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TV 가격파괴...삼성·LG TV 날개 꺾나

유효정 중국 전문기자2019.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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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65인치 8K QLED TV (사진=삼성전자)

LCD 공급과잉으로 상반기 세계 TV 가격 10% 전후 폭락

세계적으로 TV 가격이 폭락세를 보이고 있고 중국이 이를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일 중국 관찰자망에 따르면 일본 닛케이는 21일 보도에서 "중국 기업의 공급과잉이 세계 TV 가격의 폭락을 가져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IHS마킷에 따르면 올 1~3월 기준으로 TV 인치당 평균 가격은 10.9달러이며 이는 전년 대비 17% 가량 내려 간 것이다. 4~6월에도 전년 대비 8% 가량 내려갔다.

소비자에겐 저가로 TV를 살 수 있는 혜택이 커지지만 TV 기업에는 악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세계 TV 시장에서 1~2위를 차지하면서 하이엔드 전략을 고수해 온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의 TV 실적에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북미, 유럽, 신흥시장 등 상반기 세계 TV 가격 10% 전후 하락

닛케이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고 있는 LCD 기업 BOE와 TV 기업 TCL그룹 등 중국 기업이 2017년 말 전후로 잇따라 디스플레이를 쏟아내면서 세계 TV 시장의 공급 능력을 끌어올렸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 시장에서 시작된 TV 가격파괴가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IHS에 따르면 중국의 경우 소비 경기 침체로 1~3월 인치당 가격이 전년 대비 10% 내려간 8.5달러에 머물렀으며 4~6월엔 일본의 절반 이하에 그치는 매우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의 경우 중국으로부터 수입량을 늘리고 있으며 2018년 10월부터 2019년 3월 사이 약 1569만 대를 수입, 전년 대비 60% 성장했다.

중국산 저가 TV의 입지가 대륙을 넘어 확산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미국내 TV 가격 역시 하락세다. 미국 월마트에서 65인치 4K TV 판매가는 450달러 수준이다. 북미에서 4~6월 인치당 가격은 전년 대비 9% 떨어졌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유럽의 경우 4~6월 가격이 전년 대비 9% 떨어졌다. 역시 중국산 증가가 가격 인하를 견인하고 있다.

이미 중국 내에서는 'TV 값이 껌값'이란 의미의 '바이차지아'란 수식어가 붙은 상태다. 인터넷 TV 브랜드 러티비(Letv)의 55인치 4K 모델 'Y55C'을 1399위안(약 23만 2천 원)에 살 수 있다. 이미 중국 TV 시장 1위가 된 샤오미는 저가 브랜드 레드미(Redmi)를 통해 70인치 제품을 50만 원 대에 판매하면서 가격 전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샤오미의 가장 인기 제품인 65인치 TV 가격은 2699위안(약 44만 7천 원)에 팔리고 있다.

이같은 중국 브랜드는 주요 신흥시장인 인도와 동남아 시장에서도 TV 가격 전쟁을 이어가면서 전반적인 가격 하락을 주도하는 형세다.

2019년 상반기 글로벌 TV 브랜드 출하량 및 전년 동기 대비 증감 추이 (단위:100만대, %, 표=시그마인텔) 2019년 상반기 글로벌 TV 브랜드 출하량 및 전년 동기 대비 증감 추이 (단위:100만대, %, 표=시그마인텔)

■ 삼성전자·LG전자 TV도가격 압박 심화

이에 맞대응하는 삼성전자의 경우 고급 제품의 가격대를 낮추는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거나 중급 가격대 TV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예컨대 삼성전자의 65인치 8K QLED TV(QN65Q900RBFXZA) 가격의 아마존 이벤트 판매가는 애초 발매가인 5000달러에서 절반 수준인 2999달러(약 351만 6천 원)로 내리기도 했다.

LG전자는 고가 전략을 고수하면서 OLED에 방점을 둔 '프리미엄' 입지를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저가 TV 확산에 따른 시장의 압박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중국 시그마인텔이 분석한 '2019년 상반기 글로벌 TV 총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상반기 TV 출하량은 1820만 대로 1위는 유지했지만 출하량은 전년 대비 0.6% 감소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15.8% 줄었다.

LG전자의 경우 1177만 대로 전년 대비 8.7%, 전 분기 대비 17.2% 감소하면서 3위에 그쳤다. 2위는 전년 대비 19.3% 성장한 중국 TCL이었다.

이 데이터는 최종 판매가 아닌 유통업체로의 출하를 의미하는 '셀인(Sell-in)' 데이터지만 성장세가 그쳤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통계에 따르면 10위권 내에서 TCL, 하이센스(HISENSE), 스카이워스(SKYWORTH), 샤오미 등 중국 대륙 TV 브랜드만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삼성전자, LG전자, 필립스, 소니, 샤프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최근 8K 기술 논쟁에 한창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양사 기술적 결함을 들춰내는 데 주력하는 형세인 만큼 세계 TV 가격 하락세에 맞서 향후 어떠한 전략으로 대응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유효정 기자 / hjyoo@zdnet.co.kr