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 글로벌전략회의 돌입…'화웨이 사태' 해법은?

13일 IM부문부터 대외 여건 대응책 마련 논의

디지털경제입력 :2019/06/12 15:20    수정: 2019/06/12 15:27

삼성전자가 대외경제 불확실성 대응을 위한 전략 회의에 돌입한다. 이재용 부회장의 위기상황 강조에 각 사업부와 글로벌 법인이 머리를 맞대고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3일 인터넷모바일(IM)부문을 시작으로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반도체디스플레이의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오는 19일부터 회의를 열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매년 6월과 12월 연 2회 주요 경영진이 모이는 전략회의를 열어왔다. 이 회의는 각 사업부문장, 주요 임원, 글로벌 법인대표, 개발 총괄 등이 참석하는 회의다.

삼성 서초사옥 전경.(사진=삼성전자)

주기적으로 열리는 회의지만 올해는 예전과 다른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장기화, 화웨이 제재 사태,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삼성전자를 둘러싼 대외 여건이 악화 일로다.

올해 회의는 국내외 위기 요인에 대한 대응 전략 마련을 주로 다루게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IM부문은 스마트폰 시장 둔화에 따른 실적 감소를 보이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는 둔화됐고,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은 중국 업체의 급성장에 전체적인 매출 감소를 기록중이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인 '갤럭시폴드'와 '갤럭시 S10', '갤럭시 노트10' 등으로 하이엔드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갤럭시A를 위시한 중저가 신제품을 대거 출시해 규모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인도, 중남미 등의 시장에선 현지화된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갤럭시폴드 출시가 결함 발견으로 늦어지면서 하이엔드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갤럭시S10 시리즈는 5G 상용화로 호기를 맞았지만, 상황을 바꿀 만큼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행정부가 화웨이 제품 사용을 금지하는 제재에 나서면서 스마트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하지만, 현재로선 어디까지나 예측에 불과하다.

13일 회의에선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기존 전략이 유효한지, 하반기 대응책을 어떻게 마련할지 등을 논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DS부문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감소에 따른 가격 하락, 화웨이 사태 대응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무역분쟁은 삼성전자의 대응범위 밖에 있지만, 삼성전자에게 가장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제조업계가 미국 정부의 제재로 침체되면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디스플레이가 난관에 봉착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중국 매출은 지난해 전체 매출의 17.7%인 43조2천100억원이다.

무엇보다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에 화웨이 제재에 동참할 것을 압박하고, 중국 정부가 삼성전자의 동참시 보복할 뜻을 밝히면서 진퇴양난에 빠졌다. 미국 연방준비은행(FRB)의 금리 완화 움직임 등 세계 주요 중앙은행이 통화 완화 기조로 움직이고 있어 시장 흐름이 하반기 또한번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IM부문과 함께 전략회의를 열었던 소비자가전(CE)부문은 별도의 회의를 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이미 이달초 이재용 부회장 주재로 대책회의를 열고 위기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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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일 반도체사업부 경영진을 소집해 위기 상황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자리에서 "단기적인 기회와 성과에 일희일비하면 안된다"며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삼성이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은 장기적이고 근원적인 기술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 강조했다.

그는 "지난 50년간 지속적 혁신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은 어려운 시기에도 중단하지 않았던 미래를 위한 투자였다"고 말했다. 또한 "작년에 발표한 3년간 180조원 투자와 4만명 채용 계획은 흔들림 없이 추진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해야 한다"며 "삼성은 4차 산업혁명의 엔진인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2030년 세계 1등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이를 위해 마련한 133조원 투자 계획의 집행에도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