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카드시장, '암호화폐 호황' 끝났나

김익현 기자201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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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비트코인(이미지=이미지투데이)

엔비디아·AMD, 관련매출 저조…가격도 하락

최근 몇 년 동안 그래픽 카드업체들은 블록체인 열기를 만끽했다. 암호화폐 채굴을 위해 고성능 그래픽 카드를 구매하는 손길이 이어지면서 엄청난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래픽 카드 시장을 강타했던 블록체인 열풍이 다소 진정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와 AMD의 암호화폐 관련 매출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고 IT전문매체 아스테크니카가 1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 엔비디아 "암호화폐 매출 산정 않겠다" vs AMD "블록체인 매출 감소"

엔비디아는 지난 16일 7월 마감된 2018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이날 엔비디아는 2분기 순이익 11억 달러로 두 배 가량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해 대비 40% 증가한 31억 2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역시 애널리스트의 예상치인 31억1천만달러를 넘어섰다.

엔비디아가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은 인공지능(AI) 및 데이터센터 관련 애플리케이션 판매가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실적 견인차 노릇을 했던 암호화폐 관련 매출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 회사 콜레트 크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암호화폐 관련 제품 매출이 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론 1천800만 달러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공동창업자 겸 CEO. 젠슨 황 엔비디아 공동창업자 겸 CEO.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한 술 더 떴다. 아예 “암호화폐 채굴 관련 매출을 더 이상 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래픽 카드 시장의 또 다른 강자인 AMD도 사정은 비슷했다. AMD 역시 전 분야에서 고른 실적을 올렸지만 컴퓨팅 및 그래픽 부문만은 매출이 감소했다.

AMD는 “블록체인 시장에서 발생했던 그래픽카드 제품 매출이 저하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그래픽 카드 업체들의 암호화폐 관련 매출이 줄어든 것은 암호화폐 시세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아스테크니카가 분석했다.

■ 그래픽카드 가격도 하락…"게임 이용자들, 합리적 가격에 구매"

그 동안 비트코인 채굴엔 주로 ASIC 칩이 사용됐다. 따라서 채굴 작업에 그래픽카드가 사용되는 암호화폐 중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이더였다.

그런데 최근 이더 가격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1천400달러였던 이더 거래 가격은 300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다. 7개월 여만에 80%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라이트코도 사정은 비슷하다. 1월 320달러였던 라이트코인은 역시 80% 가량 하락하면서 6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80. (사진=NVIDIA)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80. (사진=NVIDIA)

이런 암호화폐 시세는 그래픽카드 시장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쳤다. 아스테크니카에 따르면 1월 800달러에 거래됐던 엔비디아 지포스1080은 이젠 600달러 수준에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아스테크니카는 이런 소식을 전해주면서 “게임 이용자들은 1년 여 이상 겪었던 그래픽 카드 공급난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됐단 의미”라고 분석했다.

김익현 기자 / 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