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9] 올해 화두는 '동맹'...新 밀월시대

경쟁 초월한 국내외 '합종연횡' 활발

홈&모바일입력 :2019/01/11 14:48    수정: 2019/01/11 17:38

올해 소비자가전쇼(CES 2019)는 어느때보다 기업 간 협업이 많았다. 선두권 기업 간의 파트너십 발표가 쏟아지며 이합집산, 합종연횡이 활발히 이뤄졌다.

가전의 경계는 사라졌다. 뚜렷하게 구분됐던 가전제품은 다양한 기술을 만나 새로운 시대에 걸맞게 재탄생하고 있다. 자동차와 로봇이 CES를 채우고, AI와 VR이 가전의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낸다.

파트너십은 기업의 생존 전략 중 하나다. 새로운 분야에 직접 뛰어들기보다 관련 시장의 기존 선두주자와 손잡는 것이다. 4차산업혁명의 화두인 인공지능(AI)과 융합이 기업들로하여금 전보다 더 적극적인 협업을 모색하게 만들고 있다.

서비스나 콘텐츠를 보유한 기업은 이용자를 만날 채널 플랫폼을 필요로 한다. 스마트폰, 태블릿, TV, 자동차 등의 제조기업은 사용자를 묶어줄 콘텐츠를 원한다. 요즘처럼 전에 없던 새로운 유형의 가전이 속속 등장하는 시기는 없었다. 새 시장을 개척하고 확장하는데 협업은 필수이자 살아남는 지혜다.

삼성전자는 CES 2019에서 애플 아이튠즈를 탑재한 스마트TV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게다가 4차산업혁명의 대표 기술은 단기간에 역량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막대한 투자와 시간을 들여도 성과를 장담하기 어렵고, 기술 발전속도를 단시일에 따라가기도 힘들다.

■ 위기감 속 경쟁사에 문호 연 삼성전자와 애플

올해 CES 2019의 협업 발표는 삼성전자와 애플로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애플과 손잡고 아이튠즈 서비스를 스마트TV 안에 집어넣었다. 애플 아이튠즈의 영화, TV쇼 등을 삼성 TV에서 즐길 수 있다. 애플 기기의 콘텐츠를 무선으로 연결해 보여주는 '에어플레이2' 기능도 삼성 TV에서 제공하게 됐다. 삼성전자의 AI비서인 빅스비가 애플의 아이튠즈를 스마트TV에서 작동시킨다.

애플은 에어플레이2의 문을 LG전자에도 열었다. LG전자도 에어플레이2를 지원하는 스마트TV를 출시할 예정이다.

애플은 그동안 플랫폼의 문을 굳게 닫아왔다. 애플 플랫폼 외에서 아이튠즈 서비스가 사전 탑재되는 건 처음이다.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등 주력 제품의 판매부진에 위기를 겪고 있다. 애플 서비스의 제공범위를 대폭 넓혀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2011년부터 7년간 특허 전쟁을 벌였다. 작년 극적으로 화해한 두 회사는 서비스와 가전의 결합으로 공존을 모색하고 있다.

애플에게 삼성전자는 연간 4천500만대의 TV를 판매하는 최적의 파트너다. 콘텐츠를 보유하지 못한 삼성에게 공고한 이용자층을 다져온 애플 아이튠즈는 스마트TV의 약점을 채울 힘이다.

■ LG전자, 구글-아마존-MS-네이버와 협력

LG전자는 AI 기술을 가전제품에 접목시키는데 구글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LG전자의 AI 플랫폼인 '싱큐(ThinQ)'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적극 활용한다.

AI분야 권위자 앤드류 응이 설립한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랜딩에이아이(Landing.AI)와도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두 회사는 AI 관련 기술 개발과 사업 협력을 약속했다. 앤드류 응은 구글브레인의 공동설립자로 음성인식기술 개발분야의 핵심인물이다.

LG전자 VS사업본부장 김진용 부사장(왼쪽),마이크로소프트 크리스 카포셀라 최고 마케팅 책임자

마이크로소프트와는 자율주행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전장사업에 투자중인 LG전자는 MS와 손잡고 AI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로 했다. LG전자는 MS 애저를 활용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다목적 전방 카메라 및 운전자 모니터링 카메라(DSM) 등 인공지능 기반 첨단 운전 보조 시스템(ADAS) ▲가상 비서 솔루션 엑셀러레이터를 활용한 음성지원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데이터박스 서비스를 이용한 인공지능 SW의 학습 및 검증 데이터 처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할 예정이다.

LG전자는 네이버도 아군으로 끌어들였다. LG전자와 네이버랩스는 '클로이 안내로봇'과 고정밀 위치이동 기술플랫폼 'xDM'을 활용하는 로봇주행 연구를 공동 진행하기로 했다.

■ SK, 5G 통신-콘텐츠-자동차

SK텔레콤은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 미국 방송그룹 싱클레어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세 회사는 차량 안에서 지상파 방송을 시청하면서 HD맵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받거나 차량 간 통신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한다.

SK텔레콤은 또, 미국 자율주행소프트웨어 기업인 죽스, 국내 전기차 전지제조업체 디에이테크놀로지와 기술협약을 체결했다. 자율주행 기술과 통신서비스를 결합한 교통약자용 서비스, 보안 및 관제 서비스, 자율주행 로봇 택시 등을 내놓을 계획이다.

SM엔터테인먼트와 협력도 진행중이다. 올해 CES에서 SK텔레콤은 SM엔터테인먼트와 합동 전시관을 차렸다. SM의 케이팝 콘텐츠를 SK텔레콤의 기술에서 활용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SK텔레콤과 SM 콜라보 부스 (사진=지디넷코리아)

구글과 아마존은 CES 곳곳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삼성전자, LG전자, 샤프, 파나소닉, 하이얼 등 CES 2019 참가업체 전시 부스 곳곳에서 전시됐다. LG유플러스는 구글과 VR콘텐츠를 공동 제작하기로 했다. 아마존 알렉사도 가정용 가전제품과 자동차에서 AI 비서로 활동했다.

이밖에 엔비디아는 메르세데스-벤츠와 AI 자동차 개발을 위해 손잡았다. 작년 CES서 협업 사례를 처음으로 공개했던 두 회사는 올해 ▲수십개의 소형 프로세서를 대체할 자율주행 기능 ▲스마트 콕핏(Cockpit) 기능을 제공하는 단일 시스템 등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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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AI 개발에서 알리바바와 협력하기로 했다. 인텔과 알리바바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운동선수 트래킹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인텔은 또한 워너브라더스와 함께 자율주행차에 몰입형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페이스북과 AI 기술 개발 계획도 내비쳤다.

디즈니는 미국 통신회사 버라이즌과 5G 분야 협력을 발표했고, 아우디와는 차량내 엔터테인먼트에 가상현실(VR)을 접목하는 협력 방안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