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E, 슈퍼컴 제조사 ‘크레이’ 인수…빅데이터·HPC 강화

2016년 SGI 인수 후 경쟁력 강화 연장 행보

컴퓨팅입력 :2019/05/20 13:51    수정: 2019/05/20 13:52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가 차세대 컴퓨팅 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슈퍼컴퓨터 제조사 크레이를 인수했다.

미국 지디넷 등 외신은 HPE가 크레이를 인수했다고 지난 17일 보도했다. 인수 규모는 13억 달러(약 1조5천억 원)다. 2020년 1분기에 인수 과정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미국 시애틀에 본사를 두고 있는 크레이는 '슈퍼컴퓨터의 아버지'로 불리는 시모어 크레이가 1972년 설립한 고성능컴퓨팅(HPC) 전문업체다.

글로벌 슈퍼컴퓨터 랭킹 '톱500'의 상위 10대 슈퍼컴퓨터 3대를 크레이가 공급했다. 국내 기상청,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슈퍼컴퓨터도 이 회사가 만들었다.

HPE.

현재 크레이는 미국 에너지부 산하의 오크리지 국립연구소, 아고니 국립 연구소와 계약을 맺고 엑사플롭스 규모 슈퍼컴퓨터 두 기를 개발하고 있다.

HPE의 크레이 인수는 HPC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 업체 실리콘그래픽스인터내셔널(SGI)을 2억7천500만달러에 인수한 행보의 연장으로 해석된다.

HPE는 크레이의 기술을 사용량 기반 IT솔루션 'HPE 그린레이크'의 인공지능(AI), 기계학습 분석 등 기존 기능을 보완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안토니오 네리 HPE 최고경영자(CEO)는 “사회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에 대한 해답은 엄청난 양의 데이터에 묻혀있다"며 "이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것만으로 의학, 기후 변화, 우주 등 중요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슈퍼컴퓨터 분야의 글로벌 기술 리더인 크레이와 기술을 결합해 차세대 고성능 컴퓨팅을 주도하고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터 운가로 크레이 대표는 "이번 인수는 크레이의 기술과 HPE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결합해 모든 고객에게 통합 솔루션과 독보적인 슈퍼 컴퓨팅 기술을 제공해 데이터 집약적인 모든 요구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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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HPE의 크레이 인수가 양자컴퓨터의 실용화 시대를 앞둔 포석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미국 기술전문 연구 및 자문 업체인 콘스텔레이션 리서치의 레이 왕 의장은 미국 IT미디어 테크크런치 보도에서 “크레이는 양자 시대에 중요한 지식재산권(IP)과 특허,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며 인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