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진다는 생각 못했다...프로그래머들 존경"

대국 후 간담회에서 알파고 실력 인정

인터넷입력 :2016/03/09 18:12    수정: 2016/03/10 08:14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에게 패한 이세돌 9단이 스스로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대국을 앞두고 열린 두 번의 기자간담회에서 승리를 자신했던 만큼 이번 패배는 이세돌 자신에게도 충격적이었다.

그는 대국 후 "알파고가 이렇게 완벽하게 바둑을 둘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진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너무 몰랐다"며 "초반의 실패가 끝까지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알파고를 개발한 프로그래머들에게도 깊은 존경심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구글 딥마인드 총괄인 데이비드 실버, 구글 딥마인드 CEO 데미스 허사비스, 이세돌 9단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는 "전투적이고 창의적으로 게임이 진행돼 흥미진진하고 긴장감이 넘쳤다"며 "알파고가 이겨서 기쁘다"고 말했다.

알파고 개발을 주도한 데이비드 실버 딥마인드 총괄 또한 알파고의 승리에 기뻐하며 "다시 한 번 이세돌 9단에게 깊은 존경심을 표하고, 훌륭한 바둑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경기가 알파고에게도 결코 쉽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실버 총괄은 "많은 노력을 들여서 개발한 알파고인데, 기술적으로 오류나 문제 없이 대국을 끝낼 수 있게 돼서 기쁘다"는 소감을 말했다.

반면 프로기사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이날 대국 현장에서 중계를 맡은 김성룡 9단은 "같은 프로기사로서 충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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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알파고는 실수를 해도 냉정함을 유지한다"며 "프로기사가 뒀으면 거의 끝났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알파고가 큰 실수를 한 적이 있는데, 그런데도 바둑의 형세가 만만치 않았고 그것이 추후 알파고가 이길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인간처럼 바둑을 두지 않은 것이 알파고의 승리 비결이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