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평 무성한 인텔 CEO, 누가 맡을까?

머시 렌두친탈라-산제이 자 등 유력후보로 꼽혀

디지털경제입력 :2018/07/04 12:45    수정: 2018/07/04 14:20

인텔은 브라이언 크르자니치 사임 이후 로버트 스완 CFO가 임시 CEO를 맡으며 차기 CEO 탐색에 나선 상태다. 인텔 이사회는 6월 말 브라이언 크르자니치 사임 이후 "내부·외부를 가리지 않고 CEO 후보를 찾겠다"고 밝힌 바 있다.이에 따라 차기 인텔 CEO로 내·외부 유명인사가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반도체 전문가로 꼽히는 인텔 수석 기술 책임자 머시 렌두친탈라를 비롯해 반도체에 정통한 산제이 자 전 글로벌파운드리 CEO, 여기에 인텔 데이터센터 그룹을 이끌었던 다이앤 브라이언트도 가세했다.■ 50년간 유지했던 '순혈주의' 깨지나

인텔은 그동안 내부에서 성장한 인력을 CEO 후보로 육성해 키우는 '순혈주의'를 고집해 왔다. 심지어 2012년 당시 폴 오텔리니 CEO는 샌포드 C 번스타인 컨퍼런스에 참석해 "다음 CEO를 외부에서 수혈하겠다는 것은 나쁜 생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폴 오텔리니는 CEO 외부 수혈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인텔)

1985년 창립 이후 인텔을 거쳐간 로버트 노이스, 고든 무어, 앤디 그로브, 크레이그 바렛, 폴 오텔리니는 물론 최근 사임한 브라이언 크르자니치까지 이 노선에서 이탈한 적이 없다.

그러나 인텔은 지난 6월 브라이언 크르자니치 사임과 함께 회사 내·외부에서 CEO를 찾겠다고 공지했다. 지난 50년간 지켜왔던 '순혈주의'의 근간이 되었던 인텔 내부의 CEO 인력 풀이 고갈되었다는 증거일 수 있다.

■ 팻 겔싱거 "나는 아무데도 가지 않는다"

브라이언 크르자니치 사임 이후 인텔 차기 CEO로 가장 주목을 모았던 인물은 1979년 입사 후 30년간 인텔에 몸담으며 CTO까지 승진했던 팻 겔싱거 VM웨어 CEO다.

그러나 팻 겔싱거는 지난 6월 말 개인 트위터를 통해 "나는 VM웨어 CEO인 것에 만족하며 아무데도 가지 않을 것이다. 미래는 소프트웨어다"라고 밝혀 이를 일축했다.

인텔 부사장을 지냈던 션 말루니는 업계를 완전히 떠난 상태다. 2010년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1년만에 복귀한 션 말루니는 현재 미국심장재단 등과 함께 뇌졸중 예방 운동에 나서고 있다.■ 머시 렌두친탈라·산제이 자 물망에 올라

월스트리트 유력 투자자문회사인 모틀리풀은 지난 1일 인텔 수석 기술 책임자인 머시 렌두친탈라를 후보로 올렸다. 그는 커넥선트, 스카이웍스 등 반도체 기업에서 오랜 경력을 거쳐 퀄컴 CDMA 부문을 진두지휘했고 2015년 인텔에 합류했다.

모틀리풀은 "머시 렌두친탈라는 인텔의 핵심 제품 개발 조직을 운영한 상당한 경험이 있고 칩 제조 조직 역시 최근 조직 개편으로 그에게 직접 보고하고 있다"며 "인텔 CEO에 내기를 한다면 머시 렌두친탈라에게 걸겠다"고 밝혔다.

머시 렌두친탈라와 산제이 자. 인텔 CEO 유력 후보로 꼽힌다. (사진=인텔/씨넷)

인텔 외부 인사 중 유력 후보로는 산제이 자 전 글로벌파운드리 CEO가 꼽힌다. 그는 퀄컴과 모토롤라 모빌리티 등을 거쳐 AMD, 엔비디아, 퀄컴 등 기업의 반도체를 생산하는 글로벌파운드리에 재직하다 최근 CEO를 사임했다.

산제이 자는 2013년 당시에도 인텔 CEO 후보로 거론되던 인사이기도 하다. 일본 노무라증권 자회사인 인스티넷은 지난 6월 말 보고서를 통해 "인텔은 산제이 자가 주주 가치를 높여 왔다는 점에서 인텔이 영입할 필요가 있는 인사"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모틀리풀의 의견은 다르다. 여전히 내부 승진을 선호하는 인텔이 외부 인사 영입에 소극적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 '제3의 선택지', 다이앤 브라이언트

갑자기 인텔 CEO 하마평에 오르게 된 인물도 있다. 3일(미국 현지시간) 구글 클라우드 COO를 내려놓은 다이앤 브라이언트다.

다이앤 브라이언트 역시 대학 졸업후인 1985년 인텔에 합류해 CIO와 데이터센터 그룹을 이끌었다. 지난해 5월에는 '개인 가정사'를 이유로 직책을 잠시 내려놓았지만 6개월 뒤인 지난해 11월 구글 클라우드의 COO로 합류했다.

다이앤 브라이언트는 완전한 인텔 외부 인사도, 인텔 내부 인사도 아니다. (사진=인텔)

그러나 비즈니스인사이더는 3일 다이앤 브라이언트가 구글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구글 역시 "(다이앤 브라이언트의) 재직 당시 기여에 감사하며 다음 행보에도 최선을 다하기를 바란다"며 이를 확인했다

다이앤 브라이언트는 인텔 이사회가 내세운 '문호 개방'과 '내부 승진'의 두 기준을 만족시키는 인물이기도 하다. 30년 이상 인텔에 재직해 인텔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구글 클라우드를 거친 '외부 인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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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앤 브라이언트가 CEO에 오르면 1994년부터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와 IBM, 프리스케일을 거쳐 2014년 AMD CEO에 오른 리사 수 박사와 함께 전세계 양대 반도체 기업을 이끄는 여성 CEO에 합류하게 된다.

최근 실리콘 밸리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여성·유색인종에 더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다양성 문제에서도 상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다이앤 브라이언트는 포천지가 선정한 '가장 강력한 50명의 여성인사'에 2015년과 2016년 연속으로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