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배터리 게이트' 이통사도 책임있다고?

통신3사 "전세계 통신사가 책임져야 한다는 건가?"

방송/통신입력 :2018/01/11 16:14

김윤희, 박영민 기자

애플의 고의적인 구형 아이폰 성능 저하와 관련해 국내에서 첫 소송이 시작된 가운데, 판매처인 이동통신사에도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이에 대해 이통 3사는 "이는 단말기 제조사 차원의 문제"라며 "통신사가 소비자에게 직접 보상할 필요는 없다"고 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이하 소비자주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애플 본사와 애플코리아를 피고로 하는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이통사에 불똥 튄 '배터리 게이트'…"판매자도 책임져야"

애플 구형 아이폰 성능 저하와 관련해 국내에서 첫 소송이 시작된 가운데, 판매처인 이통사에도 책임이 있단 주장이 나왔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3사가 아이폰 성능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 판매한 것이라면 이들에게도 법적인 책임 소지가 있다는 게 소비자주권 측의 주장이다.

국내 아이폰 판매 대행을 맡은 이통3사가 제품의 하자를 미리 알고도 당국에 보고하지 않았는지 여부를 살펴본 후 법적 책임을 따져묻겠다는 것이다.

소비자주권 관계자는 "SKT, KT, LG유플러스도 법적인 책임이 있다"면서 "아이폰6, 아이폰SE, 아이폰7 시리즈의 배터리가 30% 가량 남아있는 상황에서 전원이 꺼진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팔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에 대해선 이통3사와 애플코리아의 계약내용을 확인해 추진하겠다"며 "우선 애플과 통신3사간 이야기를 들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억울한 이통3사 "단말기 문제 모두 알 순 없어"

이통사 관계자들은 시민단체가 아이폰을 판매한 자사들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제조사 책임"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이통사도 피하고 싶은 이슈에 휘말린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의 피해자"라며 "만약 SW 조작 사실을 알면서도 아이폰을 판매했다는 점이 밝혀지면 유통업체로서 보상 책임이 있겠지만 이 또한 이통사가 제조사에 피해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통3사는 시민단체가 아이폰을 판매한 자사들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다른 관계자는 "강제로 판매한 것도 아닌데 왜 이동통신사에 책임을 묻는지 모르겠다"며 "갤럭시노트7 구매자들도 제조사인 삼성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이폰을 판매한 전세계 이동통신사들이 이번 SW 조작에 대해 다 책임져야 한다고 보는 건지 궁금하다"며 "이동통신사에서 단말기 문제를 모두 다 알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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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따르면 소비자주권 외에도 법무법인 한누리와 휘명 등 2곳이 애플의 배터리 게이트와 관련해 국내에서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다.

이 중 법무법인 휘명은 이달 중순께 애플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접수하면서, 이통3사에 이와 관련한 내용증명을 보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휘명 측은 이 문제로 이통사에 직접적으로 소송을 제기하진 않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