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약점 메운 국산 암호화 화폐, 통할까

보스코인, 초당 거래건수 대폭 확대…글로벌 ICO 진행

컴퓨팅입력 :2017/05/02 15:48

손경호 기자

국내 기술력으로 개발된 새로운 암호화 화폐 '보스코인(BOScoin)'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참여자를 모집한다.

주식 시장에 상장하는 기업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자들을 모으듯 보스코인은 5월10일부터 한 달 간 'ICO(Initial Coin Offering)'를 진행하면서 주식 대신 비트코인을 기부할 참여자들을 모은다. 해당 프로젝트가 성공하거나 널리 활용되면 그만큼 참여자들이 지분을 되팔아 수익을 얻거나 해당 생태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는 식이다.

2일 국내 암호화 화폐 개발사인 블록체인OS는 서울 역삼동 디캠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박창기 블록체인OS 이사회 의장은 "비트코인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1초에 7건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데 그치고, 스마트컨트랙트를 제공하는 이더리움은 초당 거래 건수가 25건이며, 개발자들만 알아들을 수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쓰고 있어 접근하기가 어려웠다"며 "보스코인은 초당 1천건 거래를 처리하면서도 트러스트컨트랙트라는 방식을 활용해 일반 사람들도 쉽게 (블록체인에) 계약을 써서 확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스코인, 초당 1천건 거래…비개발자도 계약서 작성 지원

그동안 전 세계 암호화 화폐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비트코인은 초당 거래 건수가 몇 건에 불과하다는 점이 가장 큰 약점으로 지목됐다. '스마트컨트랙트(스마트계약)'라는 개념을 내세운 이더리움은 '이더'라는 암호화 화폐 안에 일정한 조건을 가진 온라인 계약서를 만들어 중간 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고 블록체인 상에 기록하는 방법으로 사용자들 간 각종 계약을 쉽고 빠르고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다. 이를 테면 당사자들 간에 부동산 계약서, 중고차 매매 계약서, 보험 계약서 등을 종이문서 없이 최소한의 수수료만 내고 작성할 수 있도록 한다. 문제는 계약에 대한 내용이 개발자들만 알아들을 수 있는 어려운 프로그래밍 언어를 써서 일반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반면 보스코인은 이런 단점을 보완했다고 박 의장은 강조했다. 신용카드 결제가 이뤄지는 것과 비슷하게 초당 평균 1천건 거래를 처리할 수 있으며, 트러스트컨트랙트라는 방식을 활용해 프로그래밍 언어를 모르는 사람들이라도 각종 계약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 에어비앤비 같은 서비스 만들어 보니…

블록체인OS 최예준 최고기술책임자(CTO)에 따르면 보스코인의 가장 큰 차별점은 자체 개발한 트러스트컨트랙트를 내세웠다.

이를테면 자신의 집을 짧은 기간 동안 임대해 주고 사용료를 받는 에어비앤비의 비즈니스 로직을 중앙집중화된 서버 없이 트러스트컨트랙트를 통해 손쉽게 구현할 수 있다.

최 CTO가 진행한 데모에 따르면 에어비앤비와 같은 모델을 만들기 위해 우선 트러스트컨트랙트 대시보드에서 보스코인과 연동되는 전용 암호화 화폐를 만든다. 이를 두고 헬로코인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헬로코인은 각종 임대인-임차인 사이 계약을 담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 뒤에는 임차인과 임대인을 정의하고, 이들 간 계약기간 등 내용을 트러스트컨트랙트에 프로그래밍한다. 이더리움에 쓰이는 스마트컨트랙트와 달리 복잡하고 어려운 프로그래밍 언어를 모르더라도 기본적인 계약 내용을 명시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트러스트컨트랙트에는 웹온톨로지 언어(OWL)와 단순선언 언어(SDL)가 활용했다. 웹 상에서 부동산 계약서 등 각종 계약에 필요한 용어를 분야별로 정리해 놓은 뒤 트러스트컨트랙트 상에 빠짐없이 입력해 놓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와 함께 추론엔진을 통해 트러스트컨트랙트에 작성한 계약 내용에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해 주는 과정을 거친다.

간단한 데모 과정에서는 에어비앤비와 유사한 방식의 부동산 임대 서비스를 위한 온라인 계약서를 만들어 거래할 수 있는 비즈니스 로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10줄의 코드만 쓰면 됐다. 사용자는 기존 프로그래밍 언어에서 쓰이는 것이 아니라 각종 계약 관련 사항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만 입력하면 된다.

최 CTO는 "트러스트컨트랙트에는 컴퓨터가 알아야하는 정보를 숨기고, 사람이 알아야하는 정보만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계약이 일반화 되면 변호사, 변리사, 여러 분야 비즈니스맨들이 개발자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서도 온라인에서 쉽게 계약서를 만들어 고객들과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 전문 개발자를 채용하지 않고서도 트러스트컨트랙트를 통해 인터넷을 활용한 비즈니스를 가능케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당사자들 간에 직접 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에 중간 수수료가 거의 없는 수준으로까지 낮출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보스코인을 비교한 표.(자료=블록체인OS)

박 의장은 "전 세계 인구를 70억명이라고 한다면 이 중 0.1%인 700만명 정도만 암호화 화폐를 사용하고 있다"며 "처음 등장한 지 8년 반이 지났는데 사용자들이 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초기 젊은 해커나 엔지니어들이 만들다 보니 누구나 쉽고 빠르게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컨트랙트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트러스트컨트랙트를 활용하는 보스코인이 이런 어려움을 해결해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5년 내 1억 사용자 확보, 글로벌 암호화 화폐 거듭날 것"

기존 IBM 등이 참여하고 있는 하이퍼렛저 프로젝트, 글로벌 금융사들이 참여 중인 R3CEV 컨소시엄 등과 보스코인은 뭐가 다를까?

최 CTO는 "IBM이나 R3CEV 등 컨소시엄은 대기업이나 은행 등 대규모 조직을 가진 곳의 내부에서만 쓰이는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술이라면 우리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과 경쟁하는 퍼블릭 블록체인"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보스코인에 적용된 트러스트컨트랙트를 적용해 전 세계 유명인들의 인기순위에 암호화 화폐를 투자할 수 있는 스타닥과 함께 구성원들 간에 온라인에서 신뢰할 수 있는 집단의사결정을 진행할 수 있는 델리크라시를 이달 중 서비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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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는 이달 상대적으로 암호화 화폐 관련 법제도가 잘 정비돼 있는 스위스 주크 지역에 보스 플랫폼 파운데이션이라는 글로벌 법인을 설립한데 이어 5년 내 1억명 사용자를 확보해 시가총액 10억달러 규모 전 세계 5위권 암호화 화폐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보스코인에 대한 보다 상세한 내용은 이 회사가 공개한 백서, 기술백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