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수집 조사...'빅브라더' 구글 빠지나

“페북·밴드·카톡부터” vs “구글부터 조사해야”

인터넷입력 :2018/04/03 17:57    수정: 2018/04/03 23:21

페이스북 통화ㆍ문자기록 수집 논란으로 방송통신위원회가 인터넷 서비스 개인정보 접근·수집 관련 실태 점검에 나섰으나, 정작 구글과 애플은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서비스 약관에 대한 포괄적 동의를 받고, 불공정 약관 소지가 다분한 외산 OS 사업자에 대한 점검은 뒤로 미루고, 논란을 일으킨 4개 SNS 서비스부터 살펴본다는 입장이다.

이에 규제당국이 우선순위가 뒤바뀐 실태 점검과 역차별 조치로 이번 이슈를 다룰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무유기란 비판도 제기된다.

방통위 김재영 이용자정책국장(가운데)

■ 실태점검 우선순위 밀려난 구글, 애플

방통위는 지난달 30일 “주요 SNS 사업자들이 스마트폰에서 이용자의 통화 문자기록 등에 접근 가능하거나 수집해 왔다는 언론보도에 따라 페이스북·인스타그램·카카오톡·밴드의 개인정보 수집 관련 적정성 등에 대한 실태점검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이 이용자의 통화내역과 문자 등에 대한 접근권을 갖고 이를 활용한 논란이 최근 불거지자 방통위가 현황 파악에 나선 것이다.

방통위에 따르면 이번 실태점검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실시된다. 개별 앱들에 대한 이용자의 통화ㆍ문자기록에 대한 접근ㆍ수집ㆍ보관ㆍ제공 여부를 파악하고, 개인정보 최소수집 원칙을 준수했는지 들여다본다는 계획이다.

또 이용자 동의 절차 절차성, 앱 접근권한의 필수적ㆍ선택적 접근권한 구분 동의여부 등을 중심으로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3일 방통위 이용자정책국 개인정보침해조사과 확인 결과 이번 실태점검에서 서비스약관에 대한 포괄적 동의를 받는 사실상 독과점 사업자인 구글 등 OS 기업들은 우선 제외된다.

구글 이용 약관.

방통위는 지난 자료에서 구글ㆍ애플의 주소록, 통화목록 등의 접근권한에 대한 기능이 최소한의 개인정보가 접근ㆍ수집될 수 있도록 운영하는지 여부도 함께 검토한다고 밝혔으나,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것으로 확인됐다.

구글은 사용자의 하드웨어 모델이나 고유 기기 식별자, 전화번호 등 기기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특히 페이스북이 비난을 받고 있는 전화 로그 정보(전화번호, 발신자 번호, 착신전환 정보, 통화 일시, 통화시간, SMS 라우팅 정보 및 통화 유형)를 수집, 저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구글의 유튜브 약관에는 독자적인 재량으로 약관 및 방침을 수정하고 개정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통지 의무도 느슨하게 적용돼 있다. 대부분의 문제에 대해 회사의 책임은 면하도록 돼 있다. 불법적인 행위가 일어나도 손해의 위험은 사용자가 져야 한다. 분쟁이 발생할 경우 피해자도 미국법을 따라야 한다.

유튜브 서비스 약관.

그럼에도 방통위는 일단 이슈의 중심에 선 개별 앱 서비스 업체부터 들여다본다는 계획이다.

방통위 김재영 이용자정책국장은 “이번 실태점검은 언론이 지적한 SNS 상위 4개 사업자에 대한 이용약관 동의 절차 적정성과, 접근권한 설정 제한 여부, 통화기록 제3자 유출 여부부터 실태점검할 예정”이라는 말로 구글과 애플은 이번 실태점검 중심에서 빠져있음을 시사했다.

개인정보침해조사과 양기철 서기관은 “일단 페이스북 등 SNS의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그 후에 만약 문제가 있다면 추가로 구글 OS까지 살펴볼 수 있다”며 “OS부터 볼지, SNS부터 볼지는 조사 방법론적 차이일 뿐”이라고 답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약관심사과의 경우 페이스북 통화내역 수집 논란을 계기로 구글, 유튜브 등 외산 서비스들의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 논란이 커졌음에도 일단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 “구글 포괄적 동의, 불공정 약관이 진짜 문제”

이에 국내 인터넷 업계와 전문가들은 더 큰 문제인 OS에서의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과 포괄적 동의, 그리고 불공정 약관부터 규제 당국이 살펴야 한다는 시각이다. 특히 '빅브라더'로 불리는 구글에 대한 조사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 동안 규제 당국이 알면서도 이를 직무유기 해온 것 아니냐는 날선 비판도 제기됐다.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변호사는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필수동의와 선택동의를 나눠 이용자에게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그 동안 구글 등 미국 회사들은 이를 지키지 않고 오래 전부터 포괄적 동의를 받아왔다”면서 “그동안 이를 방기한 방통위와 공정위가 만약 미국 무역 보복 등을 걱정하는 거라면 국내 기업들도 이런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 형평성에 맞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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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지금이라도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외산 인터넷 사업자에 대한 불공정 약관과, 이용자가 인지하기 힘들게 짜인 정보 활용 동의 문제를 규제 당국이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구글은 포괄적인 서비스 약관을 사용자들에게 사실상 반강제적으로 동 의 받고, 이를 어디에 활용하는지도 구체적으로 알기 힘들게 국내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며 “이번 통화내역 수집, 활용 논란의 본질과 핵심은 결국 구글 OS 정책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국내 기업에까지 불똥이 튄다면 또 다시 국내외 기업 간 역차별 문제가 발생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