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美 세이프가드 발동에 "유감" 표명

피해 약 1조원 "미국 소비자에 부담 돌아갈 것"

홈&모바일입력 :2018/01/23 10:46    수정: 2018/01/23 12:38

미국이 수입산 세탁기에 대한 고강도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을 결정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업체들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산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발동 결정을 내렸다고 공식 밝혔다.

수입산 대형 가정용 세탁기에 대한 저율관세할당(TRQ) 기준은 120만대로 설정됐다. 첫해에는 120만대 이하 물량 20%, 초과 물량에는 50%의 관세가 부과된다. 2년 차에는 120만 대 미만 물량에는 18%, 120만대 초과 물량에는 45%를 부과하고 3년 차에는 각각 16%와 40%의 관세가 매겨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씨넷)

■韓 수출 피해액 1조원 추정…삼성·LG 유감 입장 표명

이번 수입 제재 조치는 당초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제시했던 권고안 중에서도 수위가 높다.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강력한 수입 제재를 요청했던 미국 가전업체 월풀은 일률적인 50% 고율관세 부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청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TRQ를 145만대로 설정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ITC도 한국 제품이 심각한 산업 피해로 보기 어려운 만큼, 세이프가드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피해액 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에서 연간 약 300만대의 세탁기를 판매하고 있다. 이중 미국으로 수출되는 40% 물량에 이 관세가 적용될 경우 약 1조원의 피해액이 점쳐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높은 강도의 관세 부가 조치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양사는 이번 세이프가드 조치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며 유감을 표했다.

삼성전자 측은 "미국 정부의 세이프가드 결정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손실을 입히는 것"이라며 "이번 결정으로 삼성전자 세탁기의 혁신적인 기능과 디자인을 원하는 미국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으로 구매하는 부담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LG전자 측은 "미국 정부의 세이프가드 결정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세이프가드 발효로 인한 최종적인 피해는 미국의 유통과 소비자가 입게 되고, 지역경제와 가전산업 관점에서도 부정적인 결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 LG 세탁기는 미국의 유통과 소비자들이 선택해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성장해올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LG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 유통 및 소비자들에게 혁신적인 프리미엄 제품을 지속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스트바이 매장의 월풀과 삼성전자의 세탁기가 함께 전시된 모습.(사진=지디넷코리아)

■삼성·LG "美 세탁기 공장 가동 앞당겨 공급 차질 최소화"

양사는 이번 세이프가드 조치에 대한 피해를 염두에 두고 현지 세탁기 공장 가동 시기를 앞당겼지만,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가동을 시작한다고 해도 전체 생산라인을 모두 가동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양사는 우선적으로 현지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차질없이 공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카운티에 위치한 세탁기 생산라인을 본격 가동했다. 이 공장은 올해 2분기부터 가동될 것으로 예상돼 왔다. 회사는 이 공장에 2020년까지 약 3억8천만 달러(약 4천47억 원)를 투자해 연간 약 100만대의 세탁기를 생산하고 미국 시장의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LG전자 역시 2019년까지 완공할 예정이었던 미국 테네시주 몽고메리카운티 클락스빌 소재 세탁기 생산라인을 올해 4분기까지 완공한다고 밝혔다. LG전자는 1개 라인당 50만~60만대 물량인 드럼 세탁기와 통돌이 세탁기 2개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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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측은 "LG전자는 미국의 거래선과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지에 공급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며 "특히 세이프가드 대상에서 제외되는 대용량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판매를 확대해 시장지배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우리나라 정부는 이날 오전 10시 무역보험공사에서 국내 세탁기 업계와 민관합동 대책회의를 개최해 업계 영향과 향후 대응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