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실 옆 전기차 충전소, 담배 연기로 '몸살'

전기차 운전자 "흡연자 시선에 당혹...개선 필요해"

카테크입력 :2017/10/30 15:32    수정: 2017/10/30 15:39

전국 주요 고속도로 일부 휴게소 안에 설치된 전기차 급속 충전소가 담배연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소유주인 직장인 S씨는, 최근 강원도 횡성휴게소 인천방향에서 자신의 차량을 급속 충전하면서 흡연자들의 시선에 당혹스러운 경험을 했다. 충전기가 흡연구역 바로 옆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이다.

S씨는 “흡연시설 주변에 담배를 피면서 전기차 충전 모습을 바라보는 분들의 시선이 두려워 아이들과 함께 휴게소 안 건물로 피신한 적이 있다”며 “아직까지 전기차 충전기 운영이 열악하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왔다”고 말했다.

흡연구역 바로 앞에 전기차 급속충전기가 자리잡아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횡성휴게소 인천방향 (사진=지디넷코리아)

횡성휴게소 인천방향엔 왜 흡연구역과 전기차 충전기가 인접해 있을까.

휴게소 관계자는 “해당 흡연구역은 고속도로 버스 환승 시설 신축공사로 인해 부득이하게 충전기 바로 옆에 위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충전소를 직접 찾아본 결과, 흡연구역 뿐만 아니라 고속버스 주정차공간과 인접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고속버스 승객들이 충전소 근처에 모여 흡연하는 모습이 발견되기도 했다.

휴게소 측은 “연말 이 공사가 마무리되면 이 흡연구역을 다른 곳에 위치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흡연구역과 인접해 있는 문막휴게소 인천방향 내 신설예정 전기차 충전소 (사진=지디넷코리아)

강원도 횡성휴게소 뿐만 아니라 신설 예정인 고속도로 휴게소 내 전기차 충전소들도 흡연구역과 인접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비스 예정인 강원도 문막휴게소 인천방향 내 전기차 급속충전소 근처엔 ‘흡연구역, 흡연은 지정된 곳에서만 가능합니다’라는 대형 안내 표지판이 설치됐다. 해당 표지판 바로 옆에는 개방형 흡연구역이 마련됐다. 이 곳에서 나오는 담배연기는 바로 앞에 설치된 총 3기의 전기차 급속충전기쪽으로 향했다.

경기도 여주휴게소 인천방향도 흡연실 근처에 1기의 급속충전기를 설치하고 최근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이곳에 설치된 급속충전기와 흡연구역 간 거리는 약 2m 정도다. 제2영동고속도로 경기광주휴게소 안에 위치한 신설 충전소도 흡연구역과 인접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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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전기차 운전자는 "충전소 바로 앞 흡연구역은 흡연자들에게 별 문제가 없겠지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나 흡연을 하지 않는 전기차 운전자들에겐 분명히 불쾌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하루빨리 전국적으로 전기차 충전기 관련 배려 문화 확산과 안전 관련 교육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기차 급속충전기 운영을 총괄하는 환경부 관계자는 “전기차 급속충전기 관련 지침을 살펴보면 흡연구역과 인접한 곳에 충전기 설치를 금지한다는 내용이 현재까지는 없다”고 밝혔다. 최대한 안전을 고려하고 있지만 이를 금지할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