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AI 스피커 '웨이브' 직접 써보니…

손경호 기자2017.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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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감상은 기본...생활 정보 듣기 쏠쏠하네

"샐리야, 너는 뭘 할 수 있니?"


"음성으로 음악을 재생하거나 날씨와 같은 다양한 생활정보 안내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날씨 도움말 알려줘 또는 알람 도움말 알려줘라고 말씀하시면 요청하신 기능에 도움말을 드립니다."


"더 많은 이용 가이드는 네이버-클로바앱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 라인주식회사가 지난달 체험판으로 선보인 인공지능(AI) 스피커 '웨이브'가 예약 시작 5일만에 모두 판매된데 이어 국내서는 네이버뮤직 1년 이용권을 구매하면 주어지는 테스트용 웨이브가 35분만에 소진됐다.

일본과 달리 국내서는 이미 KT 기가지니, SK텔레콤 누구와 같은 AI 스피커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네이버가 하면 뭔가 다르겠지'라는 기대감과 호기심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검색포털 서비스로 시작해 모바일을 넘어 AI가 일상에 스며드는 생활환경지능 세상을 꿈꾸는 네이버에게 웨이브는 어떤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일까?

직접 '샐리(웨이브의 기본 호출명)'와 여러가지 대화를 나눠보면서 웨이브의 가능성을 확인해봤다.

■네이버-클로바가 낳은 웨이브

웨이브는 네이버와 라인주식회사가 공동으로 개발한 AI 플랫폼인 클로바의 여러 기능들을 가정용 스피커에서 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때문에 국내 사용자들은 현재 베타서비스 중인 네이버-클로바앱을 반드시 설치해야만 한다. 일정관리, 음악재생, 알람설정, 기기위치 정보 파악, 호출명 변경, 리모컨 설정, 단축버튼 설정 등 항목이 모두 앱을 통해 지원된다.

와이파이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에서 스마트폰에 클로바앱을 받아 네이버ID로 로그인한 다음, 웨이브 전원을 켜면 기본적인 준비가 끝난다.


웨이브와 관련된 각종 설정. 네이버-클로바앱을 설치한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연결, 와이파이를 통한 인터넷 연결, 위치정보 공유 등이 필요하다. 웨이브와 관련된 각종 설정. 네이버-클로바앱을 설치한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연결, 와이파이를 통한 인터넷 연결, 위치정보 공유 등이 필요하다.
네이버-클로바앱에서 웨이브를 블루투스로 스마트폰과 연결하는 모습. 네이버-클로바앱에서 웨이브를 블루투스로 스마트폰과 연결하는 모습.

그 뒤 클로바앱에서 웨이브를 자동탐색해 블루투스 연결을 한 다음 웨이브가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와이파이 연결을 하면 된다.

네이버-클로바앱은 클로바 인터페이스 커넥트라는 기술을 활용해 웨이브와 연결한다. 이는 다른 외부기기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네이버가 테스트용으로 공개한 AI 스피커 웨이브는 최대 5m 거리에서도 음성명령을 알아듣는다. 네이버가 테스트용으로 공개한 AI 스피커 웨이브는 최대 5m 거리에서도 음성명령을 알아듣는다.

■5m 거리에서도 '샐리야' 알아듣는다


음성인식 AI 스피커를 평가하기 위한 기본 요소는 자신을 부르는 말을 얼마나 잘 알아듣을 수 있는가이다.

웨이브는 어떨까?

집 안 거실 식탁에 웨이브를 비치해 둔 뒤 방에서 '샐리야'를 불러봤다. 조용하게 말하면 못 알아듣지만 조금 큰 목소리로 부르면 녹색불이 점등됐다. 이어서 '맛집 알려줘'라고 말하니 이에 반응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웨이브는 최대 5m 거리에서도 자신을 부르는 호출 키워드를 인식하고, 요청을 알아듣는다. 주방에서 설겆이를 하고 있는 등 크지 않은 소음환경에서도 '샐리야'를 알아들었다.

다만 여러 사람이 수다스럽게 대화를 하고 있거나 TV 볼륨이 너무 큰 상황에서는 제대로 인식되지 않는다.

