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원화 가치…해외여행 환전 팁은?

단기적 약세 전망…"비대면 채널이 유리"

금융입력 :2018/07/02 17:31

휴가철을 앞두고 해외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는 사람들이 요즘 울상이다. 최근 들어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만해도 원화 대비 달러 가치가 1100원선을 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갈등 양상이 고조되면서 원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원·달러 환율 종가는 1124.2원으로 2017년 10월 30일 종가 1124.7원과 비슷한 수준까지 치솟았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약 8개월만의 최고치다.

2일에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5.5원 오른 1120.0원으로 마감하면서 쉽사리 원화 약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해외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는 이들은 고민에 빠졌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쉽사리 환전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있어서다.

올해 원·달러 환율 종가 그래프.(자료=한국은행)

■ 미-중 무역전쟁 '테마성이슈' 그래도 원화 약세 전망 지배적

은행권 이코노미스트들은 오는 6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갈등 국면에 따라 원화 가치 향방이 정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단기적으로는 원·달러 환율이 1130원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의 유신익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단기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 폭을 1080~1130원으로 전망했다. 유신익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초부터 원화 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됐고, 남북정상회담으로 지정학적리스크가 해소돼 원화 가치가 높았다"며 "이 때문에 지금은 지나치게 저평가되고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유신익 수석은 "미국 경기가 개선되면서 달러 가치가 강세를 띄고 있는 상태지만 현재를 정상적인 패턴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미-중 무역전쟁이라고 하는 테마성 이슈와 뉴스 등으로 원화 가치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전쟁 양상에 따라 원화 가치는 수급과 경제성장률 등에 기초해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의 민경원 이코노미스트도 오는 6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어떻게 담판지어질지에 따라 원화 가치의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경원 이코노미스트는 "오는 6일부터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게 상대국 수출품 상당 수에 2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했는데, 현재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협상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며 "이 결과에 따라 원화 가치가 더욱 떨어질 수도, 혹은 다시 반등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오는 7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 여부도 원·달러 환율의 변수라고 꼽았다. 민 이코노미스트는 "오는 12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며 "미국과 한국의 내외 금리차로 인한 불안감을 해소시켜줄 요인"이라고 짚었다.

■ 은행이 꼽는 '꿀팁'…"비대면 채널 이용·미리 환전해둬야"

은행권 관계자들은 원화 가치가 떨어졌지만 이 달안에 꼭 환전을 해야 한다면, 그나마 환전 수수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들어 은행들이 모바일 뱅킹이나 인터넷 뱅킹 등 비대면 채널서 환전을 신청할 경우 최대 90%가량 환전 스프레드를 할인해주고 있어서다.

특히 달러나 엔, 유로를 찾는 고객이 많기 때문에 최대 90%까지 우대해주며, 기타 통화는 30~70%까지 환율 수수료를 할인해준다. 또 일부 은행에서는 환전 금액에 따라 수수료 할인율이 다르기 때문에 사전에 체크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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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은행들은 출국 당일 공항에서 환전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항의 환전 수수료가 비대면 채널은 물론이고 영업점의 수수료보다 더 비싸기 때문이다.

다만, 은행권 관계자들은 "출국 당일 비대면 채널을 통해 환전을 신청할 경우, 돈을 찾을 수 없다"며 "출국 이틀 전에 여유있게 환전을 신청하고 자신이 수령하고자 하는 지점도 재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