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3세대 클라우드를 외치는 이유

머신러닝-보안-데이터분석-관리 역량 전진배치

컴퓨팅입력 :2016/03/24 12:17    수정: 2016/03/24 13:52

황치규 기자

<샌프란시스코(미국)=황치규 기자>지난해말 VM웨어 창업자 중 한명인 다이앤 그린의 합류로 구글이 엔터프라이즈 시장, 특히 클라우드 시장에서 보다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점은 이미 예상된 시나리오였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 NEXT2016 행사에선 다이앤 그린이 이끄는 구글 클라우드 사업의 구체적인 윤곽이 공개됐다.

이미 클라우드 서비스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 나아가 앞으로 기대할 것이 더 많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구글의 다이앤 그린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선임 부사장은 GCP NEXT 2016 컨퍼런스 첫 기조연설에서 "지난해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카펙스(CapEx: 자본적 지출)으로 99억 달러 가량을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투자했다"면서 "앞으로 2년간 구글이 클라우드로 무엇을 할지 흥미로운 일들이 많이 벌어질 것이다"고 공격 행보를 예고했다.

다이앤 그린 부사장

그동안 구글은 서비스형 인프라(IaaS)와 서비스형 플랫폼(PaaS)을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로 제공해왔지만 AWS나 MS 애저에 비해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주도권 쟁탈전은 아마존과 MS의 싸움이었다. 아마존을 상대로 MS가 추격전을 벌이는 모양새였다. 구글은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서 아마존과 MS에 한참 뒤진 3위 업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대형 고객 사례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인프라 투자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내부 인프라를 구축하고 운영하면서 확보한 혁신적인 SW 노하우를 GCP를 통해 외부 기업들에게도 제공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사람 손을 덜 필요로하면서도 안전한 클라우드를 지향하고 있다.[관련기사: 클라우드 맹주 다툼에 구글도 가세]

클라우드 업체를 선택할 때는 10년을 함께 할 수 있는 서비스 회사를 선택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구글 클라우드의 미래를 보다 주목해 달라는 얘기였다

구글이 이번 행사에서 던진 키워드는 3세대 클라우드다. 3세대 클라우드는 머신러닝&데이터 분석, 보안, 관리의 편의성에 기반한다. 현재는 데이터 분석이, 미래는 머신러닝이 구글 클라우드의 차별화 포인트로 강조됐다. 이를 기반으로 구글은 클라우드 서비스의 대명사로 통하는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압박하려 하는 듯 하다.

■클라우드와 머신러닝의 결합 관심집중

구글 머신러닝 시스템은 알파고의 유명세를 등에 업고 이번 컨퍼런스 현장 곳곳에서 사용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구글은 머신러닝은 IT의 미래이며, 클라우드 사업에서도 경쟁사와 차별화 할 수 있는 요충지라는 점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구글은 이번 GCP NEXT2016에서 지난해 오픈소스로 공개한 머신러닝 프레임워크인 텐서플로에 기반한 클라우드 머신러닝 서비스도 발표했다. 구글에 따르면 클라우드 머신러닝은 데이터 통합에서부터 예측에 이르는 과정을 아우르며 짦은 시간안에 정확도 높은 대용량 머신러닝 모델을 쉽게 구축할 수 있게 해준다. 이동성 및 확장성도 뛰어나다. 다양한 데이터 포맷을 지원하며 다른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제품(구글 데이터플로, 빅쿼리, 클라우드 데이터프로크, 구글 클라우드 스토리지, 클라우드 데이터랩)과도 호환된다.

