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VSB T커머스 송출 허용 논의…업계 '촉각'

"8VSB 시청 가구만 차별" vs "PP 젠트리피케이션 유발"

방송/통신입력 :2018/01/21 13:05

8VSB에서 송출되지 않았던 T커머스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종합유선방송국(SO) 채널사용사업자(PP)가 각각 찬반 논리를 내세우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8VSB는 케이블방송에서 셋톱박스 없이 디지털 방송을 제공하는 전송 방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8VSB에서의 T커머스 송출 여부에 대한 입장 마련을 위해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현재 유료방송 가입자는 3천만명 수준이다. 이 중 디지털 방송 가입자 2천500만명을 제외한 500만명 대상의 시장이 T커머스에 새로 열릴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이에 SO는 환영 의사를 보이고 있다. PP가 늘어나면서 추가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PP의 경우 영업 중인 T커머스 채널 10개가 진입함에 따라 시청 접근성이 높은 낮은 번호의 채널에서 더 멀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KTH의 T커머스 화면.

■SO "8VSB만 차별…시청자 시청권 제한"

SO를 대변하는 한국케이블방송협회는 디지털 케이블 방송, IPTV, 위성방송 등에서 이미 T커머스를 송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8VSB만 이를 막는 것은 기술 차별이자 시청자 시청권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8VSB 적용으로 인해 아날로그 방송에서 사용하던 주파수 대역을 줄여 쓸 수 있게 되면서 이전보다 채널을 추가할 수 있게 돼 현재 방송되는 PP 채널이 사라지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케이블방송협회 관계자는 "현재 케이블 방송에 할애된 주파수 대역이 800MHz인데, 여기의 54% 가량을 아날로그 방송에 할애하고 있다"며 "아날로그 방송 채널 하나에 6MHz 정도의 주파수 대역이 사용되는데 이를 디지털 채널로 따지면 4개가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PP "홈쇼핑, 자금력으로 인기 채널 선점할 것"

PP 업계는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홈쇼핑 업체들이 T커머스 송출 계약 시 공중파·종편 등과 가까워 시청자 접근성이 좋은 로우 채널(40번대 이하)로 편성되기 위해 거금을 투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로우 채널에 편성돼 있는 PP들이 밀려나게 되고, 결국 현재 공중파와 홈쇼핑, 종편 등으로 거의 고정돼 있다 시피한 20번대 이하 채널을 제외한 로우 채널에서도 홈쇼핑 채널이 추가 편성돼 시청자들의 불편을 야기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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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이 PP보다 자금력이 막강한 것은 분명하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16년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에 따르면 SO 방송 매출에서 홈쇼핑으로부터 받는 송출 수수료는 평균적으로 약 30%를 상회한다.

2016년도 기준 방송 매출 대비 홈쇼핑 송출 수수료 현황. 수치를 살펴보면 CJ헬로는 전체 방송 매출의 34.1%, T브로드는 36.5%, 딜라이브는 34.5%, 현대HCN은 37.9%, 개별 SO의 경우 45.4%가 홈쇼핑 송출 수수료다.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 관계자는 "현재 남아 있는 채널 사용 계약 기간이 끝나면 현재 방영되고 있는 홈쇼핑 채널처럼 T커머스도 낮은 번호 대를 차지할 것이라는 건 그간 방송 역사를 볼 때 사실이나 마찬가지"라며 "상대적으로 낮은 매출을 기록할 수밖에 없는 PP들은 쫓겨나야 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