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손잡는 페북…구글 ‘모르쇠’ 바뀔까

매출 공개, 유튜브 망사용료 압박 더 커질 듯

인터넷입력 :2018/01/11 11:18    수정: 2018/01/11 11:18

“통신사들과 망사용료 협상에 적극 임하겠고, 한국에서도 (광고매출에 따른) 세금을 납부하겠다.”

“판교에 500여개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할 수 있는 이노베이션 랩을 1분기 내에 구축하겠다.”

‘조세회피’와 ‘망사용 무임승차’ 논란으로 비판을 받던 페이스북이 달라졌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 이상으로 국내에서 많은 인터넷 트래픽을 일으키고 더 큰 매출을 거두고 있는 구글의 ‘버티기’전략도 바뀔지 주목된다.

■ 페이스북, 망사용료 적극 협상 ...세금도 납부

케빈 마틴 페이스북 수석 부사장(왼쪽)이 이효성 방통위원장과 만나 세금납부와 망사용료를 비롯한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방통위)

지난 10일 페이스북 글로벌 통신 정책 담당자인 케빈 마틴 부사장은 한국을 찾아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위 관계자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페이스북은 국내 통신사(ISP)들과 망사용료 지불 관련 협상을 적극 추진하고, 2019년부터 한국에서도 합당한 세금을 납부하기로 약속했다.

또 경기 판교에 국내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코트라와 함께 추진해온 중소기업 해외 진출 지원에도 강한 의지를 드러내는 등 한국과 긴밀한 협력의 뜻을 나타냈다.

페이스북이 국내외 기업 간 역차별 대표 사례로 손꼽힌 조세회피 문제를 풀고, 급증한 트래픽에 따른 합당한 수준의 이용대가를 지불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구글의 태세전환에 이목이 집중된다.

■ '불통' 구글, 매출 공개하고 합당한 세금 낼까?

한성숙 네이버 대표(왼쪽), 존리 구글코리아 대표.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구글은 여전히 통일된 글로벌 정책 등을 이유로 우리 정부와의 적극적이고 원만한 소통에 적극 나서지 않고있다.

또 정확한 법인세 납부를 위한 매출을 공개하라는 국내 기업과 인터넷업계 요구에도 국내법과 조세조약에 따라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는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다. 정확한 매출 공개는 국내에 서버가 없다는 이유로, 본사 정책을 근거 등으로 함구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에서 고용이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비판에는 수백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스타트업 성장 지원 조직과 정책 등을 내세워 왔다.

네이버 트래픽에 10배에 가까운 유튜브의 경우 국내 통신사들이 과거에 맺은 불리한 계약 조건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유지되는 상태다.

이 같은 구글의 뻣뻣한 ‘모르쇠’ 정책은 페이스북의 전향적인 자세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올해 계속될 글로벌 기업과의 역차별 이슈에서 “페이스북은 하는데 구글은 왜 못하느냐”는 국회와 정부, 업계의 따가운 비판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국내외 기업 간 역차별 이슈는 올해에도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또 중소기업 지원 부문에서 예산을 늘려온 페이스북이 고용과 스타트업 지원 부문에도 힘을 더 쏟게 되면서 구글에 대한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기여 측면에서의 요구도 더 커질 전망이다.

구글은 2006년 설립 시 연구개발 인력 등의 고용, 투자 계획들을 밝히며 정부에서 2년 간 120만 달러를 지원받았는데, 이행여부에 대한 의심을 받고 있다.

고용창출 규모도 적을 뿐더러 수백명의 국내 인력 중 상당수가 연구개발 인력보다는 광고 업무와 영업마케팅 분야에 집중돼 있다는 비판이다.

특히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달 중 인터넷상생발전협의회를 가동, 국내외 인터넷 기업들을 참여시켜 역차별 해소 방안을 찾기로 해 구글에 대한 압박 수위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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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발생 지역을 세율이 낮은 나라로 돌리고, 망사용료 지불에도 인색했던 미국 사업자인 구글과 페이스북이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됐다.

매출 발생 지역을 세금이 낮은 국가로 돌리고 서버를 해외에 설치해 각종 규제를 피해갔던 측면에서 동지였던 페이스북이 다른 노선을 타면서 구글의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해진 셈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얼마 전부터 페이스북은 협상과 논의에 상당히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우리 정부가 페이스북을 최대한 끌어안게 되면 국내에서 막대한 매출을 올리면서도 합당한 세금을 내지 않는, 비협조적인 자세인 구글도 더 이상 예전과 같은 입장을 취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