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진 대외 불확실성...반·디 업계 대응책은?

삼성도 메모리 감산·OLED 전환투자 보류 등 고려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9/08/05 18:07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들이 미중 무역분쟁, 한일 경제전쟁 등의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깊어짐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감산과 디스플레이 전환투자 보류라는 처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시장상황이 회복되기 전까지 불필요한 지출을 최소화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를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 국가) 명단에서 제외하자 곧바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해 하반기 반도체 생산량 조정(감산)과 디스플레이 전환투자(LCD→OLED) 보류라는 내부 방침을 정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 대기업들로부터 올해 하반기 새로운 투자계획은 없다는 통보를 받은 상황”이라며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에 일어난 일이라 혹시 변동사항이 생길까 휴가도 없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 SK하이닉스 이어 삼성전자도 반도체 감산 대열에 합류?

시장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수요둔화와 가격인하 흐름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에도 업황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이어 반도체 감산에 나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D램(DDR4 8Gb 기준) 현물가격은 3.64달러에서 지난 2일 3.63달러를 기록해 보합 수준의 가격 흐름을 보였다. 낸드플래시(MLC 128Gb 기준) 역시 같은 기간 5.30달러로 가격 변화가 없었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단지 항공사진. (사진=삼성전자)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이미 공식적으로 감산계획을 밝혔으며, 삼성전자는 공식적으로 감산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생산차질을 우려해 감산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으로 파악된다”며 “삼성전자가 수요 변동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라인 운영을 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일본 수출규제 이슈로 인해 예상치 못한 공급차질이 생길 수 있는 만큼 공급조절(감산)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인위적인 메모리 반도체 감산 계획은 없다는 공식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하반기 반도체 시황회복 전망과 함께 이미지센서 생산라인에 대한 투자의지도 내비쳐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허국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전무는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메모리 뿐 아니라 시스템 등 전체 반도체의 생산효율을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며 “D램 업황과 수요를 전반적으로 고려해 (전환투자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삼성·LG디스플레이 모두 OLED 전환투자 계획은 보류?

디스플레이 시황도 메모리 반도체와 상황이 비슷하다. 55인치를 기준으로 액정표시장치디스플레이(LCD) 패널 가격은 지난해 8월 156달러에서 지속 하락해 지난달 119달러를 기록, 65인치 LCD 패널 단가도 같은 기간 245달러에서 185달러로 줄어들었다.

증권가에서는 이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기존에 고려했던 전환투자(LCD→OLED) 계획을 전면 보류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부 협력 업체들은 이미 신규 투자에 대한 기대하기보다 장비 국산화 및 신규 사업 영역확대로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LG디스플레이는 (보유 현금자산 문제로) 올해 LCD 생산라인에 대한 전환투자 계획이 사실상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며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중국 광저우에) OLED 캐파를 만들어놓았고, (OLED 생산량 확대를 위해) 전환투자를 하려고 해도 자본이 투입되는 만큼 상황이 녹록치 않다. 오히려 LG디스플레이가 전환투자 대신 LCD 생산라인 가동을 멈추고, 일부 라인을 폐쇄하는 구조조정에 돌입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 파주사업장 전경.(사진=LG디스플레이)

또 삼성디스플레이 QD-OLED(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 전환투자에 대해서는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내부적으로 올해 4분기 안에는 QD-OLED 투자에 나서겠다는 로드맵이 존재했지만, 내부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가 4분기 내 전환투자에 나서지 않으면 (당초 예상 생산시점인) 2021년 QD-OLED 양산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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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올해 2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이 같은 시장 전망에 가능성을 암시하는 입장을 내보인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더 나은 디스플레이 기술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QD-OLED 등) 구체적인 기술에 대한 결정은 없다”고 밝혔고, LG디스플레이는 “수요를 보면서 가동률을 조정해야 하는데 재고가 쌓이는 데 계속 생산할 수는 없기에 현재 재고조정을 위한 가동률 조정을 하고 있다. 향후 단순 가동 조정이 아니라 라인을 가동해야 하는지 포함해서 고민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