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홍콩은 어떻게 암호화폐 중심지 됐나?

[블록체인 서울 2018] "자유롭고 자율적인 시스템 덕분"

인터넷입력 :2018/09/19 10:49

"싱가포르는 미국처럼 나라가 크지 않다. 이 때문에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의 가능성, 신기술에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싱가포르 규제당국은 '큰 그림'을 봤고, 정부와 당국 역시 열린 마음으로 역할을 잘해왔다." -싱가포르 치아 혹 라이(Chia Hock Lai) 핀테크협회장

"홍콩은 중국과 전혀 다른 시스템이다. 금융과 국제무역을 중점을 두고 발전해왔다. 암호화폐 역시 중심지가 되려고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좀 더 자유롭고 자율적이여야 투자자들이 많이 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 -홍콩 토니 통(Tony Tong) 블록체인협회 공동대표

한국과 같은 아시아권으로 묶이지만, 암호화폐 관련 규제에 기민하게 대응해 아시아의 '크립토밸리'를 꿈꾸는 국가가 있다. 싱가포르와 홍콩이다.

싱가포르는 올해 5월 코인공개상장(ICO)에 대해 관련 지침을 내놨으며, 내년을 목표로 암호화폐 거래소 라이선스와 ICO 관련 법을 정비 중이다. 홍콩도 마찬가지다. '아시아의 금융 중심지' 란 수식어를 '암호화폐 생태계 중심지'로 바꾸는 준비를 한창하고 있다. 중국과 다르게 홍콩은 ICO 등에 대해 규제가 없다. 중국의 기업이라 할지라도 홍콩에 와서 ICO를 추진하거나 준비하는 스타트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기자는 지난 18일 서울 코엑스D홀에서 열린 '블록체인 서울 2018'을 찾은 싱가포르핀테크협회장인 치아 혹 라이와 홍콩블록체인협회 공동대표인 토니 통을 만나 싱가포르와 홍콩이 암호화폐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 규제 정비에 발빠르게 대처하는 배경을 물었다.

이에 치아 혹 라이 협회장은 "국가의 크기를 놓고 봤을 때 미국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며 "추가적으로 장점이라면 보험과 은행 등을 다루는 금융규제당국(MAS)이 역할을 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치아 혹 라이(Chia Hock Lai) 핀테크협회장.(사진=지디넷코리아)

또 라이 협회장은 "금융규제당국은 전체적인 방법론을 갖고 규제를 하기 때문에 '큰 그림'을 볼 수 있다. 여기에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효율적으로 대안을 찾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당국에 대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그는 싱가포르 금융당국은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데 필요한 명확성과 투명성을 위해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결국 정부와 규제당국의 새로운 기술에 대한 열린마음, 이 기술이 가져올 삶의 질 개선에 대한 국가 구성원들의 기대 등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콩 토니 통(Tony Tong) 블록체인협회 공동대표.(사진=지디넷코리아)

홍콩블록체인협회의 공동대표를 역임하면서도, 암호화폐 월렛 사업을 하고 있는 토니 통은 과거부터 이어져온 '투자 유치' 경험이 홍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토니 통 대표는 "홍콩은 1997년 중국에 반환됐다. 그렇지만 주식 거래 시스템은 50년 간 중국이 손대지 않기로 해 지금까지 유지돼 오고 있다"며 "천연자원이 없는 나라이기 때문에 부국을 위해 금융과 국제 무역에 주목해 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홍콩은 금융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고, 자유로운 규제와 적은 세금, 자율적인 분위기가 투자자를 유치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이를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도 적용했다. 이 사실을 정부뿐만 아니라 시민 역시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합의를 이루기 쉬웠다"고 설명했다.

또 토니 통 공동대표는 "홍콩은 중국과 다르게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곳"이라면서 "암호화폐 거래소 라이선스에 대한 규제를 대만이나 필리핀, 싱가포르 등에서 문의해와 논의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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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미 홍콩이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토니 통 공동대표는 "오케이엑스, 후오비 등 세계적 암호화폐 거래소가 탄생했으며 중국은 마이닝(채굴)로 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