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vs 왓슨, 두 AI는 어떻게 다를까

아태 4대 전문가 한자리…22일 ATS서 토론

컴퓨팅입력 :2017/11/20 08:51    수정: 2017/11/20 13:06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공지능(AI)은 이미 우리 주변에 와 있다. 다만 널리 퍼지지 않았을 뿐이다.”

저명한 SF 작가 윌리엄 깁슨이 21세기에 살았다면 이런 말을 남기지 않았을까? 실제로 요즘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더 AI 기술들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그만큼 AI가 우리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특히 차세대 비즈니스로 초점을 맞출 경우 AI 파워는 절대적이다. 포화 상태에 다다른 전통산업 및 첨단산업의 성장 엔진을 새롭게 가동시킬 정도로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

AI가 만들어가는 비즈니스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또 AI는 실제로 어떤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칠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전문가들이 같은 날 같은 무대에 오른다.

화제의 무대는 오는 22일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리는 아시아테크서밋(ATS) 2017이다. 1년 8개월 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이 세기의 바둑 대결을 벌였던 바로 그곳이다. AI가 열어갈 비즈니스의 미래를 논의하기엔 그보다 더 적합한 곳을 찾기 힘들다. (☞ ATS 컨퍼런스 바로 가기)

윌리엄 깁슨의 '뉴로맨서' 표지.

■ 일본 AI 전략 핵심 RIKEN-AIP센터장도 참여

이날 라운드테이블 무대에 오를 패널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현업 전문가론 IBM의 아시아태평양 왓슨 기술 총괄인 데브 무커지와 알리바바 그룹 AI 기술 총괄인 팬팬 박사가 참석한다. 일본 AI 전략을 이끄는 이화학연구소(RIKEN)의 스기야마 마사시 혁신지능통합연구센터(AIP)장도 자리를 함께 한다.

여기에다 국내 대표 AI 전문가 중 한 명인 장준혁 한양대 교수도 한국을 대표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데브 무커지는 IBM에서 수석 기술 컨설턴트와 국제기술대사직을 역임한 인재다. IBM 왓슨 사업의 최일선에서 고객들과 접하면서 수 많은 경험과 내공을 쌓아왔다.

팬팬 박사는 사실상 알리바바 그룹의 AI 기술을 총괄하고 있다. 일리노이 대학 전기 및 컴퓨터 공학 박사 출신으로 미쓰비시, 후지쓰 등을 거쳤다.

데브 무커지, 팬팬, 스기야마 사마시, 그리고 장준혁 교수. (왼쪽부터)

특히 팬팬 박사는 알리바바의 자랑인 비주얼 검색 ‘파일리타오(Pailitao)’를 만든 것으로도 유명하다. 현재는 알리바바의 싱크탱크인 iDST의 AI 기술 총괄을 맡고 있다.

스기야마 마사시 박사는 일본 RIKEN 내에 있는 AIP 센터장이다. AIP는 일본 정부가 범부처 기관으로 만든 인공지능전략회의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핵심 싱크탱크다.

스기야마 센터장은 100명 가량의 AI 인재들을 이끌고 일본 미래 먹거리의 기본 그림을 그리는 일을 하고 있다. ‘그림과 수식으로 배우는 통통 머신러닝’ ‘통계적 기계학습’ 같은 책들이 국내에도 번역돼 있다.

장준혁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국내 대표적인 AI 연구자 중 한 명이다. 특히 장 교수는 지난 해 인공지능 딥러닝을 이용한 음성통신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해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 학술지에 게재됐다. 장 교수는 IEEE IT 젊은 공학자상도 수상했다.

■ 강한 AI, 약한 AI 그 차이는

우리는 AI란 말을 참 쉽게 쓴다. SF 영화에서 본 장면에 의존해 AI를 재단하기도 한다. AI에 대한 지나친 비관론은 이런 잘못된 상상력의 산물이다.

하지만 AI의 층위는 굉장히 넓다. 인간을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강한 AI가 있는가 하면, 인간과 함께 하는 약한 AI도 있다.

강한 AI를 신봉하는 사람들은 SF적인 암울한 미래를 경고한다. 반면 약한 AI 쪽은 ‘인간의 확장’이란 명제를 앞세운다. 누가 옳다, 그르다 하기 쉽지 않다. 과연 전문가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몇 년전부터 삼성전자, 애플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은 너나할 것 없이 AI 쪽에 많은 공을 쏟고 있다. AI 비서나 스피커 같은 결과물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물론 기업들마다 바라보는 지점은 다르다. 방대한 미래 전략을 완성해나가는 퍼즐 조각들이기 때문이다.

IBM 왓슨 솔루션이 소형 기기에 설치할 수 있는 크기로 작아진다.

하지만 전체 경제 측면에서 보면 한 가지 공통 분모를 만날 수 있다. 스마트폰 이후 정체된 성장 엔진을 키우는 덴 AI만한 것이 없다는 문제의식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액센추어가 올 중순 내놓은 보고서는 관심을 가질만하다. 2035년까지 미국, 중국, 일본 같은 주요 기업의 경제 성장률을 전망한 보고서였다.

그 보고서는 AI 변수를 추가할 경우 주요 국가들의 연평균 경제 성장률이 1.6%P에서 2%P 가량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을 담고 있다.

이 자료를 단순하게 읽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곰곰 따져보면 중요한 질문을 던져볼 수도 있다. AI가 혼자서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릴 순 없기 때문이다.

과연 어떤 산업이 AI 성장엔진을 달고 가속도를 낼 수 있을까?

전문가들의 진단이 꽤 궁금한 대목이다. 서 있는 자리와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사뭇 다른 답을 내놓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알고리즘과 데이터, 누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AI의 핵심은 데이터와 알고리즘이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알고리즘은 개별 기업이 만든다. 반면 데이터는 어딘가에서 가져와야 한다.

데이터와 알고리즘은 AI 산업의 미래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핵심은 크게 두 가지.

1. 알고리즘은 누가 규제해야 할까.

2. 데이터 활용과 사생활 보호의 경계는 어느 지점일까.

비즈니스 뿐 아니라 AI와 더불어 살아갈 미래를 위해선 정밀 탐구해야 할 질문들이다. ATS 2017 라운드 테이블에선 이런 주제에 대해서도 열띤 토론을 벌일 계획이다.

이외에도 생각해야 할 거리들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알리바바그룹 산하 티몰이 광군제를 맞아 IDC 스마트 운영 로봇 '톈슌'을 이용해 순찰 작업을 했다.

AI 붐이 일면서 관련 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등하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은 제프리 힌턴, 레이 커즈와일, 얀 르쿤 등 세계 AI 4대 천황으로 꼽히던 인물들을 연이어 영입했다. 그만큼 성장 엔진을 이끌어갈 인력들에 대한 수요는 엄청나다.

하지만 AI를 전공한 맞춤형 인재는 많지 않다. 이 대목에서 기업들의 고민이 커지게 된다. 국가나 연구기관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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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어떤 인력들이 AI 시대를 이끌어갈 수 있을까? IBM, 알리바바에선 어떤 인력들을 주로 찾을까? 또 출범과 동시에 100명에 달하는 AI 인재를 선발한 일본 RIKEN-AIP는 어떤 쪽에 초점을 맞췄을까?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대표할 4명의 AI 전문가들이 쏟아낼 멋진 토론 향연은 오는 22일 열린다. ‘알파고 바람의 진원지’ 포시즌스 호텔에선 그날 듣기 힘든 AI의 뜨거운 향연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ATS 사전등록 바로가기)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