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스타 공연티켓, 암호화폐로도 산다

에임하이, 블록체인 활용한 ENT프로젝트 추진

인터넷입력 :2017/10/23 17:46

손경호 기자

[마카오(중국)=손경호 기자] 인기 아이돌 그룹 빅뱅 멤버 태양의 마카오 콘서트와 지드래곤의 유럽 콘서트 티켓을 암호화폐로 구매할 수 있다면?

이들을 포함해 한류 스타들이 공개한 창작물이나 인터넷 생방송에 대해 글로벌 팬들이 직접 후원하게 된다면?

국내 코스닥 상장사인 에임하이 글로벌이 발기인으로 참여하며 중국, 호주 등 블록체인 기술 개발회사들과 협업해 이 같은 구상이 현실로 옮기는 중이다. 'ENT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왼쪽부터 ENT프로젝트에 투자한 뉴스타일 콜린스타 캐피털의 왕흠 투자자, 에임하이 글로벌 왕설 대표, 이 프로젝트에 기술 파트너로 참여 중인 블록체인 프로젝트 INK 창업자 선송도.

지난 21일 실제로 마카오에서 개최된 태양의 콘서트에는 ENT프로젝트가 고안한 ENT캐시가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시범적으로 활용됐다. 앞으로 예정된 지드래곤 유럽 콘서트도 이런 방식으로 티켓 구매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날 태양 콘서트가 열린 마카오 스튜디오 시티 호텔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에임하이 글로벌 왕설 대표는 "태양, 지드래곤 콘서트 티켓을 판매 중인 미국 최대 공연회사 라이브네이션과 협업하며 국내 스타들 중에는 클라라를 시작으로 10여명 이상 국내외 스타들이 이러한 프로젝트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5천330만여명의 팬들이 존재하고, 이들이 월 평균 3억5천300만건 가량 스타와 관련된 각종 결제를 진행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시장의 규모는 6천543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된다.

ENT프로젝트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인기 스타와 팬들을 직접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스타들은 자신의 활동에 대한 팬들의 후원금이나 콘서트 티켓, 음박 구매, 콘텐츠 소비 등에 필요한 결제대금을 ENT캐시라는 암호화폐를 통해 직접 받는다.

이 프로젝트는 우선 인기 스타들의 콘서트 티켓 판매, 관련 상품 판매에 먼저 적용된다. 이후에는 팬들이 암호화폐를 이용해 별도 중개회사 없이도 직접 TV쇼, 공연 입장료, 인터넷 생방송, 크라우드펀딩, 소셜네트워크 등 스타와 관련된 모든 상업행위를 지원할 수 있게 한다는 생각이다.

여기에 더해 '스마트계약서(SmartContracts)'도 활용할 예정이다. 일종의 아이돌 전용 코인(토큰)을 발행하고 이를 해당 스타와 관련된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는데 쓴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다수 애플리케이션 개발사가 참여해 블록체인을 활용해 스타와 팬들을 연결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생태계도 조성할 예정이다.

이날 ENT프로젝트 기술 파트너로 블록체인 프로젝트 INK를 만들고 지귀과학기술을 창업한 개발자 선송도는 "콘텐트 제작의 불편한 진실은 소유권이 보호되지 않고, 한정된 작업을 분배해야하며 안전하게 금융을 지원하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퀀텀 블록체인 상에 만든 INK 토큰이 컨소시엄 블록체인을 구성해 데이터와 가치를 주고받을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퀀텀은 중국을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 프로젝트 중 하나다. ENT프로젝트는 INK 토큰에 활용된 기술과 함께 퀀텀 프로젝트, 리눅스 재단을 중심으로 IBM 등이 참여하고 있는 블록체인 컨소시엄에서 고안한 하이퍼레저 패브릭 등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ENT프로젝트는 우선 ENT캐시라는 토큰을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를 보유한 이들에게 무료로 배포하는 에어드롭(Airdrop)을 통해 초기에 40% 가량 토큰을 발행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ENT캐시 중 전체 20%를 지분증명(POS)에 참여하는 이들이 가져가며 , 이를 만든 재단에서 15%, 개발팀이 5%, 이를 활용하려는 엔터테인먼트 회사 등 기업이 20%를 가져가도록 한다는 생각이다.

이 프로젝트에 투자사로 참여하고 있는 뉴스타일 콜린스타 캐피털의 왕흠 투자자는 "한국 K-팝은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부분 중 하나라 전 세계적인 영향력이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ENT프로젝트는 기본적인 플랫폼을 제공하고 발전해나가면서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들이 합류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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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오는 3분기 중 초기 투자자들에게 에어드롭이 진행될 예정이며, 이후 4분기부터 ENT캐시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도록 해서 내년 1분기부터 ENT캐시를 운영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 이후에는 인기 스타들이 본인들 고유의 토큰을 발행해 팬들과 거래할 수 있도록 한다는 생각이다.

다만 이 프로젝트는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일정만 공개됐고, 콘서트 티켓 구매에도 테스트 단계만 진행된 만큼 앞으로 나올 기술문서나 향후 계획이 어떻게 이행될 지 등에 대해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