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ISP 망 대가 협상, 어떤 방식 따를까

백봉삼 기자2018.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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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마틴 페이스북 수석 부사장 (사진=지디넷코리아)

“ISP 3사 별도 계약 하되, 금액 크지 않을 듯”

최근 페이스북 글로벌 통신 정책을 맡고 있는 수석 부사장의 방한을 기점으로, 페이스북과 국내 통신사(ISP)의 망 사용료 협상이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어떤 식이든 페이스북이 국내에서 이용하는 망 대가의 적정 비용을 정산할 것이 확실해 보임에 따라, 이제는 최종 타결될 계약 방식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페이스북 글로벌 통신 정책 담당자인 케빈 마틴 수석 부사장은 지난 10일 방송통신위원들을 만나 국내 통신사와 상호이익이 되는 뱡향으로 망 사용료 협상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망 사용료를 국내 ISP에 지불하겠다는 확답을 하진 않았으나 우리 정부와 업계의 합당한 망 사용료 지불에 대한 요구가 크고, 이에 마틴 부사장이 긍정적으로 답한 만큼 진전된 결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 “KT 부담비 대납” or “3사 다 낸다” or “캐시서버 철수”

페이스북과 국내 ISP 간 망 사용료 계약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기존대로 KT에 페이스북이 캐시 서버를 설치하고, KT가 SK브로드밴드 측과 LG유플러스 측에 지불해야 할 망 사용료를 페이스북이 정산해 주는 방식이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페이스북의 ‘한 국가, 한 캐시 서버 설치‘ 원칙에도 부합하고, 망 사용 대가 계약을 KT 하고만 맺으면 되기 때문에 안정된 서비스를 유지하면서도 복잡한 계약 절차를 줄일 수 있다. 상대적으로 페이스북에 유리한 계약이다.

반면 SK브로드밴드 측은 망 사용 대가 계약을 페이스북과 단독으로 맺는 것이 가장 최선책이라는 입장이다. KT 캐시서버를 이용하면서 트래픽에 따른 비용을 정산 받을 경우 정확한 정산이 어려울 수 있고, 앞으로도 계속 협상 주체에서 배제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합당한 비용 정산이 가능하다면야 기존처럼 KT에 캐시 서버를 두고 발생한 트래픽만큼 망 사용료를 받는 계약 조건도 수용 가능하다”면서도 “그렇지만 우리가 가장 합리적이라 생각하고 요구하는 방식은 페이스북과 직접하는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두 번째로 가능한 계약 방식이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에 각각 캐시 서버를 두고 페이스북이 각사에 망 사용료 명목으로 운영비 등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이럴 경우 각 통신사들은 보다 정확한 트래픽 측정과 망 사용료 정산이 가능하고, 계약 기간이 끝나거나 5G 시대가 도래 했을 때 늘어난 트래픽만큼 망 사용료 인상 카드를 꺼내들기 쉽다. 이에 ISP들에게 더 유리한 조건이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은 페이스북의 글로벌 정책과, 의사결정 방식에서 벗어난다는 문제가 있다.

앞서 언급했듯 한 국가에 한 캐시만 서버를 설치한다는 원칙과도 맞지 않지만, 딜라이브처럼 케이블 방송사이면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하는 망 사업자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

대표 ISP들과만 계약해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군소 ISP들에게는 적정 대가를 치르지 않는다는 비판이 또 일 수 있다.

이 밖에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이지만 변수도 있다. 양측이 입장차를 끝내 좁히지 못하고 협상이 결렬되는 경우다. 최악은 페이스북이 시장 크기가 작은 한국에서 캐시서버를 완전히 철수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국제 회선망을 통해 모든 데이터가 오가기 때문에 국내 페이스북 이용 속도는 확 떨어진다. 다행히 이 같은 방식은 페이스북이나 업계 모두 가능성이 낮다는 시각이다.

■ 네이버 기준점 삼아 ISP 3사 개별 협상 유력

계산 자료 이미지(사진=픽사베이) 계산 자료 이미지(사진=픽사베이)

종합하면 대표 ISP 3사에 별도 캐시 서버를 설치, 운용하고 다른 ISP들은 세 곳 중 하나의 캐시 서버를 이용하되 전보다 증액된 사용료를 정산 해주는 방식이 가장 합리적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페이스북이 각사에 어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할지, 적정 대가만 조율하면 된다.

네이버가 1년에 734억원의 망 사용료를 지불하는 만큼, 이 액수가 적정 대가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통신 업계는 페이스북이 네이버의 5배에 달하는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단순 계산하면 페이스북이 1년에 한국에 지불하는 총 망 사용료는 3천600억원대 규모로 늘어난다.

하지만 협상 결과, 실제 지불하게 될 금액은 이보다 훨씬 낮은 금액대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KT에 100억원대 망 사용료를 내던 페이스북이 갑자기 비용을 확 늘릴 가능성이 높지 않고, 기준점인 네이버의 망 사용료도 인건비 등 별도 부대비용이 모두 포함돼 커진 금액이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코리아 관계자는 “페이스북은 망 사용료 논란이 있기 전부터 국내 ISP들과 망 사용 대가에 관한 협상을 계속 해 왔고, KT에 망 사용료를 지불해 왔다”면서 “새 협상 요구에 많은 선택지를 놓고 양측이 논의 중인데, 최종 결론이 어떻게 날지 모르겠지만 가능한 빠르고 합리적으로 이 이슈를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백봉삼 기자 / paikshow@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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