긴 하지만 그것보다 시장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질적으로 좋은 사용사례 모델을 만들어 가면서 하이브리드로 접목 시켜나가는 것이 진짜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