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電, 마이크로 LED TV 첫 상용화

프리미엄 TV 新시장 개척…CES서 공개할 듯

홈&모바일입력 :2017/11/24 08:16    수정: 2017/11/24 10:55

삼성전자가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기반의 TV를 내년에 선보인다.

마이크로 LED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꼽힌다. 삼성은 이 신규 라인업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최상위 프리미엄 TV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LED TV 신제품을 내년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 제품의 최대 특징은 최근 삼성전자가 공급하기 시작한 최첨단 극장용 디지털 사이니지 '시네마 LED'의 크기를 축소하고 여기에 TV의 기능을 더했다는 점이다.

이른바 '홈 씨어터(Home Theater)'를 구축하기에 안성맞춤인 셈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내년 마이크로 LED TV를 출시, 관련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안다"며 "마이크로 LED 기술이 적용되면서 일반 가정의 벽에도 TV 기능을 탑재한 극장 스크린이 설치되는 것이고, 이는 차세대 기술을 통해 프리미엄 TV 시장에서의 새로운 수요를 이끌기 위한 행보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삼성 마이크로 LED TV의 초기 신제품은 약 150인치로 출시될 예정이다.

또 해상도는 시네마 LED와 유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시네마 LED는 LED 캐비닛 96개를 활용한 스크린이 적용됐으며, 영사기 없이 화면 자체가 TV처럼 빛을 내며 영화를 상영하는 게 특징이다.

가로 길이만 10.3m에 이르는 시네마 LED에 마이크로 LED 기술을 적용해 집안 거실 등 벽에 설치, 영화관처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세계 최초로 설치된 '시네마 LED'.

지난 7월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은 "TV는 화면을 키우는 것이 어렵지만 LED는 작게 만드는 것이 어렵다"며 "머지 않아 가정에서도 LED 스크린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마이크로 LED TV가 본격 상용화되면 기존의 프리미엄 TV 제품들의 수명, 번인, 밝기 등 단점들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며 "기존에 활성화되지 않은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성을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본격 상용화되는 시점에는 (현 제품 중) 최상위 프리미엄으로 자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삼성, 프리미엄 TV 기술 경쟁력 강화…"가격이 관건"

마이크로 LED는 기존 소재보다 제품을 저전력화, 소형화, 경량화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이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마이크로 LED 시장은 올해 2억5천만 달러 규모에서 2025년 199억2천만 달러 규모까지 연평균 54.7%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마이크로 LED는 기존 LED를 마이크로 단위로 기판에 붙이는 형태다. 말 그대로 칩 크기를 가로와 세로 각각 100마이크로미터(μm) 이하로 줄인 제품으로, 칩 하나하나를 픽셀로 사용해 삼원색(RGB)을 구현하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다.

칩을 전사하는 기판에 따라서 플렉서블(휘어질 수 있는), 스트레처블(늘릴 수 있는) 디스플레이도 구현할 수 있는 등 디자인 자유도도 높다.

이 마이크로 LED 기술을 적용한 디스플레이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초소형 칩을 전사한 기판들을 이어붙이면 된다. 정사각형 모양의 LED 디스플레이들을 크기에 맞게 붙인 삼성전자 시네마 LED 스크린 제조 방식과 거의 동일하다. 이에 생산기술이 안정화되면 기존 TV보다 낮은 단가로 대형 화면을 구현하는 데 유리하다.

다만 마이크로 LED TV의 경우 대형 LED 사이니지와 다르게 방송 수신, 콘텐츠 재생 등 기술들이 함께 적용돼야 해 제작 방식이 많이 달라진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또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는 단순 패턴으로 붙이기 때문에 기존 방식에 비해 공정 자체는 간단하지만, 초소형 칩을 일정한 간격과 높은 밀도로 기판에 오차 없이 실장해야 하는 게 난제로 꼽힌다.

극장용 시네마 LED는 대형 사이니지이기 때문에 동일한 해상도를 기준으로 했을 때 칩 간 간격이 상대적으로 넓다. 현재 요구되는 고해상도를 구현하면서도 가정에서 사용 가능한 크기로 축소하기 위해서는 칩의 집적도를 훨씬 높여야 한다.

예컨대 작은 크기이면서도 고성능 디스플레이가 요구되는 스마트폰의 경우 2020년에야 기술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미국 LED 디지털 사이니지 전문업체 '예스코(YESCO)'를 인수, LED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는 대만의 한 LED 업체 인수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본 소니는 2012년 55인치 마이크로 LED TV를 선보였으며, 애플은 2014년 마이크로 LED 전문업체인 럭스뷰를 인수한 바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최근 LCD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대만 업체들의 마이크로 LED 기술이 활발한데 아직까지 대량 생산을 위한 공정, 설비 등 전후방 기술들이 무르익지 않았다"며 "기술이 상용화된다고 해도 소비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으로 상품성을 높여야만 기술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첫 마이크로 LED TV 신제품은 수천만원에서 1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 LED TV가 상용화될 경우 초기 생산 수율로 인해 고가로 책정, 초기에는 상류층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며 "기존에 프로젝터로 형성된 홈 씨어터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지만, 가격 차이가 매우 큰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어 "만일 여러 제조사에서 투자를 시작해 제품이 대량으로 생산되면 단가가 낮아지겠지만, 지금은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삼성전자는 이전에도 벤더블(접을 수 있는) TV 등 신기술을 적용한 신제품을 출시했었는데, 이처럼 대중화보다 경쟁이 치열한 프리미엄 TV 시장에서의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도 의미를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CES) 2018에서 마이크로 LED TV 신제품을 처음 선보일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