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은 어떻게 피자배달업 바꿨나

유통입력 :2017/06/29 11:10

손경호 기자

국집, 치킨집 만큼이나 피자배달전문점도 흔하게 맛 볼 수 있는 배달음식이다.

국내서는 아직 피자배달 시간이 오래 걸린다거나 하는 부분에 대해 불편함이 없지만 도시 규모가 큰 미국에서는 다른 모양이다.

피자배달업계에서 일명 '분산 피자 배달 모델'을 꿈꾸는 스타트업 주메 피자는 최근 피자의 반죽을 얇게 펴는 작업까지 로봇으로 대체했다. 굳이 사람 손을 빌리지 않으려는 이유는 뭘까?

이 회사는 최근 '도우봇'이라는 로봇을 개발했다. 피자 도우를 얇게 펴는 작업에서 사람을 대신한다. 이 로봇은 피자를 만드는 시간을 36초 간 줄인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피자를 굽는 오븐을 탑재한 주메 피자의 트럭.

1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을 줄이는게 중요한 이유는 이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 때문이다.

일반 피자배달전문점은 도시 곳곳에 오프라인 매장이 있고, 이곳에서 주문 받은 피자를 만들어 배달한다. 문제는 도시가 넓을수록 정확하게 수요를 예측해 각각 매장이 골고루 매출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주메는 도시 곳곳에 오프라인 매장을 두는 대신 도시 전체를 하나의 피자배달대상으로 놓고 이를 하나의 허브를 관리한다는 구상이다.

적은 수의 오프라인 매장을 두는 대신 도로를 주행하면서 피자를 만드는 오븐을 탑재한 트럭, 배달용 스쿠터를 동시에 활용한다. 이런 방법으로 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수요가 많은 곳에 오븐을 탑재한 트럭을 배치해 그곳에서 피자를 만들어 곳곳에 배달해준다.

이를 통해 더 빠르게 수요 변화를 예측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전통적인 피자배달회사의 경우 새로운 곳을 개척하려면 먼저 수요를 파악해야한다. 그러나 대부분 이러한 회사들 중 언제 피자 수요가 급격히 늘거나 반대로 급감하는지를 파악해 도시 내 지역마다 피자를 만드는 양을 유동적으로 조절하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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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주메는 수요가 많은 곳에서 피자를 만들어 배달하는 유통망 자체를 재배치시킨다. 도로를 달리는 트럭이 피자를 만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관건은 피자를 만드는 시간을 단축시켜야 이런 모델이 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도우봇이 아낀 36초는 분산 피자 배달 모델을 목표로 하는 이 스타트업에게는 가장 중요한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