구글은 "자체 트레이닝 데이터를 통해 쉽게 예측 분석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면서 "예를 들어, 회귀 모델을 사용해 값을 예측하는 금융 서비스 앱이나 이미지 분류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클라우드 번역 API 및 클라우드 비전 API에 더해 이번 GCP NEXT 2016에서 클라우드 스피치 API를 알파 버전으로 공개했다. 이를 통해 구글은 보고, 듣고 번역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는 완전한 API 조합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회사측에 따르면 사용자는 구글 클라우드 스피치 API를 통해 구글 앱에 담긴 음성 검색 및 구글 키보드 음성 입력을 지원하는 고급 신경망 기술을 모든 애플리케이션에서 똑같이 이용할 수 있다. 기존에 개발자들이 크롬 및 안드로이드에서 음성 인식 기능을 구축하는 데 사용하던 기술이 이제는 모든 애플리케이션에서 실시간 스트리밍 또는 순차적인 배치 모드로 이용 가능해졌다.

구글의 그렉 드미쉴리 클라우드 플랫폼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디렉터는 "좋은 머신러닝 시스템은 얼마나 데이터를 입력해 훈련시키느냐가 핵심"이라며 "다른 클라우드에서 제공하는 머신러닝 시스템은 한계가 많지만 구글 머신러닝 시스템은 제한이 없다"고 말했다. 더 많은 데이터가 들어가면 정확한 결과를 뽑아낼 수 없는 만큼, 한계가 없는 구글 머신러닝 시스템을 활용해 보다 대규모의 모델링을 구현할 수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클라우드 보안과 관련해서는 구글은 상처가 났을 때 단순히 알코올을 뿌리거나 밴드 붙이는 것보다 제대로 항체를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듯, 클라우드 보안도 그런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음을 부각했다. 네트워크만 보호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스템을 처음부터 끝까지 망리해 보호, 내성을 키워주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스포티파이를 유혹한 데이터 분석도 무기

데이터 저장 및 분석도 구글이 내세운 클라우드 경쟁력 중 하나다 .

구글에 따르면 베스트바이, 디즈니 컨슈머 프로덕트 & 인터랙티브 미디어, 도미노 피자, FIS 글로벌, 스포티파이, 메이시스, 포켓 젬, 윅스, 어토믹 픽션, JDA, 하이네켄 등 많은 기업이 혁신을 지속하기 위해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을 채택했다. 이중 전세계적으로 7천500만명이 넘는 사용자를 가진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는 핵심 인프라를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케이스다.

이번 GCP NEXT2016 무대에 선 스포티파이 CTO는 "매달 플레이 리스트를 업데이트할 때 사용자들을 이해하고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을 도입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데이터 플랫폼"이라고 전했다.

구글은 이번 행사에서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빅데이터 분석을 합리적인 가격에 쉽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들도 공개했다. 보고 및 데이터 시각화 제품인 구글 데이터 스튜디오 360도 최근 내놨다. 데이터 스튜디오는 모든 분석 워크플로를 하나의 도구에 통합한 제품으로, 사용자는 구글 애널리틱스, 구글 빅쿼리, 구글 스프레드시트 등 다양한 곳에 있는 데이터세트를 확인, 변환, 공유할 수 있다.

구글은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시장 진입을 위해 클라우드 환경 관리 역량도 강조한다. 차세대 경량 가상화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컨테이너 분야에서 리더십을 확대하려는 것도 경쟁사 대비 사용과 관리가 편리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행보다. 컨테이너는 이번 컨퍼런스 내내 구글로부터 3세대 클라우드의 핵심 대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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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이번 컨퍼런스에서 AWS와 GCP에 걸쳐 통합된 모니터링 환경을 제공하는 스택드라이버를 공개했다. 공개된 제품은 2014년 5월 구글이 인수한 스택드라이버 솔루션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현재 베타 버전으로 사용 가능하다. AWS 외에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및 VM웨어, 오픈스택 등 다른 클라우드 환경도 향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기존 IT인프라를 클라우드 환경으로 쉽게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구글이 관리 측면에서 강조한 포인트다. 기업들이 기존 워크로드를 클라우드 환경으로 옮길 수 있도록 돕기 위해 PWC 등 역량 있는 파트너들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구글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