웨이브 사용설명서도 "소음이 많은 장소에서는 음성인식 기능이 정상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안내한다.

■음악감상은 기본...생활 정보 듣기 쏠쏠하네

웨이브는 기본적으로 네이버 뮤직과 연동해 음악감상 서비스를 지원한다. 블루투스로 연결해 스마트폰 안에 저장된 음악을 들을 수도 있지만 네이버 뮤직을 이용 중이라면 굳이 그렇게 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유 노래 들려줘", "워너원 노래 틀어줘", "노래 꺼줘", "소리 올려줘(내려줘) 등과 같은 기본 음성명령과 함께 "신나는 음악 들려줘", "비올 때 듣기 좋은 노래 들려줘"와 같은 요청에 반응했다. 또한 음악감상 도중에서 "이 노래 뭐야"라고 말하면 해당 노래를 부른 가수정보를 알려준다.

흥미로운 점은 음악을 재생 중인 상황에서 "샐리야, 내일 날씨 알려줘"라고 말하면 음악 볼륨이 상당히 줄어든 상태에서 해당 질문에 대해 답하고 다시 음악을 원래 소리대로 재생한다는 점이다.

생활 정보 서비스 듣기도 쓸만했다. "내일 날씨가 어떻지?"라고 묻자 다음과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내일은 오전에 비가 내리고 오후에는 가끔(때때로) 비가 내리겠습니다(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올 것으로 보입니다).", "최고 기온은 오늘과 같은 28도 최저기온은 1도 높은 24도로 예상됩니다."

여러 차례 같은 질문을 해보니 괄호로 친 부분처럼 뜻은 같지만 조금씩 다른 문장을 구사한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음악감상과 날씨 등 생활정보 안내는 잘 작동했으나 뉴스 읽기의 경우 YTN만 지원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음악감상과 날씨 등 생활정보 안내는 잘 작동했으나 뉴스 읽기의 경우 YTN만 지원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기자인 만큼 뉴스 듣기는 어떤 식으로 서비스될지 궁금했다.

"오늘 뉴스 들려줘"라는 요청에는 "YTN 최신 뉴스입니다"라는 안내와 함께 최근 이슈가 되는 살충제 달걀에 대한 소식이 전해졌다.

다음으로 "지디넷코리아 뉴스 들려줘"라고 요청하자 아쉽게도 "요청하신 뉴스는 현재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는 YTN뉴스만 제공가능합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렇다면 "IT뉴스 들려줘"라는 말에는 어떻게 반응할까? 샐리의 답은 이랬다.

"요청하신 뉴스는 현재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공 가능한 뉴스 분야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과학입니다."

이밖에도 계산기, 단문번역(영어, 일어, 중국어 지원), 주가나 증시, 환율, 교통정보, 미세먼지 정보 확인 등 일상에 필요한 정보를 네이버와 연동해서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네이버-클로바앱에서와 마찬가지로 웨이브에게 "오늘 기분 어때?", "너는 몇 살이야?", "노래 불러줘", "랩 해줘", "생일 축하 노래 불러줘"라고 물으면 이에 맞춰 몇 가지 정해진 패턴의 답변을 내놨다. 사용자들의 재미를 고려한 요소다.

네이버-클로바앱에서 웨이브 설정화면. 네이버캘린더와 연동한 일정관리, 팟캐스트를 구독해 웨이브에서 듣기 등을 설정할 수 있다. 네이버-클로바앱에서 웨이브 설정화면. 네이버캘린더와 연동한 일정관리, 팟캐스트를 구독해 웨이브에서 듣기 등을 설정할 수 있다.

■음성 검색 하기, 기대 보단 아쉬움 많아

웨이브가 국내 다른 AI 스피커와 차별화되는 부분 중 하나는 네이버 검색DB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기능은 앞서 생활정보서비스 외에 여러가지 음성검색을 요청했을 때 활용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유재석이 누구야?"라고 물으면 "유재석은 1972년에 태어난 에프엔씨엔터테이먼트의 엠씨 겸 개그맨입니다"라고 답했다.

이밖에도 맛집, 영화, 방송 프로그램, 칼로리, 지식백과, 국가, 장소, 로또, 공연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정보를 알려준다.

