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정점' 애플, 서비스에서 답찾나

판매량→개통대수로 선회…'1인당 매출' 강조

홈&모바일입력 :2018/11/05 14:01    수정: 2018/11/06 09:51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애플 실적에서 최대 관심사는 아이폰 판매량이었다. 전체 매출의 3분의 2 가량을 책임지는 아이폰 판매량에 따라 애플 전체 실적이 출렁였다.

그런데 애플이 더 이상 아이폰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애플은 지난 주 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12월 분기부터는 개별 제품 판매량을 별도 공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 조치는 시장에도 큰 충격을 안겨줬다. 애플 주가는 곧바로 7%가 하락했다. 그 여파로 애플은 잠시나마 ‘시가총액 1조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팀 쿡 애플 CEO

그렇다면 애플은 왜 아이폰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폭탄선언을 한 걸까? 미국 경제매체 CNBC는 3일(현지시간) “애플이 새로운 이야기를 해야만 할 때가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아이폰 판매량이 이젠 정점에 달했다는 것. 따라서 애플은 판매량 대신 평균판매가격(ASP)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하나는 ‘아이폰 회사’ 이미지를 탈피해야만 할 상황이란 점이다. 애플이 최근 공을 들이는 것은 서비스 매출이다.

■ 아이폰 판매량 공개 중단…1인당 서비스 매출은 강조

이런 고민의 출발점은 아이폰 판매량 정체 현상이다. 애플은 지난 분기 아이폰 4천689만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지난 해 같은 분기에 비해 0.4% 증가한 수치다. 사실상 제지리 수준이다.

반면 평균판매가격은 793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 해 같은 기간(618달러)보다 28%나 증가했다.

‘아이폰 판매량 미공개’ 조치는 이런 상황에서 출발했다.

루카 마에스트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주 컨퍼런스콜에서 “아이폰 판매량은 비즈니스가 얼마나 잘 이뤄지고 있는 지 설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니다”고 밝혔다.

예전엔 판매량이 아이폰 비즈니스 상황을 잘 보여주는 지표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설명이다.

CNBC는 ‘새로운 애플’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건 서비스 쪽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의 서비스 항목엔 애플뮤직, 앱스토어, 아이클라우드 등이 포함돼 있다.

아이폰 기본 검색엔진 사용 대가로 구글로부터 받는 금액도 서비스 매출의 중요한 항목이다. CNBC에 따르면 이 매출도 연간 30억 달러 수준에 이른다.

이런 항목들을 포함하고 있는 애플의 서비스 매출은 99억8천만 달러로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했다.

서비스사업은 애플이 그 동안 많은 공을 들인 분야다. 아이폰, 아이패드 같은 기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애플은 구글처럼 서비스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는 비즈니스 모델을 동경해왔다.

애플이 애플뮤직을 비롯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강화한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서비스 매출이 어느 정도 안정궤도에 올라섰다고 판단한 애플은 실적 공개 방식도 살짝 변화를 줬다. 애플은 앞으로 서비스 사업의 마진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설치 대수' 기반으로 한 서비스 매출 확충이 새 전략 핵심?

아이폰 판매량 공개 중단과 서비스 사업 마진 공개란 두 가지 큰 변화는 애플의 무게중심이 어느쪽을 향하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CNBC에 따르면 파이퍼 재프레이는 지난 2일 투자 보고서를 통해 “(이런 변화를 통해) 애플은 (아이폰 판매량이 아니라) 전체 개통(install) 수치와 함께 이용자 1인당 서비스 매출 쪽에 초점을 맞추려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팀 쿡은 지난 1일 실적 공개 컨퍼런스콜에서 “개통 기준으로 할 경우 모든 기기에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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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는 이 부분을 주목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아이폰 최초 사용자들 중엔 구형 모델 구매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편이다. 대신 이들은 애플 서비스 이용자에 편입된다.

따라서 ‘뉴애플 전략’의 핵심은 아이폰 개통 숫자 확대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매출 확충이란 것이 CNBC의 분석이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