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스토어 개장에 가로수길 이통 대리점 '울상'

"지역 특성 상 아이폰 구매자 많아…공식 매장으로 몰릴 것"

방송/통신입력 :2018/01/27 12:58    수정: 2018/01/28 01:11

국내 첫 애플스토어가 27일 가로수길에서 문을 열었다. 애플스토어 근처인 이통사 대리점은 아이폰 수요층이 애플 스토어로 옮겨갈 것이라 판단, 실적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이날 가로수길은 애플스토어 개장을 기다리며 줄선 소비자들로 인해 새벽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다만 아이폰을 구매하러 온 소비자는 많지 않고, 이미 아이폰을 소지한 매니아층의 비중이 높았다.

그 중 아이폰을 살펴보기 위해 애플스토어를 방문한 이용자들의 경우 애플 전문 매장에서 자세한 정보를 들을 수 있어 강화된 소비자 경험을 누리고자 찾아왔다.

이날 가로수길은 애플 스토어 개장을 기다리며 줄선 소비자들로 인해 새벽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아이폰 제품을 살펴보기 위해 애플 스토어를 방문한 이승훈⑮씨는 "구매 결심이 서면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이통사 대리점에 방문해 구입할 예정"이라며 "이통사 대리점에서는 판매 보조금 또는 선택 약정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가격 측면에서 합리적이다"라고 말했다.

이미 아이폰을 소지한 최원준⑲씨는 "다음에 아이폰을 구매하게 된다면 애플 스토어를 방문할 것 같다"며 "일반 단말 유통점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공식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다른 방문객인 신현민㉑씨는 "얼마 뒤 군 입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차라리 단말기를 일시불 구매하고 요금제를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게 저렴하다고 생각했다"며 "3G 무제한 요금제나 가장 기본적인 수준의 요금제를 택해 개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애플 스토어에서는 아직까지 아이폰 개통 업무는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이동 통신 단말 개통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필요한 대리점 코드를 부여받기 위해 이통 3사와 진행 중인 협상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이통 3사에 맥 기반으로 구동되는 별도의 전산 프로그램을 요구했다. 계산대 필요 없이 이용자가 자유롭게 직원을 통해 제품을 구입하게 하는 애플 스토어의 관행이 아이폰 개통 업무에도 적용될지 관심이다.

가로수길점에서도 계산대 없이 현재 애플에서 출시하는 무선 포스기를 이용해 제품을 판매 중이다. 애플 스토어 관계자는 "최근 문을 연 애플 스토어에서는 모두 적용 중인 사항"이라고 언급했다.

가로수길점에서는 현재 애플에서 출시하는 무선 포스기을 이용해 제품을 판매 중이다.

한편 근처 이통사 대리점들은 울상을 지었다. 이전부터 아이폰 구매 비중이 높은 편인 가로수길 상권 소비자들이 애플스토어로 옮겨갈 것이라는 걱정 때문이다.

가로수길 이통사 대리점의 한 관계자는 "AS를 애플스토어에서 지원해주는 만큼 소비자들의 편의가 향상된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상권을 뺏길 수 있다는 현실적인 걱정도 있다"며 "이전부터 애플스토어 개장을 기다리다가 어쩔 수 없이 아이폰을 구매하러 찾아왔다는 소비자들이 많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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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월별 채워야 하는 판매 실적이 있는데, 이를 채우지 못했을 시에 적용되는 페널티가 크다"며 "개통 업무를 해준다고 해서 실적이 오르는 건 아니니 그에 대한 불안이 있다"고 덧붙였다.

애플스토어가 향후 단말기 개통 권한까지 받는다면 타격이 클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다른 이통사 대리점의 관계자는 "개통까지 애플스토어에서 할 수 있게 되면 소비자들이 굳이 이통사 대리점을 찾지 않고 공식 매장에서 일시불로 구매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이 근방 소비자들은 가격에 연연하지 않는 편이라 제품을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고 전문적인 정보를 획득할 수 있으며 요금제나 부가 서비스 의무가 없는 애플스토어를 찾을 것"이라고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