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패널 가격 방어선 붕괴"...韓 디스플레이 어쩌나

중국發 공급 과잉...1Q 삼성 영업익 1兆↓ LG 적자전환 전망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8/04/02 15:58    수정: 2018/04/02 17:26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시즌을 앞두고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업체들이 울상이다.

업체별로 영업이익이 조(兆) 단위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가 하면, 적자 전환 가능성도 제기됐다. 중국발(發) 공급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LCD 가격이 끝도 없이 내려가고 있어서다.

이에 업체들은 패널 사업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전환하려고 노력 중이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높은 가격으로 인해 수익성을 늘리기 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2일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지난달 말 LCD 패널(TV용)의 평균 가격은 총 10개월 연속 하락한 150달러(약 16만6천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달 말 평균 가격(203달러) 대비 50달러 넘게 깎였다.

LG전자의 50인치 LCD TV. (사진=LG전자)

이렇듯 LCD 패널 가격이 계속해 하락한 이유는 중국 패널업체들의 물량 공세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경쟁사들의 투자로 공급 과잉이 확대되면서 가격 방어선이 무너졌다. 가격 방어를 사실상 실패한 것"이라며 "연내 LCD 패널 가격이 오르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가 역시 이같은 의견에 궤를 같이 한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LCD 패널 가격에 의미 있는 긍정적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LCD 공급의 방향성은 확실한 반면, 수요의 방향성은 모호하기 때문"이라며 "현 시점에서 LCD 패널 가격안정화 전망에 촉매로 작용할 수 있는 신호는 포착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1분기 이후 전망은 더 좋지 않다. 2분기부터는 중국 업체들의 LCD 공급이 본격적으로 늘어난다. 중국 BOE와 CEC-Pancd, CHOT 등이 각각 10.5세대와 8.6세대 신규라인을 가동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LCD 공급 확대로 인한 가격 하락세는 '새발의 피'일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삼성 LG 로고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체들의 1분기 실적에도 먹구름이 가득하다. 특히 지난해 총 매출의 90%를 LCD로 벌어들인 LG디스플레이는 6년 만에 적자전환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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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업계는 LG디스플레이가 LCD 업황 악화로 1분기에 최대 1천억원 가량의 영업 손실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가 대체로 예상하는 이 회사의 1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6조원, 영업적자 800억원 규모다.

OLED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삼성일지라도 LCD 가격 하락은 악재다. 삼성디스플레이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조3천억원)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한 3천억원 가량으로 점쳐진다. 침체된 OLED 업황과 함께 LCD 판가 하락세가 이어진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