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움 "개인이 암호화폐 통제력 가져야"

암호학의 아버지 "직접 민주주의 구현하겠다"

컴퓨팅입력 :2018/04/03 13:53    수정: 2019/03/25 09:08

"개인이 암호화폐에 대해 더 많은 통제력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이 문제 해결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암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이비드 차움이 암호화폐에 대해 더 많은 통제력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조만간 그 결과물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일 서울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분산경제포럼 첫 번째 기조 연설자로 나선 데이비드 차움은 이같은 계획을 밝히며 "암호화폐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는 일에 정말 관심을 가지고 걱정하고 있다"면서 "이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의 전신인 이캐시(e-cash)를 개발한 데이비드 차움은 암호학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차움은 인터넷이 제대로 보급되기도 전인 1982년에 이미 암호화된 디지털 서명인 은닉서명(Blind Signatures)이란 개념을 제시하며 암호학의 토대를 닦았다.

은닉서명은 거래를 주고 받는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없도록 익명화해 주는 방식으로 구동됐다. 이를 통해 인터넷으로 익명으로 전자 화페를 주고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암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이비드 차움이 3일 서울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분산경제포럼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특히 차움이 1982년 논문에서 제기한 은닉서명은 요즘 블록체인의 핵심 개념인 이중지불(double spending) 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까지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만큼 암호학 분야에선 획기적인 논문으로 꼽힌다.

이날 기조 발제에서 차움은 1984년 열린 첫 번째 월드와이드웹컨소시엄(W3C) 컨퍼런스에서 이캐시를 처음 시연하던 일화도 소개했다. 당시 WWW의 첫 기조연설자로 제네바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까지 이캐시를 전송하는 시연을 해보이며 많은 관심을 모았다.

1994년 WWW 컨퍼런스에서 차움에 이어 두 번째 기조발제를 한 인물이 월드와이드웹 창시자인 팀 버너스 리 경이었다.

은닉 서명 개념

데이비드 차움은 이후 디지캐시란 회사를 설립해 이캐시 SW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실제로 독일 도이치뱅크, 일본 노무라 은행 등에 이캐시 SW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차움은 이날 자신이 과학자(암호학자)로서 이캐시를 만든 이유에 대해 "당시 사회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암호를 사용해 지켜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사용하길 바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자 거래가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프라이버시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이캐시가 품고 있는 개념을 많은 사람에게 전파하고 공유하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패널 토론 중인 데이비드 차움.

프라이버시 중요성에 대한 그의 관심은 여전하다. "개인이 자기 자신에 대한 정보를 컨트롤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는 인식"을 제공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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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향후 계획에 대해 "개개인이 암호하폐에 대한 더 많은 통제력을 가지고 어디서나 얼마를 가지고 있든 그 가치를 누리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입하기 위해 중요한 발표를 할 계획"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새 아이디어에 대한 힌트로 "고대 그리스로 돌아가 직접 민주주의가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극단적일 수 있지만 서구 문화를 형성했다고 할 수 있는 직접 민주주의에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