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연구 결과...“영재보다 금수저가 낫다”

고소득 부모 영재, 저소득 부모 영재보다 대학 졸업↑

과학입력 :2018/11/04 10:31    수정: 2018/11/05 08:08

최신 유전자를 기반으로 한 측정법으로 조사한 결과, 유전적인 재능은 저소득 가족과 고소득 가족에서 동일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고소득 가정에서 태어난 ‘재능없는 아이’가 저소득 가정에서 태어난 ‘재능있는 아이’보다 높은 비율로 대학 졸업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워싱턴포스트와 기가진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에 새로 실시된 연구에서는 학업 성적에 관계되는 유전자 지표에 따라 아이를 상위부터 하위 4개 그룹으로 나눴다.

그 결과 유전자 점수 상위 25%, 즉 높은 재능의 잠재력을 가지면서 저소득 아버지 밑에서 태어난 아이가 대학을 졸업한 비율은 24%였다. 반면 같은 유전자 점수를 가지고 고소득 아버지 밑에서 태어난 아이가 대학을 졸업한 비율은 63%에 달했다.

또 유전자 점수가 하위 25%면서 고소득 아버지 밑에서 태어나 대학을 졸업한 사람은 27%였다. 27%라는 숫자는 ‘재능을 가지면서 아버지가 저소득’으로 분류된 사람과 거의 같은 비율이다. 이 결과는 ‘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은 유전자가 다르다’라는 속설과 정반대이지만, ‘재능있는 가난한 아이들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는 가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뉴욕 대학의 경제학자인 케빈 톰씨와 존스 홉킨스 대학의 경제학자인 니콜라스 파파조지 씨는 올해 7월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 연구팀이 발표한 대규모 게놈 연구 결과를 이용해 분석한 뒤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네이처 제네틱스 연구팀은 113만1천881명의 염기쌍을 검사하고 유전자와 학력의 관계를 조사했다. 그리고 연구 결과를 통해 유전적인 요소에서 학업 성적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를 만들었다.

지금까지는 자녀의 학업 잠재력 가능성을 ‘부모의 부유함’에서 별도로 조사할 경우 대부분을 IQ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그러나 어린이의 IQ도 부모의 직업이나 소득, 교육 환경 등에 의해 기준이 바뀌는 문제가 있었다. 유전자가 닮은 두 사람도 IQ 테스트 결과가 다를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하나의 현명한 유전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연구원은 지성을 제어하는 여러 유전자의 상관 관계 등을 착안, 유전자 분석 서비스 ‘23andMe’가 보유하고 있는 100만 명 이상의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학업 성적에 관계되는 1천200개의 유전자 변이를 특정할 수 있었다.

당초 연구진은 학업 성적과 같은 복잡한 것이 유전자 지표와 관련이 있다는 발상에 회의적인 시각이었다. 그러나 여러 번의 테스트로 유전자 지표 점수가 대학 졸업 확률을 예측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개인 유전 암호의 일부는 태아의 뇌 발달과 평생의 신경 전달 물질 분비를 포함한 형질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각각은 개인의 업적에 미미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이를 모두 합치면 사람의 학업 성취도 차이의 11~13%정도를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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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씨는 “우리는 유전자 지표 및 사회과학 연구 결과 사이에 있는 설득력 있는 관계를 처음 찾아 새로운 시대에 발을 디딘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유전자 데이터가 한정돼 있다. 백인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한 점에 주의가 필요하다.

재능으로 많은 가능성을 가졌지만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대학을 졸업할 수 없는 아이들에 대해 톰 씨는 “자신의 잠재력이 낭비돼 버리는 것이다. 이것은 경제적으로도, 그들 자신에게도 매우 좋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