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V30 첫날 관망세, 실구매가 30만원대

"반응 좋은데, 일단 지켜보자"...불법보조금 기승

홈&모바일입력 :2017/09/21 18:34    수정: 2017/10/27 11:02

"V30는 깔끔해진 디자인과 가벼운 무게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괜찮아 문의는 꾸준히 들어옵니다."

LG전자의 새 전략 스마트폰 V30가 21일 출시된 가운데 서초구와 광진구 일대의 이동통신사 매장 관계자는 V30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이같이 전했다. 제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지만 출시 첫날이라 얼마나 판매량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일단 시장은 관망세를 띄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이달 30일 지원금 상한제(단통법)가 폐지되고, 곧바로 추석 연휴가 시작되면서 소비자들이 더 좋은 조건을 기다리는 배경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후 방문한 서초구 이통사 직영점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 V30 제품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만 가격과 스펙을 물어만 보고 일단 지켜보겠다며 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LG전자 V30.(사진=지디넷코리아)

실제로 V30를 직접 만져본 소비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해당 매장에서 V30를 체험하며 구매를 고민하고 있던 A씨(남·49세)는 "직접 만져보니 V30의 디자인이나 무게, 그립감이 생각했던 것 보다 꽤 괜찮아서 V30플러스를 사려고 한다"며 "휴대폰을 한 번 사면 오래 사용하는 편이라 용량이 꽉 차 반복해서 앱을 지우고 공정 초기화하는 게 불편해 용량이 큰 제품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반기 주요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가 몰리면서 경쟁 환경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앞서 지난 15일에는 삼성전자가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의 사전 개통과 함께 일부 유통점에서 제품 출시를 시작했고 전작보다 약 두 배 이상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또 애플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신제품 '아이폰X'을 공개했으며 이르면 연내 국내에 출시될 전망이다.

이 일대 또 다른 이통사 대리점 한 관계자는 "V30와 앞서 출시된 갤럭시노트8의 출시가 겹친 탓도 판매량에 영향이 있을 것 같다"며 "또 사전 예약이나 관련 사은품에 대한 소식을 모르는 분이 많아서 마케팅 효과가 크게 없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제품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는 소비자도 있었다. V30를 체험하던 B씨(여·36세)는 "V30 자체는 매끄럽고 화면 크기도 적당해서 사용하기 좋을 것 같은데 LG 제품만이 갖고 있던 요소들은 보이지 않고 트렌드만을 따라간 느낌"이라며 "이전에 세컨드 스크린이나 블루투스 성능이 좋았는데 지금은 수 많은 대화면 스마트폰 중 하나라고 생각돼 사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주요 스마트폰 신제품들보다 가격이 낮아 V30를 구매하는 고객도 적지 않다. V30 64GB 모델은 94만9천300원으로 동일한 메모리 용량의 갤럭시노트8(109만4천500원)보다 약 15만원, 아이폰X(999달러)보다는 약 20만원 낮다.

이날 V30를 구매한 C씨(남·38세)는 "이전에 갤럭시노트3을 사용해서 갤럭시노트8과 V30 구매를 고민했는데 기본 메모리 용량이 64GB로 동일한데 가격은 10만원 이상 낮아서 구매를 결정했다"며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으면서도 성능이 뒤처진다는 느낌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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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 테크노마트.(사진=지디넷코리아)

한편 V30가 출시된 이 날도 버젓이 불법 보조금을 지급해 휴대폰을 판매하는 일부 이동통신사들의 호객행위는 끊이지 않았다. 기자가 이날 직접 방문한 강변 테크노마트 6층 휴대폰 집단매장에는 V30가 출시된 첫 날인데도 무려 60만원 가량 낮은 가격으로 제품 구매가 가능했다.

한 매장에 다가가자 "얼마를 보고 왔냐"는 점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V30를 구매하려고 한다고 하자 계산기에 32만원이라는 숫자가 찍혔다. 90만원대 제품을 출시 첫 날부터 매장의 페이백을 통해 30만원 초반대에 살 수 있는 것이다. 다른 매장도 마찬가지로 30만원 후반대 혹은 40만원 중반대의 가격이 제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