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통번역 앱 써보니…“쓸 만하네”

번역보다 통역 우수…머신러닝 덕분에 큰 진전

방송/통신입력 :2017/03/06 14:01    수정: 2017/03/07 11:09

정부가 오는 2018년 평창올림픽을 ‘언어장벽 없는 올림픽’을 만들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대표적인 앱으로 지니톡과 파파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행 중 꼭 필요한 회화 사전이나 앱을 설치했지만 스마트폰과 인공지능(AI), 그리고 빅데이터 기술이 합쳐져 실시간 자동통번역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통번역 시스템은 AI 기술이 접목되면서 기존 시스템의 한계를 상당 부분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통번역시스템은 각각의 단어 뜻을 모아 문장을 만드는 구조로 돼 있어 엉뚱한 번역 결과를 내놓거나 문법에 맞지 않는 문장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특히 음성인식기술과 머신러닝 기술 덕분에 스스로 학습할 수 있게 된 점 역시 통번역시스템 성능 향상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 인공지능 기술, 자동통번역 시대 열어

실제, 한글과컴퓨터가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와 공동개발한 ‘지니톡’은 단어가 아니라 문장 전체의 문맥과 어순을 고려한 통번역 서비스를 내놨다. 이 같은 서비스가 가능했던 것은 언어와 어순, 의미를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 기술이 적용된 덕분이었다.

또 최근 유명세를 타고 있는 네이버의 ‘파파고’ 역시 음성 인식합성과 기계 번역, 문자 인식 등에 인공지능 기술력이 융합된 결과물이다.

특히 지니톡은 오는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4만명에 이르는 선수단 등의 통번역사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희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지난 브라질 올림픽 때 자원봉사자가 5만명이었는데 영어를 하지 못하는 이들이 대다수였고 언어소통이 문제로 제기됐다”며 “평창올림픽에서는 지니톡이 이 같은 문제를 말끔히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도 “평창올림픽이 지니톡을 통해 처음으로 언어장벽 없는 올림픽이 될 것”이라며 “향후 전략 상품으로 수출되도록 만들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 통역서비스 ‘우수’

지니톡과 파파고를 테스트한 결과 통역서비스는 상당히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다. 반면 번역서비스는 아직까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과거 여행객들이 즐겨 썼던 글로벌회화 앱에서 자주 사용할 만한 문장들을 선택해 읽은 후 지니톡과 파파고에서 얼마나 정확하게 인식하고 통역을 하는 지 테스트했다.

‘이 집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뭐예요?’, ‘비행기를 놓쳤어요. 다음 항공편에 좌석이 있나요?’,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어디에요?’ 등 세 가지 문장이었다.

테스트 결과 음성인식률은 100% 정확했고 통역 내용도 만족할만 했다. 다만 두 번째 문장에서 ‘있어요?’란 의문문을 평문으로 인식해 ‘있나요?’라고 바꿔 읽어야 맞는 번역 결과를 내놓았다.

하지만 텍스트를 입력하고 번역된 내용은 음성인식 때와는 부자연스러운 결과물을 내놓았다. 뉴욕타임스 기사와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Mobile World Congress' 홈페이지에서 일부 내용을 복사해 번역을 했지만 해석이 자연스럽지 못했다.

반대로, 영어로 말한 후 인식률과 통역 결과를 살펴봤다. 단어의 인식률은 꽤 정확했으나 문장으로 말 할 때는 상대적으로 통역 내용의 정확도가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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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음성인식이 아닌 텍스트를 입력했을 때보다는 자연스러운 결과였지만 일부 단어의해석이 누락되거나 불필요한 단어를 해석했다. 문맥은 전반적으로 정확하게 해석했지만 한글표현이 되지 않을 때는 부정확했다. 굳이 정확도를 언급한다면 70~80% 수준이었다.

또 소위 ‘국어책’ 발음에 대한 인식은 낮은 반면 ‘원어민 발음’에 가까워야만 높은 인식률을 나타낸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