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반·디 부진 예고한 삼성電, 2Q도 우려

디스플레이 1Q에 4천억 적자 전망…분기 연속 적자도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9/03/26 12:51    수정: 2019/03/26 14:48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치 이하의 실적 부진을 예고했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수익이 줄어든 탓이다. 실적 부진은 2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26일 삼성전자는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1분기 예상실적 설명자료를 공시하고, 반도체(D램, 낸드플래시)와 디스플레이(OLED) 사업에서 시장 기대치를 하회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공시에서 “디스플레이,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환경 약세로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디스플레이 사업은 액정표시장치 디스플레이(LCD)의 비수기 속에서 중국 업체들의 캐파(생산능력) 증설로 인해 당초 예상 대비 가격 하락폭이 확대되고,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의 대형 고객사 수요 감소와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와의 가격 경쟁 지속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지디넷)

실제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시장 평균치)는 매출 53조6천473억원, 영업이익 7조9천810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1.42%, 영업이익은 48.98% 감소한 수치다. 전분기 대비해서는 매출은 9.48%, 영업이익은 26.11% 줄어든 수준이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이례적인 예상실적 공시를 두고, 삼성전자가 신규 투자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사전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 실적 부진은 예상된 결과로 하반기에는 상저하고의 흐름 속에 실적 반등을 기록할 것이라는 것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디스플레이 사업의 부진은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 OLED)로의 전환을 위해 LCD 생산라인(L8-1)을 셧다운(가동중지)하면서 발생한 적자 때문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가 적자를 감안하더라도 OLED로의 사업을 확장(QD OLED, 폴더블 등) 하겠다는 의지로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수치상 (1분기는) 적자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내부 분위기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 1분기 디스플레이 실적 부진은 애플의 아이폰XS 판매 부진 탓?

증권업계에서는 1분기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을 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시장의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이 동시에 작용한 탓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DDR4 8Gb 1G×8 기준) 계약가격은 지난해 3월 7.94달러에서 올해 2월 5.13달러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디스플레이도 마찬가지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65인치 TV용 LCD 가격은 지난해 8월 245달러에서 올해 3월 213달러를 기록해 지속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부가 제품인 OLED 디스플레이의 공급량 축소 영향도 큰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1분기 디스플레이 사업(삼성디스플레이)에서만 약 4천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 아이폰XS의 판매 부진으로 OLED 디스플레이 공급이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애플의 '아이폰XS 시리즈'. (사진=씨넷)

하이투자증권은 이에 1분기 반도체 사업 부문의 실적으로 매출 15조3천70억원, 영업이익 4조6천290억원을,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의 실적으로 매출 6조1천440억원, 영업적자 4천70억원을 예측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부진은 반도체 가격이 예상보다 많이 빠졌기 때문”이라며 “서버 D램 등 반도체 주문이 전체적으로 급감한 것이 작년 4분기 중순 이후로 아직도 그 영향선에 머물러 있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스플레이 사업의 적자는 애플(아이폰 판매부진) 문제가 크다”며 “2분기도 1분기보다 애플의 주문량이 줄어 (반전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사실상 스마트폰용 OLED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데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상황이 좋지 않았고, 그 영향을 받았다고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 2분기도 암울...디스플레이 연속 적자에 반도체도 영업익 감소

2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증권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2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 회복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는 D램 및 낸드플래시 가격이 1분기 대비 20% 이상 하락하고, 디스플레이는 LCD 가격의 하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애플향 OLED 공급물량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는 2분기에도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2분기는 1분기보다 애플향 공급물량이 줄어드는 시기로 2분기에도 OLED 사업의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애플을 제외하고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특히 중국)이 성장둔화를 맞아 올해 상황도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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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은 이에 2분기 반도체 사업 부문의 실적으로 매출 15조3천690억원, 영업이익 4조8천750억원을,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의 실적으로 매출 8조6천820억원, 영업적자 1천200억원을 예측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는 추가적인 메모리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 소진과 그에 따른 출하량 증가과정을 거칠 것”이라며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는 주요 고객사향(삼성전자) 디스플레이 생산량 증가로 적자폭이 감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