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하는 中 스마트폰, 글로벌 왕좌 노린다

중가 경쟁력 기반으로 프리미엄 시장 공략 박차

홈&모바일입력 :2017/11/09 18:14    수정: 2017/11/09 18:17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나날이 덩치를 키우면서 글로벌 시장 선두주자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중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힘을 키워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터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중국 상위 제조사 4곳의 점유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p 증가했다. 화웨이(9.8%), 오포(8.4%), 비보(7.1%), 샤오미(7%)가 그 주인공으로 삼성과 애플에 이어 3~6위 자리를 꿰찼다.

이들 업체는 중국 내수 시장에서 중가 스마트폰을 앞세워 크게 성장한 것으로 분석됐다. 3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3% 성장했는데, 이중 300~399달러(약 33만~44만원) 중가 제품의 수요가 늘어났다. 중가 라인업을 주력으로 하는 중국 업체들의 성장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카운터포인터리서치 관계자는 "3분기 중가 시장에서 애플, 화웨이, 오포, 비보 등이 빠른 성장을 보였고, 지역적으로는 중국 시장에서 성장세가 도드라졌다"며 "강세를 보인 중국 제조사들이 중가 라인업에도 프리미엄 요소를 적용하면서 삼성, 애플과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중국 화웨이 건물 입구.(사진=테크웹)

■프리미엄 요소 탑재한 중가폰으로 승부…공격적 마케팅

화웨이는 중국 제조사들 중에서도 중가와 고가까지 다양한 라인업으로 시장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중가 브랜드로는 '아너(Honor)'와 '노바(nova)' 시리즈 등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특히 최근 고가 스마트폰에 탑재된 프리미엄 요소들을 중가 제품에도 적용하는 모습이다. 예컨대 지난달 공개한 '아너7X'에는 18대 9 비율의 베젤리스 화면과 후면 듀얼 카메라를 적용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화웨이는 중가 노바 스마트폰 모델을 중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 디자인과 굉장히 유사하게 제작하는 전략으로 인기를 높이고 있다"며 "시장 점유율 기준 좁은 격차로 따라잡은 애플을 따라 잡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3분기 각각 2·3위를 차지한 애플과 화웨이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차이는 1.9%에 불과하다. 화웨이는 지난 6~7월 10%를 상회하는 점유율로 애플을 제치고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위천둥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말 2년 내 애플을 뛰어넘고 글로벌 시장 2위 스마트폰 업체로 성장할 것이라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화웨이의 쟁쟁한 경쟁상대로 떠오른 오포는 가성비 전략으로 중가 스마트폰 수요가 높은 중국 내수 시장과 인도 등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회사의 중가 'R9' 시리즈는 젊은 층을 겨냥해 카메라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트렌드가 반영되며 돌풍을 일으켰다. 'R9s'는 지난 1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7 시리즈에 이어 3위(2.5%)를 차지하기도 했다.

오포 'R9'은 지난해 3분기 중국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됐다.(사진=씨넷)

오포와 함께 중국 MP3 제조업체 부부가오(BBK)의 자회사인 비보도 중가 'X9' 시리즈를 중심으로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오포는 지난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와 함께 18.9% 점유율로 공동 2위를 기록했다.

지난 2년간 하락세를 보이던 샤오미는 중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유통전략의 변화를 꾀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샤오미는 최근 직접 연구개발(R&D)과 협력업체를 관리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해 생산-공급-판매 일체화를 꾀했다. 이에 올해 목표 스마트폰 출하량 7천만대를 지난달 달성했다. 올해 인도 시장 매출액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하이엔드 기술 격차도 좁혀…"가성비 전략 위협적"

중국 업체들은 이처럼 중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키운 역량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은 고성능 프리미엄폰을 잇따라 쏟아내며 삼성전자와 애플을 따라잡고 있는 것. 중국 정부의 보조금도 이들이 신기술을 개발하는 데 힘을 실어주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달 인공지능(AI) 칩셋 '기린970'을 탑재한 고가 '메이트10' 시리즈를 선보이며 프리미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비보 역시 사용자의 행위를 학습하고 예측해 알림을 제공하는 등 AI 솔루션이 탑재된 'X20'을 지난 9월 선보였다. 오포는 지난 2일 스마트폰 상위 화면의 25%~35%를 구부릴 수 있는 새 폼팩터를 적용한 특허를 신청하며 차별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중국 업체들은 이 같은 전략으로 내수 시장에 이어 유럽, 캐나다 등 진입장벽이 높은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해외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필수적인 판매 채널, 통신사와의 관계, 마케팅 전략 등 전략을 강화하며 생태계를 적극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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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의 '메이트10'과 '메이트10프로'.(사진=씨넷)

업계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는 가성비가 경쟁력이라는 이미지가 있다보니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큰 해외 국가에서는 성공하기 어려웠지만 최근엔 전체적으로 프리미엄 요소가 탑재되면서 이 같은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며 "향후 고성능 제품 역시 가성비로 승부하며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화웨이는 2021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제치고 1위를 차지한다는 목표다. 샤오미는 내년 세계 500대 기업에 들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레이쥔 샤오미 CEO는 10년 후 샤오미의 매출이 1조 위안(약 167조8600억 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