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형 전기차 집중충전소 정책 2년동안 헛바퀴

한 곳은 취소 변형되고 다른 3 곳은 감감무소식 상태

카테크입력 :2019/01/30 17:10    수정: 2019/02/01 08:56

‘서울형 전기차 집중충전소’ 정책이 시행 2년이 다되가지만 전력 상황 등의 난제가 겹치면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현재 ‘서울형 전기차 집중충전소’ 예정지 중 한 곳인 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본사 지하2층 주차장엔 환경부 공용 전기차 급속충전기 두 기만 설치됐다. 서울시 계획에 따르면 이 곳엔 최소 10기 이상이 설치돼야 한다.

서울시와 우리은행 등은 지난 2017년 9월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 ‘서울 차 없는 날 2017’ 기념식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목적으로 하는 ‘서울 전기차 시대 공동선언’을 했다.

이 자리에서 서울시는 서울 을지로 입구역 근처 한외빌딩 앞 공영주차장과 회현동 우리은행 본사에 집중형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이중 한외빌딩 앞 전기차 충전소는 2017년 10월 구축이 완료됐지만 시설 문제 등으로 인해 지난해 3월이 돼서야 정식 운영이 시작됐다. 하지만 이 충전소는 공영주차장과 공동으로 운영되면서 전기차 오너들 사이에서 기피하는 충전소로 전락했다.

서울시 회현동 우리은행 본사 지하2층에 설치된 환경부 공용 전기차 급속충전기. 이 곳은 서울형 전기차 집중충전소 예정지로 언급된 곳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올해 1월 찾아간 서울시 한외빌딩 앞 신개념 전기차 충전소. 여전히 일반 내연기관 차량 주차로 가득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서울시는 특히 지난해 4월 별도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형 전기차 집중충전소’ 정책을 살리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도심권인 우리은행 본사뿐만 아니라, 서초구 양재동 수소충전소(동남권), 양천구 목동 서울에너지공사 주차장(서남권) 등 3곳에 11월까지 집중충전소를 설치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서울시의 이 계획은 30일 현재 아무것도 진행된 것이 없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본사 건물 지하 2층 주차장에는 건물 자체 전력을 끌어모을 수 있기 때문에 환경부 급속충전기 두 기가 최근에 설치됐다”며 “집중형 충전소는 지상주차장 여유공간에 구성될 예정이었지만, 해당 장소에 충전기를 구축하려면, 건물 외부쪽 전봇대 전력을 사용해야 한다는 진단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회현동 본사는 남산3호터널, 한국은행, 신세계백화점 본점 등이 교차하는 곳에 위치해있다. 이곳은 평소에 교통량이 많아 정체가 자주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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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관계자는 “외부 전봇대 전력 사용을 목적으로 전기차 집중충전소 설치 작업이 시작되면, 인근 도로를 뒤엎어야 하는 정도의 공사가 필요하다”며 “정부, 서울시, 우리은행 관계자 등이 모여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여러 가지 제약 사항 때문에 집중형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서울에는 총 6개 지역에 집중형 전기차 충전소가 이미 마련됐다"며 "상반기 4개 지역, 하반기 4개 지역에 추가로 집중형 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