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만원 돌파…비트코인, 최고가 또 경신

기술 이슈-중국발 규제 악재 등에도 자신감 회복

인터넷입력 :2017/10/13 13:35    수정: 2017/10/13 13:35

손경호 기자

암호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제는 금 1온스보다 1비트코인(BTC)이 4배가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을 둘러싼 여러가지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이제 어느 정도 위기는 견뎌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전보다 투자 대비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여전히 가격상승을 이끄는 이유로 작용한다.

현재 비트코인 거래 가격은 13일 코인마켓캡 기준 1비트코인 당 54613.72달러로 치솟았다. 한화로 600만원이 넘는 수준이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966달러선에 머물렀던 비트코인은 등락을 거듭하며 가격이 꾸준히 오르더니 최근 들어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영국 가디언은 "1비트코인이 금 1온스 가격보다 4배로 올랐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은 오프라인 통화를 대체하는 전 세계 공통 암호화폐로서 제 기능을 하기에는 여전히 심각한 가격 변동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탓에 상품 및 서비스 구매 등에 직접 쓰이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때문에 현재로서는 가치의 거래를 목적으로 한 화폐라기보다는 금과 같은 투자수단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들어 최고가를 경신해 현재는 1비트코인 당 가격이 600만원 수준에 달한다.(자료=코인마켓캡)

최근까지 비트코인을 둘러싼 가장 큰 리스크 중 하나는 비트코인이 둘 혹은 셋으로 쪼개질 수도 있다는 우려다.

지난 8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비트코인 초기 핵심 개발자(비트코인 코어), 채굴업체, 비트코인 거래소들 간 이해관계에 따라 의견이 엇갈리면서 비트코인이 실제로 그렇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졌다.

비트코인 거래가 이전과 비교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이에 대응해 어떻게 해서든 거래내역을 담는 블록체인을 업그레이드해야한다는 의견이 줄곧 제시됐다.

개선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블록체인을 운영하는 프로토콜을 업그레이드해 블록체인 저장용량을 늘리는 '세그윗(segregated withness)'이다. 블록체인에 기록되는 블록에 담긴 거래내역과 디지털서명 중 디지털서명은 별도로 떼내 저장하는 방법으로 처리용량을 늘리겠다는 제안이다.

이는 다시 UASF(BIP148)과 세그윗2x(BIP102)라는 방안으로 나눠진다. 세그윗 자체는 찬성하나 방법론에서 갈렸다.

다행히 세그윗2x 진영에서 먼저 세그윗을 실행하면서 8월1일 한국시간으로 오전 9시부터 실행된 BIP148로 인한 블록체인 분리는 일어나지 않았다.

글로벌 비트코인 거래소 거래량 현황. 한국에서는 빗썸, 코인원, 코빗 등이 이름을 올렸다.(자료=코인마켓캡)

중국 비아BTC, OK코인 등 주요 채굴업체들을 중심으로 아예 새로운 블록체인을 만드는 하드포크를 진행하자는 의견을 내면서 등장한 비트코인 캐시(BCC)도 변수가 됐었다. 블록체인 내 블록 저장용량을 8MB로 늘리자는 것이다.

8월1일 이런 제안이 실행되면서 비트코인 보유자들은 여기에 동의한 거래소를 이용하는 경우 자신이 보유한 비트코인에 따라 비트코인 캐시를 추가로 지급했다.

오는 11월에는 세그윗2x 하드포크가 진행돼 기존 블록체인과 새로운 블록체인으로 나눠지게 된다.

비트코인이 둘 혹은 셋으로 쪼개질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더해 최근 중국발 비트코인 거래소 신규 거래 금지, ICO 차단 등 이슈에 대해서는 암호화폐 생태계는 이제 어느 정도 견뎌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현지 매체인 신화통신은 "중국 정부가 더 규제를 갖춘 상태에서 비트코인 거래를 재개할 것"이라며 "거래소에 대한 라이선싱, 자금세탁방지 등 관련 규제가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암호화폐 관련 규제방안을 논의하며 "암호화폐는 자금세탁, 조세회피, 테러리즘에 대한 펀딩 등에 악용될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면서도 "너무 많은 규제 장벽은 오히려 비트코인의 성장을 부추긴다"고 밝혔다.

국내서는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열린 가상통화 관계기관합동TF에서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를 '가상통화'로 규정하고 "가치가 수요, 공급에 따라 변동하며 정부, 금융기관 등이 가치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보다 앞서 일본 정부는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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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 인상에는 유명 인사들의 참여도 한 몫했다. 세계적인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패리스 힐튼, 유명 배우 제이미 폭스 등이 자신들에게 투자할 수 있는 별도 코인을 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블록체인협회(가칭) 김진화 이사는 "8월 비트코인이 쪼개질 수도 있는 우려가 나왔지만 세그윗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서 중요한 고비를 넘겼고, 11월1일 세그윗2x 하드포크가 예정됐지만 이 역시도 과거에 비해 익숙해진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