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0주년 ]제네시스 블록 탄생에서 크립토윈터까지

10년 역사 10대 뉴스로 정리

컴퓨팅입력 :2019/01/03 12:38    수정: 2019/01/04 10:48

2008년 9월 리먼 브라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세계 금융시스템이 붕괴 위기에 놓여 있던 이때, 인터넷 세상 한 켠에선 새로운 금융 시스템이 조용하게 작동을 시작했다. 10년 전 1월 3일 오후 6시 15분. 은행이나 정부의 개입이 필요 없는 개인 간 전자화폐 시스템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첫 번째 블록이 탄생한 순간이다.

이날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의 인물은 앞서 공개한 논문을 통해 제시한 아이디어를 약 한달만에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기념비적인 첫 번째 블록에는 "재무장관, 은행에 두 번째 구제금융 제공 임박”이라는 문구를 새겼다. 이날 영국 일간지 <타임스>의 1면 헤드라인으로,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기존 금융 시스템에 대안적인 성격을 띤다는 정체성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이후 비트코인은 굴곡진 10년의 세월을 보냈다. 2011년 초까지 1달러의 가치도 인정 받지 못했다.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도 암호학 커뮤니티 내 개발자들이 재미로 채굴(트랜잭션을 블록단위로 묶어 처리하는 작업)하고 비트코인을 받는 수준에 그쳤다. 이후 관심을 늘었지만 투기기 불법적인 요소 결합돼 '버블'이니 '검은 돈'이니 하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2009년 1월 3일 비트코인 첫 번째 블록인 제네시스 블록이 생성됐다.

여전비 비트코인은 실험대 위에 있다. 가격이 출렁일 때마다 "비트코인은 죽었다"는 제목의 기사가 쏟아져 나온다. 지난해 언론에서 내린 사망선고는 거의 100번에 이른다. (☞관련링크)

분명한 것은 비트코인의 잠재력을 믿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전 세계 모든 주요 기업들이 비트코인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의 혁신성에 주목하고 기존 비즈니스에 적용하기 위해 연구에 나섰다.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로 알려진 지미 송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비트코인이 가진 특성 중 '탈중앙성(정부나 은행의 개입이 없는 상태)'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기업가들은 비트코인 내에서 자신의 돈과 노력을 가지고 어떤 혁신을 일으킬지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래는 제네시스 블록 생성부터 최고정점을 지나 크립토윈터를 맞은 지금까지 영욕의 발차취를 정리해봤다.

2008년 10월 31일 '비트코인 논문 공개'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의 인물은 암호학 커뮤니티 메일링 리스트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비트코인 P2P 전자화폐 시스템'이라는 9쪽의 논문을 전송했다. 이 논문은 "제 3의 중개자 없이 완전한 P2P 방식의 전자 화폐"를 가능하게 하는 방법을 담았다. 이후 '제2의 인터넷'으로 불리는 블록체인의 시작이 됐다.

2009년 1월 3일 '비트코인 제네시스 블록 생성'

10년 전 2009년 1월 3일. 비트코인 블록체인에서 '제네시스 블록(☞관련링크)'이라 불리는 최초의 블록 '#0'이 채굴됐다. 최초 블록 생성자는 사토시 나카모토로 추정되며, 채굴 보상으로는 50비트코인을 받았다.

이후 6일 뒤 오픈소스 비트코인 클라이언트가 만들어졌다. 클라이언트를 설치한 다른 컴퓨터가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나카모토는 다시 메일을 보냈고, 작업증명 기반에 화폐 설계작업 경험이 있는프로그래머 할 피니가 응답했다. 나카모토가 할 피니에게 10 비트코인을 전송해 최초의 비트코인 거래가 성사됐다. 할 피니는 이후 컴퓨터가 너무 뜨거워진다는 이유로 비트코인 채굴을 중단했다고 한다.

2010년 5월 22일 '비트코인 첫 현물거래 비트코인 피자데이'

플로리다 잭슨빌에 살던 프로그래머 라스즐로 하니예츠는 1만 비트코인으로 25달러짜리 파파존스 피자 두판을 시켜먹는다. 물로 파파존스에 비트코인을 낸 것은 아니고, 비트코인을 받고 피자를 보내줄 사람을 찾았다.

이 거래는 비트코인으로 현물을 구매한 최초의 거래로 기록됐다. 블록체인 업계에선 지금 시세로 430억원 짜리 피자를 사먹은 이날을 '피자 데이'라고 부르며 매년 기념하고 있다.

2010년 8월 15일 '중대 취약점 첫 발견'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중대한 보안 취약점이 최초로 발견됐다. 이 취약점을 이용해 두 개 지갑주소가 각각 922억개 비트코인을 받는 '가치 오버 플로우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비트코인 개발팀은 해당 트랜잭션을 지우고 비트 코인 프로토콜을 업데이트했다.

2011년 4월 '비트코인 가격 폭등...사토시 나카모토 활동 중단'

그 전까지 1달러 수준이던 비트코인이 십달러를 돌파하더니 수십 달러로 폭등했다. 라이트코인 등 알트코인이 등장하면서 비트코인이 재평가 받기 시작한 시점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고 관심이 커지자 사토시 나카모토는 활동을 중단하며 종적을 감췄다.

2013년 4월 '한국 최초 거래소 설립'

한국 최초 거래소인 한국비트코인거래소(코빗)가 설립됐다. 이후 2014년 빗썸과 코인원이 차례로 생겼다.

2013년 10월 '실크로드 사건'

비트코인이 검은 거래에 쓰인다는 오명을 얻게 된 시기다. 미연방수사국이 마약, 무기 불법 거래 사이트 실크로드 운영자를 검거하면서 비트코인 2만6000개를 압수했다. 이 사건으로 비트코인이 불법적인 거래에 쓰는 검은 돈이라는 인식이 퍼졌다.

2014년 3월9일 '마운트곡스 사태'

당시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 마운트곡스가 74만4000개의 비트코인을 해킹으로 분실하고 파산했다. 당시 금액으로 4800억원 규모다. 이 사건으로 블록체인은 보안성이 높지만, 암호화폐 거래소는 해킹에 취약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됐다.

2017년 6월 6일 '상승장의 시작'

1 비트코인 처음으로 금 가격을 뛰어 넘었다. 당시 일본, 러시아, 노르웨이 등에서 암호화폐를 제도권 안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입법화를 추진한 것이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2017년 12월과 2018년 12월 '롤러코스터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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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이 롤러코스터를 탄 시기다. 2017년 하반기 비트코인이 연신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더니, 12월 중순엔 2만달러 넘어섰다. 고공행진하던 가격은 박상기 법무부장관의 '거래소 폐쇄' 발언에 직격탄을 맞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후 글로벌 규제 강화 추세로 6월 반토막 수준이 나더니, 11월엔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 사건을 시발점으로 폭락장이 이어졌다. 현재는 3천~4천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열풍이 시작되기 직전인 2017년 9월달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2018년 초와 비교하면, 현재 비트코인 가치는 80% 가까이 줄어 들었다. 대장주인 비트코인을 따라 모든 알트 코인들도 폭락해, 블록체인·암호화폐 기업들이 힘들 시기를 보내고 있다. 업계가 혹한기를 맞았다는 의미로 '크립토 윈터'라는 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