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아이오닉 부르고, 차 안에서 거실등 켠다"

현대차, 원격제어 '홈투카·카투홈 서비스' 선봬...상용화 눈앞

카테크입력 :2017/03/30 17:15    수정: 2017/03/30 17:29

정기수 기자

(경기 고양=정기수기자)#한 여름에 비지땀을 흘리며 주차된 자동차로 걸어가 시동을 걸지 않아도 된다. 집에서 음성으로 자동차의 시동을 걸고 에어컨을 켠 뒤 원하는 위치로 부를 수 있다. 반대 경우도 마찬가지다. 집에 도착하기 전에 거실의 냉난방 장치를 켜고 실내 온도를 조절해 놓거나 조명을 켜고 음악도 틀어놓을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30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7 서울모터쇼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음성인식 기기에 말을 걸어 자율주행차의 위치를 확인하고, 차량을 원격으로 제어하는 '홈투카(Home to Car)' 연동 기술을 선보였다.

실제 이날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이 행사 무대 중앙에 자리잡은 KT의 인공지능(AI) 스피커 '기가니지'에게 "지금 어디지"라고 묻자, 무대 뒷 편에 위치한 아이오닉 자율주행차가 "일산 킨텍스입니다"라고 여성의 목소리로 답했다. 양 부회장이 재차 "아이오닉을 메인 스테이지로 보내줘"라고 주문하자, 무대 뒷 편에서 황승호 부사장(차량지능화사업부장)을 태운 아이오닉 자율주행차가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현대차 차량지능화사업부장 황승호 부사장이 아이오닉 자율주행차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현대차)

무대 중앙으로 등장하는 동안 표지판이 나타나는 돌발상황이 일어나자, 라이다 센서를 통해 장애물을 감지하고 스스로 멈췄다. 장애물이 사라지자 다시 이동하며, 주변 사물과 부딪히지 않고 무대 중앙에 정확히 정지했다. 차량의 운전대에는 황 부사장의 손이 올라가 있지 않은 상태의 자율주행이었다.

이날 시연에 사용된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가전전시회) 당시 실제 도로에서 주·야간 자율주행을 성공적으로 해냈던 모델이다. 아이오닉 자율주행차 모델은 외관상 양산형 모델과 큰 차이가 없지만 차량 곳곳에 숨어 있는 최첨단 센서 및 기술을 통해 복잡한 도심 속에서의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실내에서도 정확하게 위치를 파악하는 위치 추적 기능을 이용해 원하는 위치에 멈춘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집안을 포함해 외부 생활공간에서 스마트폰 음성 인식 서비스를 통해 차를 원격 제어하는 홈투카(Home to Car)가 가능해 진다. 현대차는 홈투카 서비스는 내년 국내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이와 반대로 자동차에서 외부 생활공간을 제어하는 '카투홈(Car to home)'은 오는 2019년 제공할 계획이다. 실제 이날 무대 중앙 차량 내부에서 디스플레이 제어를 통해 전시관 오른 편 구석에 마련된 '스마트하우스'의 조명과 음향 기기를 켜는 시연도 펼쳐졌다.

현대차는 이처럼 카투홈, 홈투카 등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커넥티드카 기술을 앞세워 '카 투 라이프(Car to Life)' 시대를 선도한다는 포부다. 커넥티드카는 차량 제어, 인공지능, 네트워크, 보안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적용돼 자동차에서 가정, 사무실, 도시까지 하나로 연결돼 차와 사람이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차량을 말한다.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은 "자동차와 정보통신 기술 간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며 "현대차는 커넥티드카 기술을 선도해 초연결 지능형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하고 변화하는 세상의 중심에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홈투카-카투홈 서비스 부스(사진=지디넷코리아)

현대차는 이날 자체적으로 개발 중인 '커넥티드카 서비스 플랫폼(ccSP)'를 소개하기도 했다. 차량과 스마트기기, 교통 인프라 등을 하나로 연결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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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승호 부사장은 "현대차는 수년 전부터 카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하고, 차에서 생성되는 데이터의 신속한 가공 및 처리를 담당할 독자 운영 체계(ccOS)를 개발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글로벌 빅데이터 센터를 설립해 커넥티드카 분야에서 빠르게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네트워크, 보안, 통신, IoT(사물인터넷) 등 관련 여러 분야의 다양한 글로벌 리딩 업체들과 전략적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현대차의 커넥티드카 기술 개발 현황에 대해 소개했다.

현대차는 이날 커넥티드카의 4가지 서비스 방향성도 최초로 공개했다. 이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차량의 운행상태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원격 진단·수정하는 '선제적 안전(Proactive Caring)' ▲차가 스스로 업그레이드하고, 사용 패턴 분석에 기반한 개인화 서비스를 고객의 모든 생활 반경에 반영하는 '지속 발전하는 편리함(Smart Convenience)' ▲도로 사정, 주행 패턴, 정비 데이터 등 다양한 정보를 활용해 주행가능거리를 예측하거나 경제적 삶에 기여하는 '이용 및 관리 비용의 절감(Cost Saving Enabler)' ▲차량 충전 시 자동 결제, 차량 진단과 소프트웨어가 업데이트되는 등 사용자의 시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연결을 통한 시간 효율성 증대(Connected Efficiency)'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