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터넷 공룡들, 인도로 몰려간다

알리바바, 빅바스켓 지분 인수…샤오미 등도 공세

인터넷입력 :2017/12/08 08:26

인도가 중국 인터넷 공룡들의 전쟁터가 됐다.

7일 인도 이코노믹타임스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3억 달러(약 3천280억원)를 들여 인도 전자상거래 빅바스켓(BigBasket) 지분 3분의 1을 매입할 계획이다. 이 거래는 중국 전자상거래 공룡의 인도 투자 열기가 뜨겁다는 것으로 보여준다.

최근 몇 년간 인도 시장은 이미 중국 인터넷 기업의 주요 진출지가 됐다. 인도 인터넷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텐센트, 알리바바, 샤오미 등 기업이 모두 진출해 경쟁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 기업들은 이미 인도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을 위협하는 한편 굴지의 글로벌 인터넷 기업과 경쟁하고 있다.

■ 인도 벤처투자 '활황'

중국 언론 국제금융보가 인용한 '2017 인도 인터넷 발전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인도 인터넷 업계에서 이뤄진 벤처투자는 180억 달러에 달했다. 2015년에는 인도 전국에서 1005건의 투자 거래가 이뤄져 투자액이 90억 달러를 넘어섰다.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대 규모의 자본 투자가 이뤄지는 창업 시장이 된 셈이다.

7일 알리바바의 투자 소식이 전해진 인도 신선식품 전자상거래 기업 '빅바스켓' (사진=빅바스켓)

지난해의 경우 유럽과 미국 자본이 상대적으로 우츠러든 가운데에서도 중국 자본의 인도 투자는 기세를 더했다.

2015년부터 지난해 사이, 중국 인터넷 기업과 자본은 이미 인도 시장에서 18건의 거래를 실현했으며 금액은 40억 달러를 넘는다. 전략적 투자와 재무 투자, M&A 투자 등 방식은 다양하다.

올해 알리바바의 영화사업부는 인도의 2대 온라인 티켓 플랫폼 티켓뉴(TicketNew)의 지분 대부분을 사들였다. 투자 금액은 약 12억 루피로 알리바바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인도 시장에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앞서 2015년 알리바바는 5억 달러를 들여 인도의 전자상거래 기업 스냅(Snap)딜에 투자했으며 당시 스냅딜의 가치는 50억 달러였다. 2010년에 세워진 스냅딜은 인도 최대 온라인 거래 플랫폼이다.

2015년 9월 알리바바와 계열사 앤트파이낸셜은 인도 모바일 지불 플랫폼 페이티엠(Paytm)에 6.8억 달러의 투자를 단행해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동시에 알리바바는 인도 전자상거래 플랫폼 페이티엠몰(Mall)의 1대 주주가 됐다. 페이티엠과 페이티엠몰은 인도판 알리페이와 인도판 티몰로 꼽힌다.

■ 분야도 넓어...'전자상거래에서 소셜미디어, 의료, 차량 예약 서비스까지'

만약 알리바바가 인도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투자한 것이 전자상거래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면 인도 전자상거래 기업에 대한 텐센트의 투자는 해외 투자를 통해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하고픈 의지를 보여줬다고 볼 수 있다.

올해 3월 인도 전자상거래 대기업 플립카트(Flipkart)는 10억 달러의 투자를 받았는데 투자자로 이베이, 마이크로소프트, 텐센트가 포함됐다. 주목할만한 점은 알리바바가 투자한 스냅딜과 Paytm, 플립카트가 서로 경쟁상대란 점이다. 이는 해외 투자를 통해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또 밥그륵 싸움을 재현하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 이유다.

텐센트가 투자자로 참여한 현지 전자상거래 기업 플립카트 (사진=플립카트)

텐센트의 인도 투자는 다양한 영역에서 이뤄지고 있다. 올해 10월 인도 인터넷 차량 예약 기업 올라(Ola)에 투자했으며 이 회사는 우버의 인도 현지 최대 경쟁상대다. 올라는 11억 달러의 투자를 받았으며 투자자는 텐센트와 소프트뱅크였다.

지난해 8월 위챗이 인도 시장에 진출한 이후 텐센트는 인도 실시간 정보 애플리케이션 '하이크 메신저(Hike Messenger)'에 투자했으며 1.75억 달러의 투자 이후 하이크의 가치는 이미 14억 달러에 이르렀다. 2015년 8월 텐센트는 9000만 달러를 쏟아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프락토 테크놀러지(Practo Technologies) 투자에도 참여했다.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인도 전자상거래, 인터넷 자동차 예약, 소셜미디어, 헬스케어, 엔터테인먼트 영역 등지에서 광범위한 투자 경쟁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이들 중국 기업의 침투가 인도 인터넷 시장의 파이를 키우고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형세다.

■ 인도 스마트폰 시장서 삼성을 위협하는 샤오미, 보폭 넓힌다

이어 인터넷 태생의 샤오미 역시 인도 시장에서 발군의 역량을 보이고 있다.

IDC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샤오미는 인도 시장에서 920만대를 출하해 23.5%의 점유율로 1위 스마트폰 브랜드가 됐다.

2014년 샤오미는 인도 시장 진출을 위해 주요 전자상거래 기업과 협력해 온라인 판매를 채널로 삼았다. 이어 콘텐츠, 핀테크, 현지 서비스 및 제조 영역에서 투자를 이어가며 모바일 인터넷 보급에 앞장섰으며 최근 이미 인도에서 6개 인터넷 기업에 투자했다. 인도의 온라인 음악 및 영상 업체인 헝가마(Hungama)와 인도 대학생 플랫폼 크레이지비(KrazyBee)가 대표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 분석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출하량은 처음으로 4000만 대를 넘어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3% 성장했다. 이는 인도가 미국을 따돌리고 중국에 이어 세계 2대 스마트폰 시장이 됐음을 의미한다.

올해 연말까지 인도 휴대전화 판매량은 1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며 샤오미, 지오니(Gionee), 비보(vivo), 오포(OPPO) 등 중국 휴대전화 브랜드가 이미 경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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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분야의 이같은 중국 기업의 침투는 그간 십여년간 인도 시장에 진출해 온 삼성전자 등 기업을 위협하고 있다. 더 나아가 아마존, 우버, 페이스북 등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과 자동차 예약, 소셜 미디어 분야 투자를 확대하는 글로벌 공룡들과의 경쟁도 피할 수 있는 형국이다.

최근 중국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인 진르터우탸오도 인도 시장에 뛰어드는 등 더 많은 인터넷 기업의 인도 진출이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