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강국 위해선 혁명적 발상해야"

김진형 중앙대 석좌교수 '2019 SPRi 가을 컨퍼런스'서 기조강연

컴퓨팅입력 :2019/10/10 16:55    수정: 2019/10/10 20:43

"이대로 가면 가망이 없습니다. 바뀌어야 합니다. (AI강국을 위해선) 위기로 인식하고 혁명적 발상을 해야 합니다."

김진형 중앙대 소프트웨어대학 석좌교수는 10일 SW정책연구소(SPRi, 스프리)가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한국 미래'를 주제로 개최한 컨퍼런스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행사는 스프리가 매년 하반기 주최하는 행사다. 올해도 '2019 가을 컨퍼런스'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스프리 초대 소장과 판교에 있는 인공지능연구원 초대 대표를 역임한 그는 국내 1세대 인공지능 전문가다.

'인공지능은 한국에 기회일까 위협일까'를 주제로 이날 기조 강연을 한 김 교수는 "우리의 미래는 우리 하기 나름"이라며 "AI의 기술 능력, 가치, 한계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형 중앙대 석좌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김 교수는 AI의 능력과 한계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AI는 발전 도상에 있는 기술로 아직 많은 한계가 있다. 왜 AI를 해야 하는 지 먼저 전략적 사고를 한 후 성공할 곳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AI는 혁신의 도구이자 생산성 향상, 경제성장의 견인차라고 강조한 그는 "AI는 혁신이 보상받는 사회에서 꽃을 피운다"며 규제 완화와 사회적 자본을 강조했다.

AI는 각 분야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다. 이미 자연어로 토론하는 수준에 이르렀고, 당뇨성 망막증 진단에도 활용한다. 또 무인자율차와 무인 배달에도 적용한다. 주식투자에도 도움을 주고, 변호사를 대신해 계약서를 검토하기도 한다. 잡초가 아닌 작물에만 비료를 살포하게 하는 등 농업 분야에도 점차 사용이 늘고 있다. 반면 가짜 뉴스와 가짜 비디오를 생성하는 등 부작용도 있다.

김 교수는 AI의 본질은 알고리즘이며, 컴퓨터가 지능적 행동을 하게 해주는 기술이라면서 딥러닝 성공 사례로 영상인식과 언어 및 문장 이해를 들었다.

미국, 중국 등 세계 각국이 AI패권을 강조함에 따라 핵심 기술 공개를 꺼리는 등 AI민족주의 움직임이 있다고 우려한 그는 AI의 성공 3대 요소로 알고리즘 파워, 빅데이터 파워, 컴퓨팅 파워를 꼽았다. 우리나라는 이들 3대 요소가 취약하다고 진단한 그는 "AI산업 생태계의 여러 요소 중 우리가 어디를 공략해야 할 지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사람은 70년간 최대 2만권 독서가 가능하다. 하지만 대부분은 평생 200권 미만을 읽는다. 반면 AI는 4만권을 1달 동안 반복 독서할 수 있다고 설명한 그는 "AI는 단순히 연관관계만 추구하고 왜라는 질문과 만약 ~라면 등의 상황 설정에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또 기계가 인간 지능과 버금가거나 넘어서는 소위 '스트렁AI'와 '일반인공지능', '슈퍼인텔리전스'에 대해서는 "상상 속의 요원한 이야기"라며 현실성에 선을 그었다.

AI 가치는 자동화, 기존 인력 능력 보완, 혁신 도구 등 세가지라면서 "특정한 영역에서 쓰이는게 아니라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게 AI의 힘"이라면서 "우리나라는 요소 기술을 묶어 응용 분야 만드는 걸 잘한다. AI를 잘하려면 규제부터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AI업계 관심사로 부상한 광주 AI 단지에 대해서는 "세계최고 AI 도시가 갑자기 이뤄지는게 아니다"며 "광주가 열심히 해온 치매와 노인 건강 관리 분야에 AI를 적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얼마전 한 언론과 인터뷰 하며 한 말인 "AI는 한다고 꼭 성공할지 모르겠지만 안하면 망한다는게 내 생각이다"를 인용하며 "내 생각과 같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이날 행사에는 산학연관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AI시대의 새로운 법, 제도 체계' 등 스프리 연구원이 탐색하고 있는 연구 주제 8건이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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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제 스프리 소장은 환영사에서 "AI가 강대국을 결정 짓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기업육성, 안전, 법제도 등 AI에 집중해 연구를 수행하는 한편 AI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지수도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인사에서 과기정통부 SW정책관으로 온 강도현 국장은 인공지능이 단순히 기술 문제가 아니라 어렵지만 반도체 등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는 강점 부분이 많다면서 "민간과 대학을 지원하는 역할을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강도현 SW정책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