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클라우드 블록체인 서비스 내놓는다

IBM-MS 이어 기업 애플리케이션-블록체인 통합 시나리오 지원 선언

컴퓨팅입력 :2017/10/13 15:59

미국의 IT거인 오라클이 클라우드 기반 블록체인서비스 출시를 예고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비즈니스애플리케이션 구축 수요를 통해 자사 클라우드 사업을 견인하겠다는 포석이다. IBM,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오라클도 기업의 클라우드 기반 블록체인 활용을 장려하는 모습이다.

오라클은 지난 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연례컨퍼런스 '오픈월드2017'를 진행하며 기업용 블록체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그 이름은 '오라클 블록체인 클라우드 서비스'다. 출시 일정이나 개발 로드맵 관련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발표원문]

오픈소스 블록체인 프로젝트 하이퍼레저 로고

블록체인은 P2P 네트워크 기반 디지털 거래장부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노드가 중앙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 고유불변해야 하는 데이터 기록과 검증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블록체인을 디지털 화폐 거래 체계라는 제한적인 영역에 적용한 결과가 9년전 등장한 비트코인이다.

오라클은 오라클 블록체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왜 만들었을까. 블록체인은 화폐 거래 내역뿐아니라 기업을 위해 다양한 디지털 정보를 실어 나르고 저장할 수 있는 기술로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다. 이를 염두에 두면 오라클의 서비스는 전사적자원관리(ERP)나 공급망관리(SCM)같은 비즈니스애플리케이션에 블록체인이라는 신기술을 접목하려는 기업의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 클라우드 활용 지렛대 삼을 듯

오라클 블록체인 클라우드 서비스는 '오라클 클라우드 플랫폼'의 일부다. 회사측은 서비스가 기업수요에 걸맞는 산업선도적 회복탄력성, 규모가변성, 보안성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온전한 오라클의 관리를 받으며 내장된 모니터링, 지속적인 백업, 특정시점복구(point-in-time recovery)로 도입처에 빠른 프로비저닝과 운영간소화를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오라클 블록체인 클라우드 서비스 소개 웹사이트.

오라클 담당 임원의 다음 설명은 오라클이 어떤 기업을 블록체인 클라우드 서비스의 고객으로 삼으려는지 시사한다.

아밋 자베리 오라클 클라우드 플랫폼 수석부사장은 "서비스는 엔터프라이즈 수준에 걸맞는 블록체인 기능을 제공해 온프레미스 ERP,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와 서비스형 플랫폼(PaaS) 고객 혁신을 앞당긴다"며 "기업은 이제 오라클 클라우드 안팎으로 데이터를 공유하고 거래를 처리해 그들의 생태계를 아우르는 운영 정비, 신규 매출로 이어지는 시장 확대를 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지는 오라클의 설명은 블록체인 클라우드 서비스의 운영안정성, 혁신 가속, 업무프로세스 가속, 복잡성과 위험 감소, 빠른 시장 대응 등, 5가지 특장점을 꼽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오라클은 클라우드 API 관리환경 및 애플리케이션 인티그레이션 툴킷과 실시간 모니터링 대시보드를 제공하고, 블록체인의 신뢰성, 보안, 효율성을 비즈니스에 통합하도록 지원한다.

클라우드

오라클은 또 블록체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오라클 플랫폼 포 오픈 뱅킹'에 포함시켜 내놓을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이는 오라클 '플렉스큐브(FLEXCUBE)' 및 다른 뱅킹솔루션과의 연결성을 제공하면서 정보교환 과정상의 보안성, 규모가변성, 투명성을 높여 줄 것이란 설명이다.

사실 공개된 내용만으론 오라클의 블록체인 클라우드 서비스가 큰 파급력을 발휘할 것이라 짐작하기 어렵다. 일단 타사 기업용 블록체인 기술과의 차별성이나 이점이 그리 뚜렷하지 않다. 전반적인 설명에서, 이미 전산인프라에 오라클 솔루션이나 클라우드를 쓰고 있는 기업에 초점을 맞췄다는 인상을 준다. 또 정작 블록체인 클라우드 서비스와 관련 툴킷을 언제부터 제공하겠다는 정보도 제시하지 않았다.

■ 기업 블록체인 활용 돕는 IBM-마이크로소프트 추격

오라클은 지난 8월 블록체인 기술 투자 일환으로 리눅스재단이 주축인 '하이퍼레저(Hyperledger)' 오픈소스 프로젝트에도 합류했다. 당시 오라클은 프로젝트 합류를 선언하는 발표문을 통해 "하이퍼레저 패브릭(Hyperledger Fabric)을 출발점으로 삼아, 블록체인 클라우드서 서비스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발표원문]

하이퍼레저 오픈소스 프로젝트 프리미어 회원사 목록.

하이퍼레저는 투명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으로 주류 기업 환경에 블록체인 기술이 채택될 수 있도록 협력한다는 취지로 발족됐다. 기업환경에 걸맞는 오픈소스 분산원장 프레임워크 및 코드베이스 생성, 개방적 커뮤니티 주도 인프라 지원, 블록체인 기술개발 커뮤니티 구축과 관련 개념증명(PoC) 및 사용사례 공유, 대중을 상대로 한 블록체인 기술 관련 시장기회 전파 등을 목표로 내걸었다.

오라클이 블록체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만드는 데 쓰기로 했다는 '하이퍼레저 패브릭'은 뭘까. 하이퍼레저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개발되는 블록체인 프레임워크 구현체의 명칭이다.

프로젝트 설명에 따르면, 하이퍼레저 패브릭은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에 모듈형 설계구조로 합의, 회원 서비스 등 구성요소를 간편하게 추가할 수 있는 개발 기반을 지원한다. 이는 즉 효율적인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돕는 뼈대이자, 스마트계약 기능을 갖춘 분산원장의 엔진 역할을 한다. 스마트계약 호스팅용 컨테이너 기술로, 이 시스템의 애플리케이션 로직을 포함하는 '체인코드(chaincode)'를 활용한다.

하이퍼레저 패브릭은 당초 오라클 경쟁사 IBM 주도로 탄생했다. IBM은 디지털애셋과 함께 진행한 해커톤을 통해 최초 하이퍼레저 패브릭 소스코드를 프로젝트에 기부했다. 그리고 지난 7월 IBM을 포함한 기업 28곳의 엔지니어 159명이 개발에 참여해 현재 최신 버전인 하이퍼레저 패브릭 1.0 버전을 내놨다. [☞발표원문]

오라클 행보는 일찍부터 블록체인에 투자해 하이퍼레저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먼저 주요 역할을 해낸 IBM과,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서 블록체인 관련 경쟁에 먼저 나선 마이크로소프트를 추격하는 형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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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은 하이퍼레저 패브릭 1.0 버전이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통해 배포되기 전인 지난 3월, 이 기술을 활용한 클라우드서비스 'IBM 블록체인'을 출시했다. 블록체인 거버넌스 툴, 기존 시스템과의 통합용 API를 제공하는 개발자 도구 '패브릭 컴포저'도 선보였다. 당시 몇몇 금융서비스업체가 IBM 클라우드에서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8월 '코코 프레임워크(Coco FRAMEwork)'라는 블록체인 도입 지원기술을 내놨다. 코코프레임워크는 R3의 코다, JP모건 쿼럼, 이더리움 등 다양한 분산원장 프로토콜을 지원한다. 신뢰실행환경(TEE) 호환 운영체제 및 하이퍼바이저에서 동작해 MS애저 클라우드와 고객 데이터센터 및 경쟁사 클라우드에서 쓸 수 있다. 내년중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전환될 예정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