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시스, 메시 와이파이로 국내 공유기 시장 재도전

B2C 시장 국산 브랜드 강세와 소비자 인식 '걸림돌'

홈&모바일입력 :2018/12/18 16:14

2000년대 초 고성능 유무선 공유기로 국내 소비자에게 잘 알려졌던 브랜드, 링크시스가 2013년 벨킨 인수 이후 5년만에 유무선 공유기 신제품 '벨롭'을 출시했다. 시스코 산하에서 국내 시장에 신제품을 내놓은 2007년 이후 11년 만이다.

링크시스(벨킨)가 국내 출시한 메시 와이파이 공유기, 벨롭. (사진=지디넷코리아)

링크시스 벨롭은 지난 해 말 미국과 유럽 등지에 먼저 출시됐다. 본체 여러 대가 신호를 주고 받으며 와이파이 음영 지역을 최소화하는 기술인 메시 와이파이가 가장 큰 강점이다. PC매거진 등 해외 매체나 미국 아마존닷컴, 중국 징둥닷컴 등 온라인몰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10년 이상 신제품 출시가 끊기며 국내 소비자들의 링크시스 브랜드 인지도는 '제로'에 가깝다. 또 비싼 유무선 공유기를 반기지 않는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이 굳어지면서 고가·고성능 외산 제품의 입지도 좁아진 상황이다.

■ "최고수준 인터넷 속도 누릴 수 있는 메시 와이파이 공유기"18일 링크시스 제니 부사장은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일상 생활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1위가 음식, 2위가 와이파이로 꼽혔을 정도"라며 "특히 한국은 전세계 상위권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가 일반화된 만큼 이 속도를 누릴 수 있는 와이파이 성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링크시스 제니 부사장은 소비자들이 일상 생활에서 와이파이를 중요시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링크시스 벨롭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콘솔 게임기 등 모바일 기기 뿐만 아니라 AI 스피커와 스마트TV 등 IoT 기기가 일반화된 환경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제품이다. 기지국 역할을 하는 새틀라이트를 유선이나 무선으로 연결해 와이파이 음영 지역을 최소화한다.

새틀라이트를 필요에 따라 최대 20개까지 늘려 와이파이 커버리지를 넓힐 수 있다. 여러 기기의 위치에 맞춰 출력을 조정하는 빔포밍과 와이파이 전송 속도를 높이는 MU-MIMO 등 기술도 내장하고 있다.

한국벨킨 안정환 부장은 음영 지역을 없애는 메시 와이파이 기술이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한국벨킨 링크시스 사업부 안정환 부장은 "과거 유무선 공유기와 신호 증폭기는 거리가 멀어질 수록 성능이 떨어지는 한계를 지니고 있으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메시 와이파이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또 "메시 와이파이 탑재 유무선공유기는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제품이다. 이미 미국과 영국에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영국은 기존 공유기 시장의 50%를 메시 와이파이 탑재 제품이 차지한다. 시장 구조도 변화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 국산 브랜드 과점으로 운신의 폭 좁은 한국 시장

그러나 벨롭과 링크시스가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이 국산 브랜드의 강세다.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국내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확보한 업체는 EFM네트웍스다. 판매량 기준으로 EFM네트웍스는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는 약 80% 이상, B2B 시장에서는 60% 이상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벨롭의 개당 가격은 듀얼밴드 제품이 11만 9천원, 트라이밴드 제품은 21만 4천원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TP링크와 에이수스, 넷기어, 여기에 최근 가세한 시놀로지 등 외산 업체가 나머지 20%의 시장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특히 EFM네트웍스가 저가 정책을 펴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유무선 공유기에 대한 인식은 '1-2년 쓰다 고장나면 버리는 소모품'으로 굳어진 지 오래다.

반면 벨롭은 듀얼밴드 제품 1개가 11만 9천원, 트라이밴드 제품이 21만 4천원이며 2개 이상 사용할 경우 가격 부담은 더 커진다. 벨롭이 강점으로 내세운 빔포밍, 채널 최적화 기능이나 MU-MIMO, 게스트용 SSID도 이미 국내 판매되는 유무선 공유기에는 보편화된 기능이다.

한국벨킨 링크시스 사업부 안정환 부장은 "벨롭은 다른 제조사가 국내 시장에 소개하지 못한 새로운 기능을 탑재한 제품이다. 또 충분한 성능을 갖추지 못한 일부 제품과 달리 MU-MIMO나 빔포밍 등 기능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추고 있는 제품이다"라고 설명했다.

■ "이지메시 표준, 펌웨어 업데이트로 지원"

벨롭의 핵심 기능인 메시 와이파이 기능 역시 업계 표준 단체인 와이파이 얼라이언스 표준을 따르지 못한 상태다.

와이파이 얼라이언스가 5월 공개한 이지메시 표준. (그림=와이파이 얼라이언스)

지난 5월 와이파이 얼라이언스가 내놓은 표준안인 이지메시(EasyMesh)는 서로 다른 제조사 제품이라도 서로 신호를 주고 받으면서 와이파이 기기에 최적화된 신호를 전달할 수 있다.

관련기사

그러나 이지메시 표준을 구현한 제품은 아직 시장에 등장하지 않았으며 구글이나 넷기어 등 여러 업체는 독자적인 방법으로 메시 와이파이를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정환 부장은 "벨롭은 추후 표준안이 확정되면 자동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이지메시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