아쉬운 부분은 네이버 포털 검색과는 달리 지식iN이나 블로그, 카페 등에 올라온 내용까지 검색해서 알려주지는 못한다는 사실이다.

클로바앱에서는 "맛집 블로그 알려줘"라고 물으면 네이버 포털 사이트로 연결돼 검색결과를 보여준다.

이와 달리 웨이브에서 같은 질문을 하면 내 위치 주변 맛집 리스트를 알려주거나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어요"라는 답이 돌아온다.

클로바앱의 모든 기능을 웨이브에 옮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나 네이버가 장점을 가진 검색DB를 웨이브에서도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일정관리-메모-브리핑, 가다듬으면 유용한 서비스 될 듯

웨이브는 네이버-클로바앱, 네이버 캘린더와 연동한 일정관리, 1분 이내 음성메모, 날씨와 주요 일정, 뉴스를 들려주는 브리핑 기능을 가졌다.

캘린더의 경우 구글 캘린더 등 외부 다른 캘린더와 연동되지 않는 부분은 아쉬웠으나 미리 지정한 일정에 대해 음성으로 다시 알려준다는 점에서는 쓸만했다.

음성메모는 "5분 뒤에 약먹기", "10분 뒤에 가스 불끄기" 등 잊어먹기 쉬운 내용들을 미리 저장해 놓고 알람을 듣는 용도로 쓰기 좋았다.

이밖에 영어대화서비스는 "영어 공부하자"라는 말에 반응해 "영어 스피킹을 시작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미리 녹음된 원어민 강사의 목소리를 소환했다. 이 상태로 여러가지 강사의 질문에 답하거나 물어보는 등 방법을 통해 영어회화를 부담없이 연습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기능을 종료하려면 "씨유레이터(See you later)"라고 말하면 된다.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동화 읽어줘", "영어 동화 읽어줘", "[만화제목] 주제가 틀어줘", "자장가 들려줘" 등과 같은 명령어가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만만치 않은 대화 이어하기, 웨이브는 성공할까


AI 스피커와 각종 AI 기반 챗봇 서비스들은 자연어 이해/처리(NLU/NLP) 기술이 핵심이다. 사용자가 다른 사람과 대화하듯 말한 문장을 알아듣고 거기서 이 사람의 의도를 알아차려 답을 내놓아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야 전문가들에 따르면 NLU/NLP는 쉬운 기술이 아니다. 현재는 AI 스피커나 챗봇 등이 단어나 단문으로 된 문장을 알아듣고 반응하는 수준이지만 중요한 것은 대화의 흐름(context)을 이어가면서 답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웨이브는 일부 답변에서 맥락까지 인식해 답변을 내놓았다. 이를테면 "삼성전자 주가 얼마야"라는 물음에 답한 뒤 바로 다음으로 "LG전자는"이라고 질문하면 주가를 물어본다는 사실을 알고 답을 내놨다.

이 같은 일부 기능 외에 여러 차례 맥락까지 이해할 수 있는지에 대한 테스트를 해봤지만 웨이브에게도 쉽지 않은 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답변이 오거나 인식을 못하고 음성을 들을 때 켜지는 녹색LED가 꺼지기도 했다.

다시 말하면 일부 대화에서는 요청을 할 때마다 '샐리야'를 부르지 않고 후속 질문을 이어갈 수 있었지만 이렇게 되는 경우가 많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개발 진행형 '웨이브'…앞으로가 주목

네이버가 테스트용으로 공개한 웨이브는 아직 개발 진행형이다.

네이버 관계자에 따르면 웨이브를 핵심 플랫폼으로 밀고 있는 일본과 달리 국내에서는 지난 5월부터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클로바앱에 집중하되 가정환경 내에서도 AI 기반 서비스를 테스트하기 위한 실험 성격으로 웨이브를 공개했다.

그만큼 국내서 여러가지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사용성을 점검해보는 후속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용성 측면에서 손 봐야할 곳들이 몇 몇 눈에 띄었지만 네이버가 국내서 가장 큰 검색DB를 보유하고 있고, 그만큼 오랜 기간 서비스 운영 노하우를 다져온 만큼 웨이브의 지금 보다는 앞으로가 기대된다.

손경호 기자 / sontech@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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