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퀄컴·삼성, '5G·AI' 정조준

[CES 2018] 반도체 3강, 뭘 보여줬나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8/01/10 13:16    수정: 2018/01/10 18:37

올해 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반도체 업계의 관심은 '초고속 통신'과 '지능화'에 맞춰졌다.

인텔과 퀄컴, 삼성전자는 오는 12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8에서 초고속 데이터 통신을 위한 AI 반도체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각 업체들은 이번 전시회에서 내년 이후 도입되는 5세대(5G) 이동통신에 발맞춰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이는 반도체 기술들을 발표했다. 또 인공지능(AI)을 강화한 차세대 반도체 제품들에도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데이터 중심 혁신' 강조한 인텔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왼쪽)와 암논 샤슈아 모빌아이 공동창립자. (사진=씨넷)

우선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직접 기조연설자로 나선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최고경영자(CEO) '데이터 중심의 기술 혁신'을 일으키겠다고 선언했다.

크르자니크 CEO는 "오는 2020년이 되면 한 사람이 하루에 1.6기가바이트(GB)의 정보를 생산해낼 것"이라면서 "오늘날의 데이터는 미래의 혁신 뒤에 존재하는 창조적인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는 모든 혁신의 기반으로 변모할 것"이라며 "직장과 가정, 일상생활에서 쌓이는 인류의 삶의 경험을 새롭게 정의할 전망"이라고 데이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머지않아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쏟아질 것이고, 반도체 기술이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최고경영자(CEO). (사진=씨넷)

그러면서 그는 데이터가 우리 주변 환경에 가져오는 변화와 AI, 가상현실(VR), 자율주행 등 차세대 기술혁신과의 접점을 이야기했다.

인텔은 데이터와 기술혁신의 접점을 보여주는 예시로 음악을 이용했다. 이날 기조연설 사전 행사에서 등장한 '스마트 글러브 연주'였다. 네 명의 연주자들이 악기 대신 스마트 글러브를 착용하고 음악을 연주하는 모습이었다. 스마트 글러브는 연주자들의 손동작을 감지하고 데이터로 변환해 음을 구현해냈고, 이를 감상한 관객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또 무대에서 두 명의 연주자가 피아노와 드럼을 연주하자 초대형 스크린에 등장한 AI 연주자 두 명이 기타와 베이스를 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이 역시 사람의 연주를 데이터화해 실시간으로 학습하고 어울리는 음악을 만드는 방식이었다.

이날 인텔은 자사 자동차용 프로세서와, 지난해 인수한 자율주행업체 모빌아이의 칩을 결합한 새로운 자율주행 차량용 플랫폼도 공개했다. 그러면서 최초로 100대의 자율주행 시범용 차량을 대중에 선보이기도 했다.

5G시대에도 시장 이끌겠다는 퀄컴

글로벌 무선통신 칩 시장 점유율 1위인 퀄컴은 5G 생태계 확장에 초점을 맞췄다. (사진=씨넷)

글로벌 무선통신 칩 시장 점유율 1위인 퀄컴은 5G 생태계 확장에 초점을 맞췄다. 4G 시대의 눈부셨던 퀄컴의 명성을 5G 시대에도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포부를 내비친 것이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테크놀로지 사장은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오는 2019년까지 5G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몬 사장은 "퀄컴은 4G 시대에서 통신 시장을 선도해온 기업"이라며 "5G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내년 이후에도 경쟁력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퀄컴은 5G 생태계에 대해서 현재 전세계 다양한 업체들과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몬 사장은 "5G 생태계 확장을 위해 미국 버라이즌과 AT&T, 중국 차이나모바일, 한국 KT 등과 협력을 강화하는 중"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특히 이날 퀄컴은 5G 무선주파수(RF) 프론트엔드 솔루션을 채택한 고객사들을 공개해 주목받았다. 퀄컴에 따르면 LG전자, HTC, 구글, 소니 등이 이 솔루션을 채택하기로 결정했다. 이들 업체들이 개발 중인 5G 스마트폰에 퀄컴의 기술이 들어간다는 의미다.

퀄컴. (사진=씨넷)

아몬 사장은 "5G 시대엔 모뎀과 RF칩을 비롯해 RF 프론트엔드 솔루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고객사들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 12월에 공개된 차세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 845도 소개됐다. 스냅드래곤845는 모바일에 국한되지 않고 PC 등 적용되는 기기를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퀄컴은 AI 스피커 전쟁에도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알리바바, 바이두 등과 협력해 AI 생태계도 확장하겠다는 게 퀄컴의 생각이다. 또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도 스냅드래곤을 탑재된다.

아몬 사장은 "지난해 IoT 분야에서 1억 달러(약 1천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면서 "아마존 알렉사, MS 코타나 등이 퀄컴의 스마트 오디오 플랫폼을 활용해 향후 다양한 AI 스피커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AI 생태계 확장'에 몰입하는 삼성

삼성전자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기어 VR을 착용하고 4D 가상현실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인간의 신경망과 가장 유사한 AP를 선보였다. 초고속 모뎀을 탑재하고 AI 연산 기능을 강화한 고성능 모바일 AP '엑시노스9(9810)'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 인공지능 비서 '빅스비(Bixby)'는 TV 등 가전제품에도 손을 뻗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현장에 별도로 공간을 마련하고 반도체 신제품들을 전시 중이다. 엑시노스9810을 비롯해 '8테라바이트(TB) NGSFF NVMe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아이소셀' 이미지 센서 등이다.

또 삼성은 고대역폭 메모리(HBM2) D램과 범용 플래시 저장장치(UFS), 시스템온칩(SoC), EUV를 활용한 7나노 파운드리 공정과 다양한 모바일·오토모티브·스마트홈 솔루션 등도 소개했다.

관람객들의 이목이 집중된 제품은 단연 엑시노스9810이다. 이 제품엔 1.5기가바이트(GB) 용량의 HD급 영상을 단 10초 만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초당 1.2기가비트(Gb) 속도의 모뎀이 탑재됐다.

또 더 나아가 신경망 기반 딥러닝 기능과 보안성이 강화된 점이 이 제품의 돋보이는 특징이다. 신경망 기반 딥러닝 기능은 기기에 저장된 이미지를 스스로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하고 분류하거나 3D 스캐닝을 통한 정확한 안면인식 기능을 제공한다.

삼성전자 엑시노스9810. (사진=삼성전자)

엑시노스9810은 퀄컴 스냅드래곤845와 함께 삼성전자 차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9'에 탑재될 전망이다. 갤럭시S9은 다음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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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오는 2020년까지 자사 모든 스마트 기기에 AI를 적용해 고객들이 똑똑한 라이프스타일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를 위해 삼성은 이번 CES에서 주거공간·사무공간·자동차 등 소비자의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을 테마로 전시공간을 구성하기도 했다. IoT 서비스용 클라우드를 '스마트싱스'로 통합하는 한편, 빅스비를 가전에서 전장까지 전사적으로 적용한다. 또 삼성전자는 하만과 AI·5G 기술을 협력해 전장사업에도 지능형 솔루션을 본격적으로 도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