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도 관심…이음새 없는 USB-C 만든 토종 中企

10Gbps 전송속도에 100W 출력 만족…USB 3.1 확산일로

홈&모바일입력 :2017/02/21 17:09

정현정 기자

국내 중소기업이 세계 최초로 10Gbps 전송속도와 100와트(W) 전력 공급이 가능하도록 규정한 USB 3.1 표준을 충족시키는 USB 타입C(USB-C) 커넥터를 자체 브랜드로 선보였다.

엠에스텍(대표 나연주)은 오는 28일 USB-C 액세서리 브랜드 '나우(NOW)'를 론칭한다고 밝혔다. 구미에 본사를 둔 엠에스텍은 LG전자 금형사업부 출신 임직원들이 분사해 설립한 초정밀 전자부품 제조 업체다.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등이 주요 고객사다.

‘나우’ 브랜드로 내놓는 첫 제품인 USB-C 케이블은 디자인부터 눈길을 끈다. 현재까지 출시된 USB-C 케이블이 메탈 소재를 구부려서 이어 만든 절곡형이었다면, 엠에스텍의 신제품은 이음새가 없는 매끈한 일체형 디자인이 특징이다.

엠에스텍은 고강도 스테인리스 소재를 딥드로잉 기법을 통해 일체형으로 만들었다. 그 동안 이 소재로는 일체형 가공은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었다. 하지만 엠에스텍은 2년 6개월 간의 개발 끝에 일체형 가공에 성공했다. 케이블의 핵심인 쉘(shell)을 만드는데만 28개 공정을 거치고, 관련 특허도 7개를 보유하고 있다.

엠에스텍이 일체형 디자인에 주목한 것은 차세대 USB 표준 규격인 USB 3.1의 10Gbps 전송속도와 100W 출력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안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전력 누수를 없애는 것이 핵심 과제였기 때문이다. 케이블 쉘을 일체형으로 만들면 전력 저항과 충돌이 적어지고 전력 손실도 30% 정도 줄일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또 전송속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양쪽 케이블에 IC칩을 탑재하고 포트 표면을 24K 금 도금 처리해 전기전도율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엠에스텍이 오는 28일 출시하는 USB 타입C(USB-C) 커넥터 케이블 브랜드 '나우(NOW)' (사진=엠에스텍)

지난해에는 애플이 맥북에 USB-C 포트 탑재를 앞두고 SOS를 요청하기도 했다. 앞서 일본, 중국, 대만 등 업체에 개발을 의뢰했지만 관련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자 딥드로잉 전문 업체인 엠에스텍에 개발 검토를 의뢰했다는 설명이다.

USB 시행자 포럼(USB IF)에서 규정한 차세대 USB 3.1 규격은 기존 USB와 달리 데이터 송수신과 충전, 동영상 및 음성 출력을 하나의 케이블로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USB 3.1의 최대 전송속도는 10Gbps, 출력은 100W로 기존 USB 3.0(USB 3.1 Gen1)의 5Gbps와 10W 대비 전송속도는 2배, 출력은 10배 가량 차이가 난다. 별도 전원케이블이 필요했던 모니터, 외장하드, 노트북 등 전력 사용량이 100W 미만인 기기를 별도 전원 없이 USB로만 연결해 전원 공급이 가능하다.

또 USB 3.1 규격을 충족시키는 USB-C 단자는 현재의 USB 포트보다 크기가 3분의 1 가량 작고 위아래 구분이 없는 리버서블 디자인을 채택해 충전할 때 단자 모양을 확인하고 방향을 찾는 불편이 사라지게 된다.

이에 따라 USB-C 커넥터를 채택하는 기기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구글이 넥서스 시리즈 스마트폰에 처음 탑재한 이후 국내에서는 지난해 LG전자가 'G5'에 처음으로 USB-C 커넥터를 적용했다. 삼성전자도 지금은 단종된 '갤럭시노트7'에 USB-C 커넥터를 첫 적용했으며, 이르면 내달 공개하는 신제품 갤럭시S8에도 USB-C 단자가 적용될 전망이다.

애플은 신형 맥북 프로 제품에 USB-C 포트 4개만을 탑재했다. 화면 출력, 배터리 충전, 데이터 전송까지 모두 이 포트를 통해 이뤄진다.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올웨이즈9 노트북에 USB-C 포트를 탑재해 어댑터 없이 USB 만으로 보조배터리팩을 통해 충전이 가능하다는 점을 집중 홍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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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올해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제외하고도 최소 600여종의 기기가 USB-C 커넥터를 채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향후 안정성이 중요한 의료기기나 TV, 차량 등 분야에도 USB-C 채택이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엠에스텍 관계자는 "USB-C 3.1 규격은 최소 10Gbps 이상 전송속도와 100W 출력이라는 기준에 부합해야하지만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USB-C 제품들은 이에 상응하는 사양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면서 "나우는 2년 6개월의 개발 기간동안 수차례 실패와 위기 속에서도 연구개발을 통해 일궈낸 결과물로 현재 많은 회사들이 USB 3.1 규격의 USB-C 개발에 도전하고 있지만 외관 품질 만족도 및 양산성을 확보한 회사는 엠에스텍이 유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