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각축전...콘텐츠 차별화로 승부본다

푹-CJ E&M 대결구도에 옥수수 가세...치열한 경쟁 예고

방송/통신입력 :2017/02/21 17:27

넷플릭스가 불을 지핀 국내 인터넷 동영상(OTT) 시장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지상파 콘텐츠로 무장한 푹과 CJ E&M의 티빙이 콘텐츠 경쟁력을 무기로 가입자를 확보 하고 있는 가운데, SK브로드밴드가 미디어기업으로 변모하며 콘텐츠 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OTT 사업자들이 각자에게만 있는 콘텐츠로 차별화해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 자체 콘텐츠로 티빙과 푹은 '각자도생' 길 간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드라마 도깨비가 방영된 후 티빙 사용이 급증했다. 앱 분석 업체인 와이즈앱은 이를 드라마 '도깨비 효과'라고 분석했다. 도깨비가 방송된 금요일 오후에는 19만명 이상이 이 앱을 이용했고, 주간 사용자는 역대 최대인 41만 명을 기록했다. 도깨비 방송 이전의 티빙 주간 사용자가 10만명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장이다.

티빙은 도깨비 첫 방송 직전에 실시간TV 무료화를 선언했다. 그 후 방문자 수는 177% 증가했고, 신규 회원도 40만명 늘었다. 실시간 TV 무료화로 OTT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은 자체 킬러콘텐츠를 만나 성공했다고 보여진다.

올해 CJ E&M은 콘텐츠에 4천500억원을 투자한다. CJ E&M의 콘텐츠 투자는 티빙 확장으로도 볼 수 있다. 킬러 콘텐츠가 많을수록 티빙을 찾는 소비자들은 늘어나며, 이는 광고와 VOD 수익 성장으로도 이어진다.

티빙의 글로벌시장 진출도 계획돼 있다. CJ E&M 관계자는 "올해 1분기부터는 티빙이 해외 진출을 준비할 계획"이라며 "태국과 베트남 등을 시작으로 3분기에는 미주나 신규지역에 글로벌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사진=티빙)

지상파 콘텐츠로 중무장한 푹도 각자도생의 길을 택했다. 최근 지상파가 모바일IPTV에 지상파 다시보기(VOD) 공급을 중단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푹의 경쟁력이 더 강화할 거라고 내다보고 있다.

푹은 지상파 콘텐츠와 해외 드라마나 키즈, 다큐멘터리 등을 VOD로 제공하는 유료 플랫폼이다. 푹은 2월 기준으로 53만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앞으로 TV나 셋톱박스 선탑재 등 제휴 마케팅을 통해 가입자를 늘릴 예정이다.

푹 관계자는 "유료 가입자 100만 명 정도가 되면 안정적인 매출 구조가 형성돼 좀 더 적극적인 투자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상파 UHD 방송이 되면 UHD 화질로 VOD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푹)

■ 옥수수, 올해 전환점 맞이할 듯

SK브로드밴드 OTT 서비스인 옥수수는 이미 SK텔레콤 가입자와 SK브로드밴드 IPTV인 Btv 가입자를 기반으로 사용자 확보에는 성공했다. 일반 가입자는 월 3천원을 내야 하지만, Btv 가입자는 2천원을, SK텔레콤이 4만원 이상 요금제를 쓰는 가입자는 무료다.

문제는 가입자가 아닌 콘텐츠다. OTT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국내에서 차별화된 콘텐츠로 가입자와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것은 중요하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또한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콘텐츠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내부에서도 SK브로드밴드가 미디어 기업으로 변신을 위해선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옥수수는 올해를 기점으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SK브로드밴드는 옥수수를 통해 지난해 웹드라마나 웹예능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일부 마니아층도 형성했지만, 기억에 남을 만한 작품은 없었다. 때문에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새롭고 참신한 콘텐츠 제작을 통해 가입자들의 이목을 끌어야는 미션도 생겼다.

(사진=옥수수)

업계에서도 올해 SK브로드밴드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의 가세로 OTT 시장이 더 활성화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지난해 SK브로드밴드가 선보인 자체 콘텐츠는 10편이며, 올해 목표는 20편이다. 최근 이 회사는 조직도 개편했다. 김종원 상무가 이끄는 모바일사업본부 외에도 모바일 개발본부가 신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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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관련 조직도 늘리고 콘텐츠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라며 "OTT 플랫폼을 키우기 위해서는 자체 콘텐츠를 통해 강력한 팬층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는 "OTT 시장은 유료방송시장과 달리 약정이나 결합상품이 없어 해지도 쉽고 콘텐츠에 따라 유료가입자의 가입이나 탈퇴가 반복되는 등 기복이 심하다"며 "킬러 콘텐츠 공급을 통해 가입자 유치와 안정화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