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 다 끝나면 어떻게 될까

임유경 기자2018.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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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채굴이 사실상 끝나는 시점은 2032년으로 예상된다.

2032년께 사실상 완료...3가지 시나리오

암호화폐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비트코인 발행 총량이 정해져 있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처음부터 총 2천100만 비트코인(BTC)만 발행되도록 설계됐다.

새 비트코인은 비트코인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데 기여한 사람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목적으로 발행된다. 네트워크에서 발생한 거래의 유효성을 입증하고 그 사실을 모든 네트워크 참여자에게 알리는 대표자에게 작업에 대한 보상으로 주어진다.

거래 유효성을 입증하고 비트코인을 받는 일련의 과정을 채굴(마이닝), 이 작업을 하는 사람은 채굴자(마이너)라고 부른다.

그런데, 2천100만개 비트코인이 다 채굴되고 나면 어떻게 될까? 채굴자들이 인센티브 없이 계속 지금처럼 네트워크 유지를 위해 열심히 일할까.

생각보다 가까운 미래에 이런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 이미 전체 비트코인의 80%가 채굴됐고 2030년쯤 99% 채굴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트코인 채굴 사실상 2032년 끝나나

비트코인 채굴이 언제 끝날지 짐작해 보려면 먼저 하루 발행되는 비트코인이 얼마인지 알아야 한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10분에 한 번 꼴로 채굴이 이뤄지고, 거래 내역 등의 정보가 블록 단위로 묶여 저장된다. 10분마다 정확하게 블록이 생성된다고 가정하면 하루 144개 블록이 만들어질 수 있다.(실제 정확하게 10분마다 한 개 블록이 생성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블록 한 개를 생성할 때마다 보상으로 12.5 비트코인이 주어지므로, 매일 약 1800 비트코인이 발행된다고 추산해 볼 수 있다. (실제 지난 24시간 동안 생성된 블록은 160개로 총 2000 비트코인이 보상으로 지급됐다. 비트코인 발행 정보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링크 )

비트코인을 만든 인물로 알려진 사토시 나카모토는 약 4년 마다(21만 개 블록이 생성되는 기간) 채굴 보상으로 지급되는 비트코인이 반으로 줄어들게 설계했다.

다음 반감기가 오는 2020년에는 블록 한 개에 대한 보상으로 6.25 비트코인이 주어진다. 매일 144개 블록이 만들어진다면 900개의 비트코인이 보상으로 발행된다.

이론상 이렇게 총 34번의 반감기를 지나면 2천100만개 비트코인이 몽땅 채굴된다. 34번째 반감기는 2140년으로 아직 120년 이상 남았다.

하지만, 사실상 비트코인 채굴이 끝났다고 봐야 하는 시기는 그보다 훨씬 가까운 미래다.

이미 4월 12일 현재 약 1천696만 개의 비트코인이 채굴됐다. 남은 비트코인은 404만개 정도다. 전체 비트코인 중 80% 이상이 채굴된 상태다.

남은 비트코인이 전체 1%로 떨어지는 시점은 6번째 반감기로 2032년부터다. 남은 비트코인이 전체 1%로 떨어지는 시점은 6번째 반감기로 2032년부터다.

사실상 비트코인을 다 채굴했다고 봐야 하는, 즉 99%의 비트코인 채굴되는 시기는 6번째 반감기인 2032년에 온다.

남은 1% 비트코인을 가지고 100년 가까이 버틸 수 있을까? 전문가들이 사실상 비트코인 채굴은 2032년 끝난다고 이야기하는 이유다.

비트코인이 다 채굴되면 어떻게 되나?

채굴에 대한 보상으로 신규 비트코인을 받지 못하면 채굴자들은 어떻게 행동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알 수 없다. 하루, 한 달이 다르게 새로운 기술과 접근 방법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예측하기 어렵다. 그래도 상상해 볼 만한 시나리오들이 있다.

먼저 긍정적으로 채굴자들이 계속 블록생성을 열심히 해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잘 운영될 수도 있다.

채굴자가 블록생성을 열심히 할 동기는 여전히 존재한다. 채굴에 대한 보상으로 받는 비트코인은 더 이상 없지만, 여전히 거래 수수료는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발행 수량이 한정된 비트코인이 '희소한 자원'으로 인식돼 가격이 꾸준히 상승할 것이고, 수수료 기반 수익도 충분한 동인이 될 것이란 예상이다.

단, 이럴 경우 비트코인을 결제 등 실제 활용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한 업계관계자는 이런 경우 "비트코인은 굉장히 느리고 비싼 네트워크로 (실제 이용되기 보다) 자산화되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대로, 채굴자들이 거래 수수료로 얻는 수익이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거래 속도를 높이고 수수료는 낮추려는 기술적 시도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비트코인 라이트닝 네트워크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거래를 기록하면 수수료가 발생하니까, 다른 채널을 통해 지속적으로 거래를 하고 거래 완전 종료되는 시점에 한번만 블록체인에 전송해 수수료를 한번만 내자는 아이디어다.

비트코인 사용자 입장에서 수수료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은 채굴자들의 이해와 상충되는 측면이 있다.

채굴자들이 비트코인 블록체인에서 얻을 인센티브가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 인센티브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비트코인에 보안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2016년 관련 논문이 발표된 바 있다.

김형식 성균관대 교수(소프트웨어학과)는 해당 논문에 대해 "지금까지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 채굴자 본인에 더 이득이라고 판단하고 해오던 행동들이 있는데 앞으로 인센티브가 없어지면 다르게 행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라며 "지금까지 비트코인이 자랑하던 보안성이 깨질 수 있다는 경고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채굴이 끝나기 전, 향후 3~4년 안에 비트코인에 큰 변화가 올 것이란 예상도 있다.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캐시 진영이 헤게모니 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황을 보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다.

채굴업계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3-4년 안에 비트코인에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합의가 어렵긴 하지만 합의점을 찾으면 포크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대부분 중국의 강력한 채굴업자들이 좌지우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의사결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국 채굴자나 투자자들은 중국 채굴자들의 동향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의 미래가 암호화폐의 미래는 아니다. 현재 1천500 종 이상의 암호화폐가 등장했고 기술적으로 비트코인보다 앞서 있다고 평가되는 것도 많다.

그럼에도 거래 규모나 가격에서 비트코인을 넘어선 것은 없다. 비트코인이 암호화폐 시장에서 가지는 실질적, 상징적 영향력이 클 수 밖에 없다. '채굴이 종료된 이후 비트코인은 어떻게 될까' 혹은 '그전에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이유가 충분하다.

임유경 기자 / lyk@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