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흥행 먹구름...아세안 정상회의에 넥슨 불참까지

게임업계 "넥슨 빈자리 채우기 쉽지 않을 것"

디지털경제입력 :2019/08/12 11:12    수정: 2019/08/12 16:28

행사 공간이 줄어드는 것만 걱정했는데 이제는 남은 공간을 어떻게 채울 것인지도 고민하게 됐다. 아세안 정상회의로 전시회 공간 축소 가능성이 제기된 데 이어 큰손인 넥슨이 불참을 선언한 게임쇼 지스타 2019 이야기다.

예상치 못 한 돌발변수가 2개나 터져나오면서 매년 방문 관람객 수를 갱신하며 상승세를 이어온 지스타 흥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 11월 아세안 정상회의 준비로 2주간 사전 통제…지스타 2019 전시관 축소 불가피

지난 6월 지스타 2019의 흥행에 걸림돌이 될 소식이 전해졌다. 오는 11월 25일과 26일 이틀간 부산 벡스코에서 아세안 정상회의가 개최됨에 따라 회의가 이뤄지는 벡스코 본관 컨벤션홀이 2주간 사전 통제에 들어간다는 소식이었다.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관계자들의 경호를 강화하기 위함이다.

벡스코 본관 컨벤션홀이 사전 통제에 들어감에 따라 지스타 2019는 전시관 축소가 불가피해졌다. 지스타 조직위원회(이하 지스타 조직위)는 매년 해당 공간을 각종 컨퍼런스 공간으로 활용해왔다.

지스타 조직위는 이에 따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부산시와 공간 재배치 협의를 진행 중이다. 컨벤션홀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 일부를 제2전시장에서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하지만 참가사 면면이 어느 정도 드러난 지금까지 보다 구체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스타 2019가 진행되는 벡스코 조감도

이를 두고 지스타 조직위원회가 철저한 사전 준비를 하지 못 한 탓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지난 2014년에도 벡스코 본관 컨벤션홀에서 아세안 정상회의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2014년에도 부산 벡스코에서 아세안 정상회의가 진행되면서 회의 준비를위해 벡스코 현장이 사전 통제된바 있다”라며 “올해 4월에 아세안 정상회의가 부산에서 열릴 것이라는 소식을 청와대가 전했다. 지스타 2019 개최 기간과 비슷한 시기에 같은 장소에서 정상회의가 열리는데 이에 따른 변수를 감안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스타 큰손 넥슨의 갑작스러운 불참 선언

넥슨의 지스타 2019 불참 소식은 지스타 흥행전선에 갑자기 드리워진 먹구름이다. 넥슨은 지난 6월 지스타 참가사 조기 신청 접수 기간에 300부스 규모로 B2C 메인 전시장 참가 신청을 한 바 있다. 넥슨이 큰 규모로 지스타 참가를 신청한 덕에 지스타 2019 참가사 조기 신청 접수는 시작 3시간만에 마감되기도 했다.

넥슨 사옥 전경

매년 지스타에서 넥슨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히 높다. 매년 최대 규모로 지스타에 출전한 넥슨은 지난해에는 모바일게임 11종, PC온라인게임 3종을 선보이고 620개가 넘는 시연대를 마련해 규모와 내실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하지만 돌연 넥슨은 지난 9일 지스타 2019 B2C와 B2B관에 모두 부스를 꾸미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신작 준비에 집중해 내실을 다지기 위함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넥슨의 지스타 불참 결정이 내부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김정주 NXC 대표의 지분 매각 보류 이후 넥슨은 PC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부문 통합을 준비하고 외부인사를 영입하는 등 조직 개편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 퍼블리셔 관계자는 “지스타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부스 디자인과 제작 및 설치를 해야 하고 이를 전담할 인원도 별도로 선정하고 관리해야만 한다”라며 “현장에 선보일 게임을 선정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별도의 시연 빌드도 개발해야 한다. 그만큼 게임 개발 일정이 지연되거나 과부하가 걸릴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스타에 신작을 선보이느라 신작 개발에 차질이 생기는 일은 지스타에 참가하는 대부분의 게임사가 겪는 아이러니다”라고 넥슨의 결정에 공감하기도 했다.

■ 게임업계 "넥슨 빈자리 채우기 쉽지 않을 것"

넥슨이 불참을 선언함에 따라 지스타 참가사 조기 신청 접수 후순위 입찰자에게 기회가 생겼다. 이와 함께 조기 신청 접수가 당시 일찌감치 마감된 탓에 미처 신청하지 못한 게임사 역시 지스타 참가의 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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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300부스나 되는 규모를 채울만한 게임사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이 정도 규모로 부스를 차릴 수 있는 게임사는 대단히 제한적이다. 지스타 2019 참가를 선언한 기존 게임사의 부스 규모를 확대해서 넥슨의 빈자리를 채우는 방법도 거론되고 있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 이미 지스타 참가를 결정한 게임사 대부분이 이에 따른 예산 배정 및 인력 구성과 대행사 선정 작업까지 마무리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스타에 참가하는 한 게임사 관계자는 "넥슨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말이 300부스지 이 규모는 중소게임사 5~6개가 들어갈 수 있는 규모다"라며 "글로벌 게임사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 중인 지스타가 외국 게임사의 지스타 참가를 독려할 수도 있다. 지스타의 미래 청사진에도 부합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중국 게임사 중에서도 이 정도 규모로 지스타에 참가할 게임사를 찾는 건 쉽지 않다. 게다가 중국산 모바일게임에 대한 인식이 마냥 좋지만은 않다는 점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