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SW 철학 담은 리눅스 스마트폰 나온다

150만달러 크라우드펀딩…KDE, 그놈 참여

컴퓨팅입력 :2017/10/11 08:57    수정: 2017/10/11 17:33

자유소프트웨어(Free Software) 철학이 담긴 리눅스 기반 스마트폰 개발이 추진된다. 최근 크라우드펀딩을 마친 퓨어리즘(Purism)의 신제품 얘기다.

미국 지디넷은 10일(현지시간) 퓨어리즘의 '리브렘5(Librem 5)' 리눅스 스마트폰이 크라우드펀딩 목표액 150만달러를 달성했다고 보도했다. 프로젝트 일정에 따르면 최초 개발킷은 내년(2018년) 6월 나오고 실제품은 내후년(2019년) 1월 출하될 예정이다. [☞원문보기]

미국 모바일기기 제조사 퓨어리즘(Purism)의 자유소프트웨어 리눅스 기반 하드웨어 신모델 '리브렘5' 스마트폰.

리브렘5 스마트폰은 문자 그대로 리눅스 계열 운영체제(OS)를 탑재한 모바일 기기다. 제조사 독점적인 소프트웨어 소스코드와 펌웨어를 전혀 쓰지 않는다는 목표로 제작된다. 구글이 커널만 리눅스를 가져오고 OS 핵심 구성요소를 따로 개발하며 주요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 코드를 아예 공개하지 않은 채 제조사에게만 공급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성격을 달리한다.

보도에 따르면 퓨어리즘은 당초 150만달러 후원금액 목표에 미달했다. 초기 크라우드펀딩 캠페인 활성화가 지지부진했다. 그런데 데스크톱용 리눅스의 윈도관리시스템 프로젝트인 KDE와 그놈(GNOME)이 이 프로젝트 후원에 나서면서, 모금에 가속도를 얻었다. 그놈 재단의 네일 맥고번 전무(executive director)는 "그놈 후원을 받아 만들어지는 퓨어리즘과 리브렘5 하드웨어를 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리브렘5 스마트폰은 '퓨어OS(PureOS)'라는 퓨어리즘 자체 리눅스 배포판을 사용하고 후원처의 프로젝트인 KDE와 그놈 인터페이스를 채택할 예정이다. 퓨어OS는 자유소프트웨어 진영의 주요 리눅스 배포판인 데비안 리눅스에 기반한다. 하지만 퓨어리즘 측은 사용자들에게 다른 리눅스 배포판 또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퓨어리즘은 리브렘5 스마트폰에 자유소프트웨어 정신을 구현하는 것뿐아니라 사용자의 프라이버시와 보안을 지킨다는 목적까지 고려했다.

예를 들어 이 모델은 카메라, 무선랜(Wi-Fi), 블루투스, 3G/4G 통신장치 등 기능을 끌 수 있는 '하드웨어 킬 스위치'를 포함한다. 사용자가 해당 기능의 동작 또는 통신 연결을 원치 않는다면 이를 사용해 연결을 끊을 수 있다.

또 이 모델은 매트릭스(Matrix)라는 표준 프로토콜을 사용해 종단간(end-to-end) 암호화 통신을 수행한다. 매트릭스는 인터넷전화(VoIP) 및 인스턴트메시징(IM)을 위한 상호운용 분산 실시간 통신용 개방형 표준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제조사 퓨어리즘(Purism)의 자유소프트웨어 리눅스 기반 노트북 '리브렘' 정식 시판 모델.

리브렘5 스마트폰 프로젝트 후원자들이 실사용 가능한 기기를 만져보려면 적어도 1년 이상이 걸릴 예정이고, 크라우드펀딩 특성상 그 사이 뜻하지 않게 프로젝트가 취소될 우려도 존재한다. 다만 이를 추진하기로 한 업체 퓨어리즘은 스마트폰에 앞서 자유소프트웨어 리눅스 기반 노트북 기기 제작 또한 크라우드펀딩 방식으로 진행했고 최근 상용화도 마쳤다는 점에서 성공 가능성에 기대를 걸게 한다.

퓨어리즘은 약 3년전인 2014년 12월 '크라우드서플라이'에 25만달러 모금을 목표로하는 노트북 제작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커널, OS, 애플리케이션에 수상한 소프트웨어가 없는 세계 최고 성능 노트북이라고 소개됐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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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를 통해 만들어진 퓨어리즘 리브렘15라는 이름의 노트북은 15.6인치 1920×1080 디스플레이, 3.4GHz 인텔 i7 CPU와 아이리스프로 그래픽 5200, 4GB 램, 820p 웹캠, 802.11n 무선랜을 탑재하고 1천499달러에 제공되는 모델이었다. 당시 2015년 4월 출시를 예고했다.

퓨어리즘은 예정대로 2015년 리브렘15를 출시한 뒤 그보다 좀더 작고 저렴한 '리브렘13' 노트북도 이듬해(2016년) 선보였다. 그리고 올해 6월 리브렘13과 리브렘15 노트북을 모두 정식 판매 모델로 전환해 선보였다. [☞관련기사(영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