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특허소송…'디자인 보상' 명확해지나

14일부터 배상금 산정 재판…IT업계 관심 집중

홈&모바일입력 :2018/05/14 14:36    수정: 2018/05/14 14:52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디자인 특허권 보상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만들 수 있을까?

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디자인 특허소송 파기환송심이 14일(현지시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에서 시작된다. 6년 전 1심 재판을 주재했던 루시 고 판사 주재로 열릴 이번 재판에선 삼성이 애플에 지불할 배상금 규모를 산정하게 된다.

두 회사간 디자인 특허 소송의 불씨가 지펴진 것은 지난 2011년이었다. 당시 애플이 디자인 특허와 상용특허권 침해 혐의로 삼성을 제소하면서 역사적인 특허 소송이 시작됐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현지시간 14일부터 디자인 특허 배상금 산정을 위한 새 재판을 시작한다. 사진은 2012년 1심 재판 장면을 담은 스케치.(사진=씨넷)

특히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 배심원들이 2012년 삼성에 10억 달러에 이르는 엄청난 배상금을 부과하면서 관심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이후 항소법원을 거치면서 삼성에 대한 징계 수위가 크게 낮아졌다. 삼성은 2015년 디자인 특허 침해 건에 대해서만 대법원에 상고했다.

이번 소송은 2016년 미국 연방대법원이 ‘일부 디자인 특허 침해 때 전체 이익 상당액을 지불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결하면서 새롭게 열리게 됐다.

■ 디자인 특허가 IT제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쟁점

이번 소송은 애플이 처음 삼성을 제소한 때로부터 7년, 1심 평결이 나온 지 6년 만에 다시 열리는 배심원 재판이다. 그런만큼 주목도는 크게 떨어지는 편이다.

게다가 이번 소송에선 ‘디자인 특허 침해’에 대해선 더 이상 다투지 않는다. 그 부분은 기정사실로 놓고 공방을 벌이게 된다.

이번 소송에선 삼성이 ‘둥근 모서리 특허’를 비롯한 애플 디자인 특허 침해에 대해 어느 정도 배상금을 지급하는 것이 적정한 지를 놓고 공방을 벌일 예정이다.

대법원 소송 당시 쟁점이 됐던 것은 미국 특허법 289조 35항이었다. 이 조문엔 디자인 특허 침해 때 어떤 기준으로 배상할 지에 대한 기준이 명기돼 있다.

삼성과 애플 간 디자인 특허 상고심이 열렸던 미국 연방대법원. (사진=미국 대법원)

"디자인 특허 존속 기간 내에 권리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중간 생략) 그런 디자인 혹은 유사 디자인으로 제조된 물건을 판매한 자는 전체 이익 상당액을 권리자에게 배상할 책임이 있다." (미국 특허법 289조)

1심법원은 이 기준에 따라 삼성에 3억9천900만 달러 배상금을 부과했다. 따라서 이번 재판에선 삼성이 하급심에서 부과받은 배상금 3억9천900만 달러가 기준점이 된다.

‘디자인 특허가 사실상 제품 전체’란 애플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3억9천900만 달러 배상금이 그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많다.

반면 삼성 주장대로 ‘디자인 특허는 제품의 일부’란 판결이 나올 경우엔 배상금이 대폭 줄어들게 된다. 이 때도 디자인 특허가 어느 정도 기여했느냐에 따라 배상금 액수는 달라질 가능성이 많다.

■ 배상금 규모 비해선 IT업계 주목도 높아

배상금 액수만 놓고 보면 삼성, 애플 두 회사에겐 크게 중요한 소송은 아닐 수도 있다. 엄청난 매출 규모를 자랑하는 두 회사엔 ‘5천억원’ 남짓한 배상금은 크게 부담되는 액수는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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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IT 업계엔 이번 소송이 엄청나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스마트폰처럼 복잡한 기술이 총동원되는 IT 제품에서 디자인 특허가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제시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소송은 당사자인 삼성과 애플보다 오히려 외부에 있는 다른 IT기업들이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가능성도 적지 않은 편이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